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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7대륙 최고봉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세븐써밋
▣ 오뜨루트트레킹 1일차(인천공항~제네바~샤모니)
알프스! 나에게는 하이디의 고향이라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기억도 정보도 없었다. 대륙의 저편은 나에게는 머나 먼, 어쩌면 가기 어려운 곳이기에 무관심의 대상이었는지 모른다.
등산학교를 다니면서 샤모니가 근대 산악운동의 발상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터호른이 세계 3대미봉이라는 것을, 알프스 3대 북벽의 도전의 역사가 근대 산악운동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년 전 7대륙최고봉 중 유럽 최고봉인 엘브루스를 등정 후 다음에는 알프스를 가면 어떨까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1년에 1개씩 7대륙최고봉 종주 중에 있기 때문에 쉽게 가기는 어러울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6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예정되었던 북미 최고봉 매킨리 등반이 함께 하기로 했던 동료들의 포기로 더 이상 등반이 어렵게 되면서 알프스가 어느덧 나의 머리 속을 채우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여러군데 해보니 모카페에서 올해 오뜨루트 개척산행을 하기로 계획이 잡혀 있었다. 여행사 패키지는 싫어하지만 개인이 주관하는 개척산행은 흥미가 많은지라 두번 생각할 것 없이 바로 신청하였다.
나는 주로 장거리 산행과 등반 위주의 산행을 해왔기 때문에 등산학교 다닐 때 이외에는 백패킹 산행을 해본 적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텐트 등 몇몇 장비는 새로 장만하여야 했고, 비용부담도 많많치 않았다. 그러나 어차피 앞으로 해외 트래킹 및 등반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장비들이었고, 구입해야 할 장비들이었다.
카페에서 주관하는 캠핑산행에 한번 참석하였고, 오뜨루트트래킹을 함께하기로 했던 몇몇 회원들의 얼굴도 익힐 수 있었다. '산'이라는 매개체는 단 한번의 만남도 몇년씩 만난 친구인 양 친해지게 만들었다. 오뜨루트트래킹은 8월 23일부터 9월 10일까지 18박 19일 일정이었고, 출발일은 8월 23일이었다.
8월 23일 아침 일찍 일어나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오전 8시가 넘었다. 오전 8시 30분에 서울대 입구에서 6003번 공항버스를 탔다. 출근시간이어서인지 몰라도 계속 차가 막히고,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그날따라 타는 손님도 많았다. 김포공항 도착 전에 차는 만석이 되었고, 더 이상 손님을 태우지 못하고 정류장을 그냥 지나쳤다.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오전 10시 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러시아항공 체크인 카운터에 도착하니 벌써 모든 분이 도착해 있었다. 몇몇 분은 처음이어서 인사를 나누었고, 서먹서먹한 기분은 잠시, 금방 친구가 되었다.
항공기는 1시간 가량 연착된 후 오후 1시 40분 경에 출발하였다. 비행시간은 9시 15분이고, 이 시간을 떼우기 위하여 읽을 책을 미리 준비하였다. 네팔 여행시 금세기 최고 클라이머인 라인홀드 매스너의 '검은 고독, 흰 고독'을 읽고 무척 감명을 받았었고, 그때 이후로 해외 여행시는 책 한권씩을 읽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번에는 국내 산악인중 알프스 3대 북벽 중 가장 어렵다는 아이거북벽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등정한 정광식씨의 '아이거 북벽'이었다.
클라이머들의 내면 세계, 산에 대한 열정, 그리고 극한 상황 속에서의 뜨거운 동지애 등 이 책은 실제 체험 속에서 나오는 산행기이기에 더욱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에 오후 5시 45분에 도착하였고, 간단한 수속절차를 거처 제네바행 러시아항공으로 갈아탔고, 오후 7시 10분에 모스크바 공항을 출발하였다. 비행기는 3시간 40분 비행하여 오후 8시 50분에 제네바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나오니 알펜로제 조문행 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네바 공항에서 샤모니까지는 약 100km이고,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단다. 우리의 숙소인 알펜로제에 10시 20분에 도착하였다.
각자 짐을 정리한 후 샤모니에 무사히 도착한 기념으로 포도주와 맥주로 심신을 달랬다. 늦은 밤에 다른 트래커에게 방해가 되면 안 되기에 간단히 뒤풀이를 끝내고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
어제는 대한민국의 서울에 있었는데 오늘은 약 9,000km 떨어진 프랑스 작은 도시 샤모니에 와 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낯선 환경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실감이 나겠지...
<러시아항공 기내>
<러시아항공 기내식>
<제네바 공항 상공>
<제네바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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