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바가지 만드는 방법
1.
늦가을 아침서리가 내린 후 즈음의 계절이면 박이 여물겁니다.
둥굴게 열린 모든 박이 박바가지로 만들기에 적당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잘 여문 박을 골라서 바가지를 만들어야만
마르는 동안에 흐물거리거나 뒤틀어지지 않는다 합니다.
제가 직접 박을 켜 보니깐,
잘 여문 박이라 함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게 여문 박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박을 만져보아 딱딱함이 느껴져야 하며
옛 어른들께선 박을 바늘로 찔러 보아 판단을 하셨다고 합니다.
바늘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껍질이 단단하게 여문박을 고릅니다.
여문 박의 빛깔은 푸른색이 변색하여 허여스름한 빛을 띄고 있습니다.
푸른빛이 도는 박은 덜 여문박이라 보시면 틀림이 없을 듯합니다.
박을 너무 오래 방치하면
표피에서 부터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하여 박 전체로 퍼져 나가서
결국엔 잘 익었던 박도 흐물흐물 상해져 가니
적당한 시기에 따내시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
잘 고른 박 가운데를 톱으로 자른 후
안에 든 속살을 떼어냅니다.
이때에 속살에 든 씨앗을 골라내어 내년에 파종 할 종자로 보관합니다.
이 과정을 "호박씨 깐다"고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호박씨 챙기는 일도 꽤 시간이 걸리더군요.
3.
자른 박을 뜨거운 물에 삷습니다.
박이 물에 잠기도록 물을 충분히 붓고
물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 중불에 놓고 15분간 삶은 후
뚜껑을 열지 말고 다시 30분 정도 불을 끈 채 뜸을 들입니다.
이 뜸은 박의 내피를 잘 벗겨지게 할 것입니다.
4.
뜸을 들인 박을 꺼내어 내피에 붙어 있는 속살을 깨끗히 발라냅니다.
수저를 이용하면 깨끗하게 손질할 수가 있습니다.
그 다음
겉껍질에 붙어 있는 얇은 외피를 벗겨내야 하는데
과도를 이용하여 살살 긁어내면
드러나는 푸르스름한 속껍질의 자태에 아마도 저 처럼 놀라실 겁니다.
손질한 박을 물로써 한번 씻어 잔 부스러기들을 정리합니다.
5.
손질한 박과 씨앗을 햇볕에 충분히 말리면
얻고자 하시는 단단한 박바가지와 종자가 됩니다....<끝>
첫댓글 우와~ 그런 특별한 작업을 손수(?)하셨습니까? 대단하십니다. 존경@존경@
ㅎㅎ 어느 까페에서 가져온 글인데요? ㅋㅋㅋ
서리를 맞춘 후에 따야 하는데, 풀 베다가 줄기를 자르는 바람에 설익은 박으로 바가지 만들기를 시도하였습니다. 1시간 만에 4개 완성하였습니다. 말라 봐야 성공인지 판단이 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