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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저자의 주관적 관점이 반영된 소나무에 대한 예찬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 주변에는 소나무를 흔히 볼 수 있고, 누구든 소나무에 얽힌 이야기 거리는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하다. 혹은 다른 이에게 소나무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여겨지기도 할 것이다. 보편적으로 특정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적인 기호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이해된다. 다만 저자는 소나무의 의미를 ‘한국’의 일반적인 관념으로 여기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덧붙여 펼쳐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에 서술된 내용은 소나무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 이외에, 저자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들이 반영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시조나 한시 등에서 소나무는 일반적으로 ‘절개’를 상징하고, 그것을 대표하는 표현으로 ‘낙락장송(落落長松)’이 흔히 사용된다. 겨울이 되면 잎을 떨구는 다른 식물들과는 달리, 사철 푸르름을 유지하는 것에서 외부의 악조건에도 ‘변함없는 지조’가 연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책의 주제로 소나무를 떠올린 이유도 그러한 일반적인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여기에 더해 주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언덕 위의 소나무는 언덕 너머로 떠나간 사람들과 돌아올 기약 없는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시간의 깊은 물결로 고향의 풍경을 그리고 있’는 존재로 전제되고 있다. 아마도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고향의 옛 풍경과 다른 도시의 모습과 비교되었기 때문이리라.
저자 자신의 경험과 소나무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이 어우러지면서, 책에서 소개되는 내용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졌던 ‘당산 소나무’의 이야기를 거론하면서, 소나무를 ‘신들의 신성한 통로’라는 항목으로부터 저자의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다. 이어서 ‘살아있는 전설’로 여겨지는 사연들과 함께,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살아야 했던 민초들의 사연을 ‘소나무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항목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밖에도 ‘절개’로 상징되는 소나무에 얽힌 이야기와 조선시대 나라에서 관리하던 소나무의 실태, 그리고 소나무를 소재로 한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는 등 다채로운 내용을 펼쳐내고 있다. 비록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짙게 반영되어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소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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