대법원 2024. 2. 15. 선고 2019다272404 판결 보증채무금 (차) 파기환송
【사건명】
수출채권 매입 방식으로 대출을 실행한 은행이 수출신용보증계약의 보증인을 상대로 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사건
【판시사항】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
【판결요지】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그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 당사자의 주장과 증명을 통하여 드러나는 그 법률행위가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법률행위의 내용이 상대방의 권리의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3607 판결, 대법원 2007. 4. 13. 선고 2005다68950 판결 등 참조).
【사실관계】
1. 원고(은행)는 피고와 수출자가 체결한 수출신용보증계약에 따른 수출전자보증서를 담보로 수출자의 수출채권을 매입하는 O/A(Open Account) 방식으로 수출자에게 대출하였는데, 매입한 수출채권의 결제기일에 대금이 결제되지 아니하여 보증사고가 발생한 사안임. 이 사건 보증약관 제12조는 “은행은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된 신용보증부대출과 관련한 채권에 대하여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되지 아니한 채권과 동일한 주의를 가지고 권리의 보전에 노력하여야 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음
2. 원심은, 이 사건 보증약관 제12조는 사후적 손실방지의무와 관련된 규정이 아니라 은행이 수출채권 매입 시 부담해야 하는 주의의무에 관한 규정이고, 원고가 수출자로부터 징구한 수출서류를 통상의 주의를 기울여 제대로 검토하였다면 허위의 수출거래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충분히 존재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보증약관 제12조 위반에 따라 피고의 보증채무는 면책되었다고 판단하였음
3. 대법원은, ① 면책조항은 이미 성립한 채무의 부담을 면하게 함으로써 상대방의 권리의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보증약관의 문언상 제12조에서 규정한 주의의무가 은행이 수출채권 매입 시 적용되는 사전적 주의의무를 말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점, ② ‘권리의 보전’에서 ‘보전’은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한다’는 사전적 뜻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적으로 이미 발생한 권리의 사후적인 가치보전을 의미하는 경우 사용되는 말이므로 사후적 손실방지에 적합한 용어라고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보증약관 제7조 제3호에 제12조의 의무와 함께 규정된 제10조, 제17조의 의무는 모두 신용보증사고가 이미 발생한 것을 전제로 한 의무로서 제12조의 의무가 제7조 제3호에 함께 규정된 것은 제12조도 사후적 손실방지의무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여지가 많은 점, ④ 이 사건 보증약관 제7조 제3호의 ‘증가된 손실’은 사후적 손실방지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을 때 그로 인하여 증가된 손실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⑤ 이 사건 대출은 무신용장방식 거래에서 이루어진 대출이고, 그에 관하여는 이 사건 보증약관 제7조 제4호에서 “은행이 무신용장방식 거래에서 수출계약의 주요사항을 위반하여 매입함으로써 발생한 손실”이라고 하는 면책조항을 따로 두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 사건 보증약관 제12조를 무리하게 해석하면서까지 이 사건 보증약관 제7조 제3호의 면책사유에 해당하도록 확대해석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보증약관 제12조는 은행이 신용보증부대출을 실행하여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된 이후의 사후적 손실방지의무를 정한 규정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보아,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 보증약관 제12조를 위반하여 피고가 면책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