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4년4월16일 진도앞바다에서의 세월호 침몰은
노후,과적,운항미숙,무책임,관피아 등 우리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는 참사였다.
어린학생 300여명이 사망 또는 실종한 채
어두운 바다밑으로 가라않은 세월호
1994년 10월 아침 출근길에 5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붕괴된 한강 성수교.
2001,6,11 비행기 테러로 무너져 사라진 뉴욕맨해턴의 twin tower bldg 세계무역센터.
3,0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건축가 최상대의 ‘공간에서 산책하는 삶과 인생’-2>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최상대/ 한터건축대표. 전 대구건축가협회회장. 전 대구예총회장>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제목에서 유난히도 그 기억을 오래토록 남게 하는 제목들이 있다. 이문열의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역설적 비논리적인 제목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기억에서 지워지지가 않는 것 중에 하나이다. 소설에서는 출세를 향한 청운의 꿈, 아메리칸 드림의 기대, 비참한 사랑의 종착역, 모든 꿈은 파멸과 죽음을 향해 곤두박질하는 날개의 추락이었다.
소설은 1990년에 영화화되었고 러브스토리는 주인공 강수연의 이미지와 함께 기억되고 있지만, 그 제목이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류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시에서 차용한 제목이라는 것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여류 시인은 47세 한창의 나이에 로마 여행 중 호텔화재로 인하여 시의 제목처럼 시인의 날개도 추락하고 말았다.
지금 우리는 불안정한 현대문명 시대를 살고 있다. 미래 첨단의 시대로 갈수록 불안정은 더할 것이며 보편적 원칙과 상식에서 이탈하는 일들을 다반사로 만나게 될 것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무너지는 것은 기둥이 있다’ ‘가라앉는 것은 부력이 있다’ ‘충돌하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다’ 어법에도 맞지도 않은 비상식적인 제목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러한 일들이 이 시간에도 세계 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기억 하고 있는 아픈 일들, 백화점 건물이 무너지고, 연수원 강당이 붕괴되고 공사중인 건물이 기울어지며 한강의 다리가 부러진다. 바다에서는 대형여객선이 침몰하는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땅 밑을 달리는 지하철에 화재가 나고 전동차 충돌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건축물 비행기 여객선 그 공간 안에서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 사라졌다.
인간은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주거 마을 업무 도시 등 살아가고 있는 모든 곳은 사람의 공간이다. 산업혁명시대 이후부터 도시가 생겨나고 사람들은 도시로 모여들면서 고층아파트 대형 고층건물이 세워지고 수많은 사람들은 그 대형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이동에는 지하철 여객기 여객선도 고속화되고 대형화되어간다. 최고층 건물, 초고속열차, 최장현수교, 해저터널, 인간이 만드는 큰 날개만큼 빠른 속도만큼 인간의 죽음도 더 많은 숫자로 더 빨리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많은 대형공간과 건축 시설물은 2001년 뉴욕맨해턴의 9,11테러와 같은 대량살상 표적이 쉽게 되고 있다.
필자가 건축과에 입학하던 그 해에 영화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이 상영됐다. 건물을 설계하는 건축가, 악덕 건축주, 희생적 소방관이 나오는 끔찍한 재난 영화를 보며 주인공인 양 분개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건축가인 로버트(폴 뉴먼)는 자신이 설계한 세계 최대의 초고층 빌딩 오픈 파티가 있던 날, 설계보다 규격미달의 전기배선을 사용한 것을 알고는 합선이 일어날 수 있음을 건축주 감독관에게 경고한다. 그러나 그 시각에 이미 화재는 시작되고 소방관 마이클(스티브 맥퀸)은 희생적으로 불길을 잡기 위해 목숨을 건다. 초고층 빌딩의 진화도 수많은 사람들의 대피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건축가와 소방관은 끝까지 남아서 포기하지 않는다. 최후의 기지를 발휘 옥상의 거대한 물탱크 폭파로 진화와 구출에 성공한다. 건축주 개인의 물욕이 빚어낸 재앙은 수많은 희생자로 네모는 현실을 마치 예언처럼 보여주는 작품이다
40년 전의 그 영화 속의 스토리는 아직도 그대로 이다. 지금의 건축도 더 싸게 더 빨리는 변함이 없다. 역할만 다를 뿐 ‘세월호’에서도 선주 선장 모두가 그대로 등장한다. 그러나 살신성인의 소방관은 없었다.
첫댓글 사공님의 의미심장한 글을 읽으니 오싹해집니다. 세월호 스케치도 그 날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낮달처럼 희미해져가는
가족이 아닌 입장이 못내 미안해지기도 하네요. 살신성인의 소방관이 없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김훈의 소설에도 그런
내용이 있지요. 건물에 화재가 났는데 불을 끄기보단 돈이나 귀한 물건을 찾아 챙기는 그런 본능을 그린 소설을 읽으며
나도 그런 현장에 있으면 어땠을까 반성하기도 했지요. 생각꺼리가 많은 글 고맙습니다. 역시 사공님입니다.헤헤
더위에 오싹, 그러나 오싹할 일들이 없어야...
인간이 만드는 큰 날개 만큼 대량살상의 표적도 쉽다는 사실에 공감하면서 아찔해집니다. 우리 모두가 생각의 틀을 다시 짜 맞추어야 할 시점인것 같아요.
북구청에 갔더니 표지가 유난히 눈길을 끄는 한국일보M+가 있더군요 펼치보다니까 사공 선생님 글과 스케치가 있어서 어찌나 반갑던지요 책자로 보니 더 선명하게 와 닿았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사라진 사회..믿음이 사라지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깝습니다. ' 싸게 더 빨리' 보다 '원칙대로,기초부터 제대로'가 자리잡아야 할텐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