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화공간-1>
도시형 문화공간 -센다이 미디어테크-
최 상 대 /건축가협회부회장, 영남대겸임교수
<2007년도 대구-센다이 국제예술 교류전>이 지난 8월1일부터 4일까지 일본 미나기현 센다이 미디어 테크에서 개최되었다.
센다이 미디어테크는 건축가의 새로운 건축 컨셉(CENCEPT)과 시스템의 제안으로 설계되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문화공간과 건축시설이기에 대구-센다이문화교류전 행사 진행과 함께 새로운 문화시설물에 대한 체험적인 의미도 있었다고 하겠다.
최근 대구에서는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시립미술관 건립이(8월9일 기공식) 시작되었고, 문화 예술도시를 지향하는 도시적 분위기에서 외국의 선험적인 문화공간과 시대적으로 변모해가는 새로운 시스템의 문화시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비교 검토해 볼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선적으로, 센다이 미디어테크는 지금까지 우리의 주변에서 경험해온 많은 문화 관련시설들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발견해보자.
- 센다이 미디어 테크은 도심 가운데에 있다. 시민들은 걸어서, 자전거로, 또는 대중교통이 용이하여 접근성이 편리하다.
- 건물 외관은 투명한 유리박스 건물로 도시속의 산뜻한 하이테크빌딩 같아 보인다. 공공건축물이지만 중압감 폐쇄감이나 차별성이 없어 편안해 보인다.
- 건물의 이름이 00문화관, 00도서관이 아니고 <미디어 테크 (MIDEA THEC,)>라고 불리 운다. 건물 이름에서는 미래형 문화, 디지털 콘텐츠와 종합예술 이미지를 나타내어 보인다.
-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전시, 세미나, 정보 도서관, 복합문화 공간이며 1층에 아트 샆, 예술서점, 휴게실 카페가 있는 퓨전 문화공간 스타일이다.
2001년에 완공하여 문을 연 센다이 미디어 테크는 멀티미디어 도서관 및 디지털 시설이 주류를 이루는 도시 문화 중심공간으로서 상시 워크숍 및 전시회가 열리고 시민들과 방문자는 통제 없이 출입하여서 정보도서실을 이용하며 무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시설기능으로는 1층에는 아트샆, 카페, 기획전시장, 그리고 2,3,4층은 다양한 시스템의 정보 도서관이 있으며 5,6층은 전시시설, 7층은 다목적 홀과 음향스튜디오가 있다.
지하 1층은 주차시설과 서고, 지하2층은 수장고 기계실이 있는 지상7층 규모의 건물이다.
센다이 시가 주관한 미디어 테크 프로젝트 설계경기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 도요이토(Toyo Ito)의 계획안이 당선되어 완성된 건물로서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미술전시장 및 도서관과 시청각관련 시설이 포함된 복합용도의 건물을 요구하였지만 건축가는 기존의 사고방식에 얽매이지 않은 새롭고도 획기적인 공간 계획안을 제안하여 채택되었는데 새 공공건축의 사례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정보화 사회로 전환되는 시기에 미디어텍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공공도서관이 시민의 미술관이자, 정보도서관, 세미나실, 미디어실, 교육실은 물론 다양한 시설들이 도심 가운데에 위치하여 시민의 활용도가 높은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 하였다.
센다이 시가지의 분위기는 거대한 느티나무 가로수가 도로 양옆과 중앙 분리화단 전체를 숲을 이루고 있어 아열대 기후의 남방 도시를 연상케 하는데 미디어 테크 역시 이도시의 중앙 도로변에 자리하여 유리벽 건물이 느티나무 숲속에 묻혀서 슬며시 나타난다.
건축가는 이 건물을 센다이 시의 상징인 느티나무와 관련시켜서 건축공간을 조직해 내고 있다고 보인다. 층간별로 보면 불규칙한 나무가지 형상으로 보이나 건물 단면전체의 구성으로 보면 거대한 수중생물 도는 해면체가 건물전체를 관통하여 꿈틀거리는 생명체로 보여 지기도 한다.
나무 형상의-또는 수중생물모양- 총 13개의 튜브는 바닥을 관통하며 지지하는 절대적인 구성요소이다. 불규칙적이고 자유로운 배치의 이 튜브 샤프트들은 주요구조체로서 실질적인 내부기둥이며 수직 동선의 엘레베이트 기능, 동선을 연결하는 계단기능으로 상하를 관통하며 비워진 투명공간은 상하 다른공간과의 소통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종 정보와 빛, 공기, 물과 소리와 같은 에너지요소가 지나가는 상징적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투명 유리로만 구성된 건물의 외피는 내부를 외부로부터 분리하는 하면서도 상호관입을 의도한다. 최상층의 기계실 관련 공간을 둘러싸는 외벽과 중앙 도로를 면한 건물정면 외벽 과 측벽까지도 도시에 열려져 있는듯하여 대화와 교감을 나누고 싶어 한다.
건축의 개념을 정리하자면 아주 단순한 바닥, 원통 튜브, 그리고 외피의 벽, 이상의 세가지 요소로 특징되어 지고 있다. 각층 기능공간들은 구체적인 내부벽체를 생략하여 복도 홀로 분류되는 공유공간들과 전시장 도서실 등의 전용공간으로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가변적으로 통합 분리할 수가 있는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공간구성방식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건축 공간조직으로 유기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문화공간의 원형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보겠다.
최근의 '센다이 미디어테크'를 통해서 현대건축의 공간개념이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대의 다변화에 따라 미확정 평면에 특별한 구획이나 중심을 만들지 않고 가변적인 여백을 많이 두는 건축공간과 사용자의 특성이나 시간의 흐름 등에 따른 건물기능의 탄력성까지 고려하며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건축공간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건축물이 불확실성의 미래에 생명력을 지니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공공시설, 문화시설은 미래적 사회적으로 항시 프로그램이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영원히 존재하기를 원하는 건축물을 꿈꾸던 과거의 건축에 대한 도전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사회적 변화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여 새로운 재료, 기술, 미디어들을 건축물 속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있는 추세이다.
이 시대의 건축은 앞으로의 문화, 예술이 나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예측하고 제시하여야 하고 건축과 시설 공간 자체가 작품적이 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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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도요이토(Toyo Ito)는 한국과의 출생 인연을 가지고 있다.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사업가인 부친을 따라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1965년 동경대 건축학과 졸업하였고,
르 꼬르비지에의 영향을 받아 메타볼리즘을 표방했던
기쿠다케 기요노리의 건축사무소에서 건축수업을 했으며
그 후 1971년 도쿄에서 스튜디오 개설 1979년 '도요 이토 사무소'로 변경하여 건축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04년 대구를 방문, 초청특강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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