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육감에 고교학점제 찬성파 신경호 당선, '온강원 공동교육과정' 시행에 주목
고교학점제 선도지구인 원주시 고등학생들의 생각은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강원교육감으로 고교학점제를 찬성하는 신경호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고교학점제가 강원도 전역으로 확대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신경호 교육감은 후보 시절 강원CBS와 YMCA 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6·1 강원도 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당선될 시 고교학점제의 도내 전역 확산을 약속했다.
신 교육감은 원주, 춘천, 강릉 등 대학도시와 나머지 지역의 교육 불평등이 심각해짐에 따라, 원주시에서 시행되는 꿈더하기 교육과정을 도교육청 중심으로 ‘온강원 공동교육과정’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온강원 공동교육과정이란, 비단 고등학교에 국한되지 않고, 대학교와 전문교육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강원도 전역이 하나의 클러스터가 되어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지역에 상관없이 수강하는 시스템이다.
각 지자체의 교육지원청이 지역 내 실정에 맞춰서 학교별로 시행안을 제시하고, 운영 상황이나 개선점에 대해 강원도 교육청이 총괄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고교학점제란, 학생들이 대학교처럼 진로에 따라 기호에 맞는 과목을 직접 수강신청하고 이를 졸업 전까지 이수하는 제도로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3년간 누적학점이 기준인 192학점에 도달할 때까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입시 제도다.
지난달 10일 대통령 인수위에서는 기존 2025년에서 2년 앞당긴 2023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원안을 유지하여 시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23년부터 고등학생의 이수 학점은 현 204단위(34교시)에서 192단위(32교시)로 줄어들며, 기본 학력을 함양하기 위한 국영수와 통합사회·과학, 한국사 등 공통과목은 기존 94학점에서 84학점으로 축소되고, 기존까지 분산되었던 일반·진로 선택 및 융합 과목이 합쳐지며 자율이수학점이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증가한다.
고교학점제 수강신청 사이트에 의하면, 고교학점 과목은 진로 선택과 학업 선택으로 이원화되어 있으며, 학업 선택은 교과별 학문의 기본 이해를 돕는 과목이고, 진로 선택은 공통 과목의 융합 학습과 심화 학습 및 실생활 체험 등 학생이 지닌 장점을 기반으로 진로의 선택을 돕는 과목이다.
또한, 성적 산출 방식은 9등급 기반의 상대평가로 채점되는 현행 방식에서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로 변형되며, 2025년부터 공통 과목을 제외한 전 과목에 성취평가제가 적용된다.
강원도의 경우 2019년부터 ‘강원행복고등학교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을 도입했다.
행복고등학교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이란, 교원 수급이나 학생수로 인해 개설되지 못한 소인수 과목을 강원도 모든 고등학교가 온·오프라인으로 연계하여 인적·물적 정보를 공유하는 고교학점제 선행 운영 체제이다.
2019년 교육부로부터 고교학점제 선도지구로 선정된 원주시는, 2020년부터 관내 고등학교 15개교 중 9개 학교에서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을 시행하고 있다.
원주지구는 도 교육청과 원주시 교육지원청이 9개 학교와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 협의체 클러스터를 형성해 교육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모범 사례에 해당한다.
대성고(과학정보교과), 북원여고(사회중점), 치악고(수리과학정보융합), 원주고·원주여고(과학중점), 상지여고(미술중점) 등 9개 고교는 각 학교별 중점교육과정에 의해 고교학점제 과목을 개설했고, 학점이 상호 인정되는 클러스터 내의 9개 고교 학생들에게 수업을 개방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신청 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3개 과목이 개설되었고 이 중 21개가 진로선택 과목일 정도로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은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1> 고교학점제 선도지구인 원주시에서는 9개 학교에서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 자율협의체를 시행하고 있다
민병희 前 교육감은 지역 매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행복고 꿈더하기 공동교육과정을 도입한 취지는, 아이들은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면서 더 성장한다. 물론 정부의 고교학점제 정책은 현 입시 제도와 양립하기 어렵지만, 인구 감소로 인해 도내 교육 격차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북원여고에 재학 중인 최모양(18)은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수포자(수학 포기자)라서 문과계열에 지망하려고
정치와 법을 수강신청했는데, 이론 수업이 아니라 친구들과 탐구 토론이나 NIS 활동을 해서 지루하지도 않고 흥미롭다며 "책을 많이 안 읽어서 수업 때 헌법 용어가 나올 때마다 이해 못하고 넘어갔다가, 담임 선생님께서 상호 학점이 인정되는
상지여고의 세계문화와 미래사회 수업을 추천해주셔서 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은 여름방학 때 상지대에서 진행하는 국제법 과목을 신청하여 들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친구 윤모양(18)은 “사실 우리 학교가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지 모르고 입학해서 무슨 과목을 들어야 할지 별 생각이 없었다가, 우연히 학교에서 사회탐구 동아리의 북 콘서트에 참관하며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사진 2> 북원여고 사회특성화 동아리에서는 매 학기마다 북 콘서트를 열어 학생들의 사회참여 함양을 높이고 있다
강재혁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