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독거노인 반찬 만들고 배달하는 날~!!
새벽같이 사명당의 집에 도착하여, 우선 마당 한구석에 있는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하여
한동안 쌓인 벽과 창호 셧트문 그리고 마당의 먼지와 때를 구석 구석을 털어내었습니다.
시원한 물줄기가 지날때 마다 시커먼 먼지물이 쏫아져 내리고 빗자루로 쓸어내리니
어느듯 사명당의 집이 말끔해져 제 기분까지 상쾌해졌습니다..ㅎ
안으로 들어와 국악방송에서 흘러 나오는 전통가락에 장단을 맞춰 무디어진 식칼 4자루를
숫돌에 갈아 예리하게 날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현관입구의 책장위에 모셔진 불상들을 냉장고 옆의 키크고 하얀 책장으로 옮겨모시고
촛불을 밝혀 합장 올리니 왠지 숙연해지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9시반경 여운 대표님께서 도착하시어 인사를 나눈 후에 지난 몇일 간의 따비와 사명당의 집의
변동사항에 대해 보고 드렸습니다.
10시가 되니 매월4주차(5주에도 오심) 봉사자 보살님이신 최미정(도지엄),최임숙(공덕화)
윤연숙(자비심)님과 오늘 처음 오신 황미선(정토화)이렇게 네분이 오셨습니다.
여운 대표님께서 저를 간단히 소개하신 후에 보살님들은 간단히 커피와 고로케로 요기를하시고
주방으로 향하여 익숙한 자세로 반찬들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화요일날 미리 구본희님이 장을 봐 온 재료들로 '어묵볶음'과 '멸치볶음'을 전문요리사
이상으로 멋지게 만들어 내시니 먹음직 스러운 반찬 내음에 입안에 침이 고였습니다..ㅎ
미리 배달 받아 김치냉장고에 저장해 둔 김치 4박스도 꺼내어 몇 번의 칼질로 반찬통에
정갈히 자리가 잡히어 가니 어느 듯 11시가 조금 넘어 갔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반찬통이 제대로 회수가 되지 않았는지 48가구의 숫자에 모자라
16가구분은 위생비닐봉지에 이중으로 담아야 했습니다.
10시 30분경 어제 미리 주문해 둔 을지로따비에 쓰일 바나나 3박스가 배달되어 왔구요,
범일 한종태님이 11시경 사명당의 집을 방문해 주었습니다.
사명당의 집에 저장해둔 쌀들을 정리해 주시러 귀한 시간 내어 주셨구요 또한 반찬 배달과
이젠 오늘이 마지막인 수요일의 을지로 따비까지 함께 하시러 오셨다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요일날 백설기떡을 만들고 배달해 주시는 떡집 사장님이 쌀을 실으러 왔습니다.
30kg조금 넘는 봉은사 쌀자루를 넘겨 드리고 일요일날 백설기로 다시 만나자 했습니다.
11시 30분경 수고해 주신 네분의 봉사자 보살들님은 다음 따비에서 만나자 인사를 나눴구요
12시 30분경 점심식사를 하러 인근의' 삼각산 칼국수집'(조점이님 운영)으로 갔습니다.
여운님은 '칼재비'를 범일님과 저는 '제육볶음'으로 맛난 식사를 하였습니다.
잠깐의 휴식시간에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해온 카페라떼를 홀짝이며 정신없이 바빴던
오전시간을 차분히 정리해 보았으며 다시 이어지는 오후 일정을 구상하는 여유를 가졌습니다.
1시30분쯤 용신동 사무소의 직원 두 분이 16가구에 배달할 반찬을 가지러 방문 하셨구요
먼저 가져간 반찬통은 잘 회수하여 되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배달전에 반찬 2셋트를 별도로 사명당의집 신발장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이 반찬은 저녁 때 직접 사명당의 집에 방문하시는 거사님 몪이라고 여운님께서 알려 주셨습니다.
1시40분경 카트에 파란박스에 가득 실은 반찬통을 여운님, 범일님과 함께 끌고 신일경로당으로 향했습니다.
초여름 같은 봄 햇살을 받으며 도보로 십 여분을 걸어가니 '신설 경로당;간판이 나타났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침 노래강습이 있는지 실내는 신나는 가요가 쿵작 쿵작 들려왔습니다.
큰 방에 빙 둘러 앉아 계신 할머니들은 노래도 따라 하시고 어께춤도 덩실 추시다가 우리들의
방문에 반가운 웃음과 안부인사를 날려 주셔서 반가웠습니다.
여운 대표님께서는 할머니들 손을 맞잡고 '수요일 반찬 보시' 의 변동된 사항에 대해
자세히 할머니들께 안내를 드렸구요, 반찬30가구분을 현관안에 놓아 드린 후에 빈 반찬통을 회수 하여
다시 사명당의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뭔가 개운하지 않은 기분을 세 사람 모두 토로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존 해 오던 48가구분의 반찬이 제되로 배달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설 경로당에 드리고 온 30가구분은 너무 많은 분량이며, 그 곳에서 남는 반찬은 누군가 받지 못하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며 사명당의 집에 도착하여 잠시 쉬고 있는중 반갑게도 벽안 김경숙님이 음료수를 잔뜩 사가지고 방문해 주셨습니다. 이러저러 했던 오늘 일어난일들에 대해 예기를 나누던 중에 사무실 전화번호를 착신 해 놓은 저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신일 경로당'이 아닌 '신설동 경로당'에서 왜 반찬을 배달 해 주지않느냐는 전화였습니다.
아차~!!! 경로당이 한 곳이 아니라 두 곳임을 알게 되었구요, 그럼 '신설동경로당'엔
몇 개의 반찬이 가야 하는지 여쭤보니 2~3개 정도라 하시더군요.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아까 배달때 빼놓았던 요구르트를 두 봉지에 나눈 후에 바로 '신설 경로당'으로 달려가 남은 반찬을 회수하여 '신설동 경로당'에 범일님의 차량을 이용해 신속히 배달해 드렸습니다.
조금 여유 있게 5가구분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을지로 거사중 몇 분인가가 반찬을 받고 있을 것 같아 2가구분을 별도로 봉지에 담아 두었다가
저녁 때 을지로에 나가니 '해룡거사'가 그 해당자임을 알게 되었구요 남는 하나는 백발거사께 드렸습니다.
휴~~~이렇게 하여 대략 48가구의 반찬에 대한 교통정리가 되었습니다.
길을 알 수 없어 배달을 못하게된 고시원에 계신 몇 몇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으로 미리 편지를 드렸는데
한 곳에서 할머니가 전화 주시어 다음 반찬따비에는 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계획을 잡아봅니다.
긴~~하루가 지나고 이렇게 장문의 활동일지 쓰고 있는 지금 저의 마음은 여러 생각들로 가득합니다.
갑작스런 이실장의 부재로 인해 여러가지 헤프닝이 벌어지고 수습하는 요 며칠동안의 나를
돌아보면서 '작은손길 사명당의 집'과의 인연과 '무주상보시'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영 석 명 용 두손모음 _(())_
첫댓글 네째 수요일 반찬봉사자이신 도지엄 공덕화 자비심 정토화 네 보살님께 합장합니다. 요구르트를 보시해주신 삼각산 조점이 보살님, 그리고 반찬을 배달해준 범일거사님과 제영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어서 도와드린 것도 없이 오가기만 했습니다..
차츰 사명당의집 새로운 집사, 제영님의 취임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정리되는 모습을 보게되겠네요..
애써주실 제영님 감사하고 늘 애쓰시는 여운선생님께 합장 올립니다.
늘 반찬을 만들어주시는 보살님들께도 감사인사올립니다...
반찬을 통해 마음을 주고 받는 할머니,할아버지께도 인사올립니다...
항상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무주상의 보살행을 실천하시는 벽안님이 계시니
큰 걱정 없이 사명당의 집의 머슴이 되어보려합니다..ㅎㅎㅎ
고시원의 할머니 한 분과는 통화가 되어 다음주 반찬 따비에는 찾아뵙기로 약속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