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특수 안경과 영혼을 재는 특수 저울을 선물로 사 온 아들
은성이가 체험 학습을 마치고 돌아와서 어머니에게 선물을 드렸다. 선물을 풀어보다가 잠시 멈추면서 어머니께서 말씀을 시작하셨다.
어머니: 체험 학습은 즐거웠니?
은성: 네. 이번 체험 학습에서는 신기한 것을 보게 되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어머니: 그래? 무슨 신기한 것을 보았는데?
은성: 체험관을 돌아다니다가 유럽관 옆에 세계관이라는 데를 들어가 보았는데 여러 가지 안경을 팔고 있었어요.
어머니: 어떤 안경인데?
은성: 아주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라는데 안경마다 재질이 달라서 그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어요.
어머니: 묘한 이야기로구나. 무슨 그런 안경이 다 있단 말이냐?
은성: 몇 가지 안경의 이름을 적어 왔는데요, 인본주의 세계관, 계몽주의 세계관, 마르크스 세계관, 이슬람 세계관, 포스트모더니즘 세계관, 뉴에이지 세계관, 그리고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안경이어요.
어머니: 아무리 체험 학습관이라고 해도 그런 철학적 이름을 가진 안경을 전시한 곳이 있더란 말이냐?
은성: 어머니가 보시기에도 신기하지요? 그곳에서 우리들은 2분간씩 하나의 안경을 쓰고 체험을 할 수 있었어요.
어머니: 너는 그 안경을 다 써 보았니?
은성: 그럼요. 호기심 많은 제가 하나라도 빼먹을 수가 있겠어요?
어머니: 그렇겠구나. 안경을 쓰고 체험을 해 보니 어떻더냐?
은성: 우리가 안경을 쓰고 앞에 보이는 스크린을 보면 세상의 역사와 문화가 펼쳐지는데 똑같은 사건이나 사람이나 가르침에 대해서도 다르게 보이는 것이었어요.
어머니: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이야기를 해 보면 좋겠다.
은성: 프랑스 혁명이나 제 1,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 전쟁을 보는 것이 안경마다 달라요. 그리고 가정이나 결혼에 대해서는 정말 달리 보여서 어떻게 한 가지가 그렇게 달리 보일 수 있는지 의아했어요. 사람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그렇게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전에는 전혀 몰랐어요.
어머니: 네 말을 들으니까 네가 어렸을 때 내가 여러 번 읽어주었던 책이 생각나는구나.
은성: 『핑크대왕 퍼시』 말씀인가요?
어머니: 맞다. 그 내용이 생각나니?
은성: 그럼요. 얼마나 재미있게 들었는데 잊을 수가 있나요? 핑크색을 미치게 좋아하는 핑크대왕 퍼시가 자신의 옷은 물론 모든 소유물과 매일 먹는 음식까지도 핑크색으로만 골랐고, 나중에는 백성들의 모든 소유물을 핑크로 바꾸라는 법을 제정했고, 나라의 모든 나무와 풀과 꽃, 동물들까지도 핑크색으로 염색하도록 명령했지요. 그래서 대규모의 군대가 동원되어 산과 들로 다니면서 모든 사물을 핑크색으로 염색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고, 심지어 동물들은 태어나는 순간 바로 핑크색으로 염색됐는데,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꾸는 것만은 불가능했잖아요. 그래서 핑크대왕은 여러 방법을 찾아봤으나 모두 물거품이었고 마지막 방법으로 자신의 스승에게 묘책을 찾아내도록 명령했더니 밤낮으로 고심한 끝에 스승은 핑크색의 안경을 선물해주었는데 그 안경을 착용하고 보니 하늘마저 핑크색으로 염색돼 있었다고 했더란 내용이지요.
어머니: 아니 어쩜 그리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니?
은성: 어머니께서 자주 우리는 모두 핑크대왕처럼 자기의 고정관념이라는 선입견에 빠져 있어서 세상을 바라볼 때 그것이 표준이 되고, 그것으로 여과를 시키니까 사람마다 똑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신 것도 기억나는데요.
어머니: 그랬었지. 그래서 우리에게 있는 색안경을 주의하라고 자주 이야기했었지.
은성: 맞아요. 저는 어머니께서 하신 그 말씀을 많이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어머니: 그러고 보니 네가 지금 이야기한 안경도 핑크대왕의 색안경과 비슷한 점이 있구나.
은성: 맞아요. 각자 다른 프레임이란 마음의 안경을 끼고 바라보니 자기 프레임에 따른 해석이 나오더라고요.
어머니: 그래서 너는 어떤 안경을 사 왔니?
은성: 다 사고 싶었지만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마르크스 세계관과 포스트모더니즘 세계관 그리고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안경을 사 왔어요.
어머니: 잘 골랐구나. 다음에 갈 때는 내가 다른 안경을 살 돈을 줄 테니 다른 안경도 다 사 오면 좋겠다.
은성: 네, 그러면 저는 너무나 좋지요. 그런데 참 슬픈 일이 있었어요.
어머니: 슬픈 일? 그게 뭔데?
은성: 저랑 같이 간 친구들 중에서 성경적 세계관을 사는 친구는 하나도 없었어요.
어머니: 그래? 그러면 무슨 안경을 사더냐?
은성: 대부분이 마르크스 세계관과 포스트모더니즘 세계관 그리고 뉴에이지 세계관 안경을 사더라고요.
어머니: 참으로 슬픈 일이구나.
은성: 그런 안경들을 사더라도 성경적 세계관 안경도 같이 사서 보아야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될 텐데 다른 안경들만 사니까 시각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게 되잖아요?
어머니: 그래, 그것이 오늘날 심각한 문제다. 우리 교회에서는 네가 사 온 안경을 잘 이용하여 잘못된 세계관과 바른 세계관을 확실히 알게 해 주어야 하겠다. 그런데 이 선물은 무엇이니?
은성: 좀 신기한 저울인데 어머니께서 좋아하실 것 같아서 사 왔어요.
어머니께서는 선물 포장지를 풀고 저울을 꺼내셨다. 그리고 저울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셨다. 몇 가지 스위치가 보이고 숫자판이 보이는 것이 독특할 뿐 다른 저울과 별로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 이 저울은 왜 샀니?
은성: 어머니께서 매일 몸무게를 재 보시면서 건강 관리를 하고 계신 것을 생각하면서 샀어요.
어머니: 그것은 집에 있는 저울로도 충분한데.
은성: 몸무게를 재는 것은 집에 있는 저울로도 충분하지요. 이 저울 아래에 스위치가 몇 개 보이지요?
어머니: 그렇구나.
은성: 저울에 올라가셔서 처음 스위치를 눌러보세요.
어머니께서 저울에 올라가시고 처음 스위치를 눌렀더니 저울 위에 ‘감사’라는 제목이 보이고 그 아래에 숫자판이 보이는데 천천히 올라가다가 85라는 숫자에서 멈춰 섰다.
어머니: 이게 무슨 희한한 저울이지?
은성: 희한하지요? 이번에는 두 번째 스위치를 눌러보세요.
어머니: 그래. 이건 뭘 보여주는 것이지?
은성: ‘기쁨’이라는 제목이 보이는데 얼마에서 숫자가 서는지 잘 보세요.
어머니: 55에 섰다. 요즘에 내가 걱정하는 것이 한 가지 있는데 그래서인지 수치가 좀 낮은 편이구나.
은성: 걱정이 있으시면서도 제게는 늘 기뻐하시는 것 같았는데 저울은 못 속이셨네요.
어머니: 그렇구나. 이 저울은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었기에 이런 것도 잴 수가 있단 말이냐?
은성: 저도 그것은 잘 모르겠는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사 왔어요.
어머니: 그러면 날마다 이 저울에 올라가서 내가 얼마나 감사하고 사는지 기뻐하고 사는지 잴 수가 있겠구나.
은성: 그렇지요. ‘슬픔’이나 ‘두려움’이라는 스위치도 있고 ‘원망’이나 ‘불평’이라는 스위치도 있어요. 그런 스위치도 켜 보면 가지고 살아서는 좋지 않은 것도 다 드러나게 되어 있지요.
어머니: 선물 중에 이런 좋은 선물은 다시 받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날마다 몸무게만 재볼 것이 아니라 이 저울로 이것저것을 재보면서 살면 나의 삶이 많이 바뀔 것 같구나.
은성: 어머니, 혹시 좀 무서운 저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어머니: 한편으로는 그렇기도 하다. 그렇지만 몸무게도 무서운 마음이 들어도 날마다 재면서 내가 먹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조절하고 관리하니까 내가 건강하게 살고 있듯이 이 저울도 무서운 마음을 버리고 내 정신적, 영적 건강 관리를 위한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며 잘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은성: 야, 우리 어머니 최고여요. 지금까지도 최고였지만 앞으로는 더 멋지고 건강하고 균형 있는 삶을 보여주실 것을 믿어요.
어머니: 나를 생각하고 이런 저울을 사다 준 네가 최고지. 다음 체험 학습은 언제이니?
은성: 왜 다음 체험 학습을 물으세요?
어머니: 또 무슨 신기한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서 말이다. 하하하.
은성: 저도 그런 말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안경을 다 사 올 수도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