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강의
‘아버지는 히말라야의 노새다.’
아버지 등에는 빨대를 꽂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을 세계에 빼앗겼다.
아내는 남편을 세계에 빼앗겼다.
아버지는 오로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몸을 바치고 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의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는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물질적인 욕구에 물들어가고 있다.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이들은 한 가족 같으나 아버지는 늘 이방인 같다.
언제나 외톨이가 되어 한 구석에 밀려난 외로운 붙박이로 사는
이방인 같은 사람 그래서 사는 방법을 모른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도우려는 것보다 가르쳐야 한다.
아들이 아버지를 수직적으로 한 인간으로 보는 게 아니라
수평적으로 존재로 봐 주어야 한다.
노후대비는 경제적인 대비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문화 정서적인 문제다.
그전에 절대 빈곤을 벗어나라는 명령을 수행하라면서
아버지들이여 놀라운 찬스가 오고 있다.
나머지 30년을 주체를 회복해서 어떻게 잘 살 것인가.
나의 꿈 나의 힐링 내가 행복하면 가족도 행복할 것이다.
늙어가는 아버지들이 뒷전에 밀려있을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서야 한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헌신한 것처럼 나머지 30년은
자녀들이 대학 입시를 앞전에 두고 있는 것과 같다.
아들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 돕지 않는 자를 세상이 돕지 않는다.
답답한 것은 늙어가는 아버지들이지만 다시 시작하는 꿈을 꾸어야 한다.
바르도의 좌절의 시간, 이것은 축복의 시간일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출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늙어가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등에 빨대를 꽂고 있는 청년들
자본주의 세계와 선진적으로 잘사는 사람들이 험준한 산을 걷고 있다.
자본주의 안락에 기대서 욕망과 지향과 내 마음의 안락을 위해 살수 있다면
20대라도 늙은이고 불편한 환경에 자기를 갖다 놓더라도
변혁에 의한 욕망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청춘이다 .
그렇게 살고 싶다.
더 많은 욕망과 소비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세상
제 3의 세상은 욕망의 세상이다.
소비문명이 나에게 밀려오는, 달라지는 아들, 달라지는 아내, 내 안에서 충돌하고 있다. 내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쓸쓸한 아버지, 일터에 있는 아버지 저 골목길을 돌아가고 있는 아버지를 돌아보자.
지쳐있는 아버지의 숨소리를 듣고 아버지의 어깨를 안아보자.
빨대를 꽂고 있는 아버지의 등을 쓰다듬어보자.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