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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힘과 공정에 대한 자긍심을 본다
이 철 웅
(사)한국인간관계연구소 대표
최근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공개기자회견이 미국에서 있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의 LA타임즈 기자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신의 대선을 위해 한국에 피해를 줍니까”하며 질문을 보내는 모습에 여러 가지 감정이 스쳐 간다.
▲ 이철웅 (사)한국인간관계연구소 대표 ©메타TV뉴스 |
과연 우리나라 기자들이 자신의 국가 원수가 잘못을 했을 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미국이라는 나라의 언론의 힘과 공정에 대한 자긍심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정치지도자가 WP 미셀 리 기자하고의 인터뷰한 내용이 국내에서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정치지도자의 “100년 전의 일로 무조건 무릅을 꿇어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어 없는 인터뷰 내용이 여야 전장의 화두가 되기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한 여야의 논쟁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녹취한 원문을 밝힌 기자에게 말할 수 없는 정신적 테러를 자행한 사건에 대해 소름이 끼치는 것은 필자만의 의구심으로 끝내주었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이 대목에서 2차대전의 참화로 몰고간 파시즘의 그림자를 짙게 느끼기 때문이다.
2차 대전은 선동적 정치인들에 의해서 파시즘이 나치즘으로 이어졌고 이를 토대로 선민사상을 자극한 독일 일본 등에 의해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와 학살로 이어진 인류 역사의 재앙이었다. 이는 용서할 수 있어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인류의 트라우마인 것이다. 파시즘이나 나치즘은 인간 생명의 가치를 몰이해하는 선동적 활동에 동참한 국민들에 의한 이루어진 참화인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다시는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는 인류적 보편 가치로 자리매김해야 할 명제인 것이다.
여기에 더하고 싶은 것은 우리 국민들이 선동적 정치문화에 너무 깊숙히 감염되어 있다는 판단을 갖게 한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쓰이는 인지 치료(Cognitive Therapy)의 창시자이며, 심리치료 분야의 거장 아론 백(Aaron Beck)은 인지적 오류를 ‘과잉 일반화’, ‘선택적 추상화’, ‘이분법적 사고’, 그리고 ‘과대평가와 과소평가’5가지를 들고 있다. 즉 인지적 오류로 인하여 인간의 행동적 오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심리치료를 위해 이런 오류들을 수정해 가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우리 사회에 빗대어 보면 가장 일반적인 것이 과잉 일반화와 이분법적 사고(흑배논리)가 극도로 확대되어 있다는 데에 우려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가 어지러울수록 선동적 정치인들과 선동적 종교인들이 활개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의 선동적 정치인과 종교인들의 영향력이 증대되어 간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괘도에서 멀어져 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왜? 좌와 우만 있으며, 왜 이념적 갈등만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좌와 우가 있으면 가운데 중심축이 분명 있어야 하고, 그 중심축에서도 극단적인 좌와 우가 아니라 조금의 좌경향과 우경향이 있는 것이 인간 선택의 척도인데, 그래서 심리측정에서 리커트 척도라 하여 5단 평가를 주로 행하고 있는데, 왜 임의적 추론으로 모든 것을 해석하려고 하고 흑백논리만이 성한지 이해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특히 노년층에 이런 논리적 오류, 즉 인지적 오류에 빠져 있는 부류가 심각하게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선진 외국에서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노년교육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교육과정도 우리나라와는 달리 균형적 사고를 갖도록 다양한 교양과목이 이수되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너무 동떨어져 있다.
사실 정치집단이나 종교집단의 리더역할을 수행하는 자들에게는 이런 인지적 오류에 빠져 있는 국민을 다루기가 용이할 것이다, 그들의 입맛에 따라 국민을 현혹시키기가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이며 그 사회의 지식인들의 의무인데 우리의 언론은 그 의무를 다하는지 모르겠으며, 이 나라 지식인들은 자신의 주변 이익에 몰두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되돌아보면 대통령 앞에서 그의 잘못을 꾸짖는 미국 언론의 힘과 공정에 대한 자긍심이 왜 이리 부러운지 모르겠다. 아니 언제쯤 우리나라도 언론과 지식인들이 진정한 사회를 지키는 힘으로써, 인류의 다른 진로를 막는 방파제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발동하는 것은 필자의 지나친 욕심일까?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국민의 정치적 수준이나 정신문화적 수준은 아직 멀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다. 이는 교육의 유산이며, 어려운 민족사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환경적 여건만을 탓할 것인가? 이를 바로잡는 길은 교육자의 소신찬 교육행위이며 사회적으로는 언론이 공정을 찾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진정한 교육은 선동적 이념에서 출발해서는 안 되며, 공정한 언론의 무게는 경영자들의 개인적 욕구를 채우는 방법이 되어서도 안 된다. 결론적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식인들의 양심과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는 애국심에 호소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교육과 언론은 그 가치만큼 국민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기를 강조하면서 어지러운 세계 상황 속에서 굳굳히 지탱해 나가는 민족혼을 그려본다. 이것이 진정한 이 나라 지식인들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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