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적인 시선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퀴어’가 바로 그들이다. 퀴어는 본래 ‘이상한, 기묘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나 현재는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퍼져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퀴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동성애자를 떠올린다. 그러나 성소수자에는 생물학적 성별과 자신의 성정체성이 다른 트랜스젠더(Transgender) 양성애자, 범성애자, 무성애자 등 더 많은 범주의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우리나라의 서울, 대구, 부산, 제주, 전주, 인천, 광주, 경남에서는 매년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퀴어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한다. 그러나 퀴어들의 축제는 다른 축제들처럼 순조롭게 개최되지 못한다.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수 기독교계 사람들은 성경을 근거로 동성애자를 “반대”한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사람들을 “반대”할 수 있을까. 아직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 국가, 인종, 용모, 혼인 여부, 임신 출산, 종교, 성별 정체성, 학력, 사회적 신분 등으로 특정한 개인 또는 집단을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이는 2007년 국회에서 최초로 발의됐으나, 현재까지도 정식 법안으로 등재되지 못했다.
차별금지법이 아직까지 국회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기독교 보수 세력의 반대”이다. 그들은 차별금지법의 내용 중 특히 성별 정체성 부분을 반대한다. 또한 차별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안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일상 속에서 차별적인 발언을 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고용 △재화 및 용역 △교육 △행정서비스 등 4개 영역에 적용되기에 설교와 전도의 영역에 적용되는 법이 아니다. 또한 차별행위를 한다고 해서 그에 대한 처벌조항이 존재하지도 않는 포괄적 법안이다. 처벌을 당하는 경우가 하나 있는데, 차별행위 그 자체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차별을 시정할 것을 요구했을 때 그것을 알게 된 사람이 차별당하는 사람에게 보복을 하거나 불이익 조치를 했을 경우 그것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이 있다. 차별금지법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법안 제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퀴어문화축제의 핵심 구호 중 하나가 바로 차별금지법 제정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학력과 학벌 다음으로 동성애가 한국사회에서 차별이 많은 유형에 해당한다. 동성애자를 비롯하여 이 사회의 약자들은 단지 남들과 조금 달라 보인다는 이유로,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사회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학교, 직장, 공공장소, 사회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 퀴어들은 축제를 통해 본인들의 존재를 알리고, 더 포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한다.
이런 의미에서 작년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춘천의 퀴어축제, “소양강 퀴어”가 더 뜻 깊다. 소양강 퀴어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춘천에도 퀴어가 살고있음”을 알리는 일이었다. 춘천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측에 따르면, 소양강퀴어에는 성소수자인 춘천시민이 지역사회의 차별적 시선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외로이 살았는데, 문득 찾은 소양강에 외로이 서있는 소양강처녀상이 마치 자신과 같은 퀴어로 보이면서 동류의식을 느끼며 위로받고 다시 힘을 낸다는 이야기가 실렸다고 한다. 퀴어들은 서로 연대하며, 자신들을 존중하는 사회가 찾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춘천의 한 대학생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차별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꼭 제정되어야 하는 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학생은 “이전까지는 차별에 대한 인식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별을 넘어 혐오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춘천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측에서는 “통계로 보면 8~10%가 성소수자이다. 우리의 가족, 친구, 이웃 중에 분명히 성소수자가 있다. 차별과 억압이 심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할 뿐이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에 성소수자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소수자는 분명히 존재한다.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성별, 장애, 출신 국가 등으로 차별을 겪고 있는 수많은 소수자들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5%가 한국 사회의 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 금지를 법률로 제정하는 것에 찬성했다.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에 대한 공감이 증가하고,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이 촉구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제는 차별금지법이 국회 논의 단계에서 벗어나 정식 법률로 인정받을 수 있길 바란다.
첫댓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학력과 학벌 다음으로 동성애가 한국사회에서 차별이 많은 유형에 해당한다. (이건 각 항목별로 %든 뭐든 수치를 넣을 수 없는지?)
=리나라 최초의 퀴어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한다 (올해 언제 열린다?)
=이는 2007년 국회에서 최초로 발의됐으나, (누가 발의? 현재 계류중인 법안이 2007년 발의 법안?)
=국가인권위원회가 (언제)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년 (지난해 몇월?)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춘천의 퀴어축제
=소양강처녀상이 마치 자신과 같은 퀴어로 보이면서 동류의식을 느끼며 위로받고 다시 힘을 낸다는 이야기가 실렸다고 한다. (어디에 실렸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