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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예찬(登山禮讚)
1. 요산요수 (樂山樂水)
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공자님께서 “지자(知者)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한다. 지자(知者)는 동적(動的)이고 인자(仁者)는 정적(靜的)이다. 지자(知者)는 즐겁게 살고 인자(仁者)는 오래 산다.”고 하셨다.
자장이 공자에게 물었다. “왜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산은 초목이 무성하고 새들과 짐승이 모여 살며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난다. 그리고 아무리 취해도 다함이 없다. 산은 인간들에게 이로운 것을 많이 만들어 주지만 사람들에게서 어떤 것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인자(仁者)가 산을 좋아 하는 까닭이다.”
자공이 또 물었다. “그럼 왜 지자(知者)는 물을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물은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니 마치 사람의 미덕과 같다. 또 낮은 곳을 향해 굽이굽이 흘러가지만 일정한 방향이 있으니 마치 정의와 같다. 설렁 물이 깊은 골짜기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또 물은 유(柔)하지만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그리고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모든 것이 깨끗해지니 그것은 마치 사람을 교화시키는 것과 같다. 이것이 지자(知者)의 성품이 아니겠느냐?”
또, 董仲舒는 ‘循天之道’에서 ‘인자(仁者)가 오래 사는 것은 밖으로는 탐내는 것이 없고, 안으로는 청정한 삶을 살고, 마음은 화평하여 중정(中正)을 잃지 않으며, 천지 가운데서 좋은 것은 취하여 그것으로 자기 몸을 기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는 선비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한다. 그것은 주기만 하고 바라지 않는 인자(仁者)의 품성을 상징한 것이며 유하지만 이르지 않는 곳이 없는 지자(知者)의 품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산과 같이 믿음직하고 편안한 인자(仁者)의 품성과 물과 같이 깨끗하고 영기로 충만한 지자(知者)의 성품을 겸비하는 것이 유가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선비정신이기도 하다.
오늘날 삶의 질을 추구하는 웰빙 시대를 맞아 공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산과 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쯤은 옛 성현의 말씀을 되새겨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조명해 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2. 우리나라의 산수 백두대간(白頭大幹)
백두대간(白頭大幹)은 우리민족의 고유한 지리 인식체계이다. 산을 생명이 있는 나무에 비유하여 큰 줄기와 작은 가지를 나누어 국토 전체를 유기적으로 조망하는 시각은 풍수적 관점에서 기인한 것이다. 풍수적 관점에서 한국 지기(地氣)의 발원처는 백두산이며, 백두대간(白頭大幹)을 타고 내린 기(氣)가 정맥을 타고 다시 나누어지고 각 정맥들에 맥을 댄 지맥들에 의해 바로 우리들의 삶이 어우러지는 마을과 도시로 지기(地氣)가 전달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기(氣)는 ‘만물의 생성, 성장, 소멸을 지배하는 원천적인 힘’으로 보고 우리의 삶을 설명하고 해석한다. 그래서 융성함을 표현할 때는 “기를 살리다. 사기를 높여라. 기고 만장하다. 기가 충만하다. 기발하다.”라고 쓰고, 쇠잔할 때는 “기가 죽다. 기가 꺾이다. 기가 막히다. 기진맥진하다.”라 표현한다. 흔히들 기(氣)를 받을 수 있는 명당은 장풍득수(藏風得水), 배산임수(背山臨水), 좌청룡우백호의 지리적 요건을 갖춘 곳을 꼽는다. 이것은 오행에서 말하는 ‘기(氣)는 물을 만나면 머물고 바람을 만나면 흩어진다.’는 풍수지리설에 의한 것이다.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 부르는데 금수강산의 기(氣)의 발원은 백두산천지에서 하늘의 천기를 받아 생성되고 백두대간(白頭大幹)을 따라 낭림산·금강산·설악산·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에 이른 뒤 다시 남서쪽으로 소백산·월악산·속리산·덕유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른다. 지리산을 두류산(頭流山)이라 부르는 것도 백두산에서 발원된 기(氣)가 흐른다는 의미에서 지리산을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산의 체계를 설명한 산경표를 보면 한국의 산맥은 1개 대간(大幹), 1개 정간(正幹), 13개 정맥(正脈)의 체계로 되어 있고, 이러한 산경개념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잘 표현되어 있다. 선의 굵기 차이로 산맥의 규모를 표시했는데 제일 굵은 것은 대간, 2번째는 정맥, 3번째는 지맥, 기타는 골짜기를 이루는 작은 산줄기 등으로 나타냈다.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여암 신경준은 백두대간에 속한 산들의 위치에 대한 기록을 하면서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강은 산을 뚫지 못한다.’는 지리인식 체계를 가지고 백두대간(白頭大幹)을 설명했다. 이것은 지질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오늘날 학교에서 배우는 산맥체계는 1903년 고토분지라는 일본인 학자가 14개월 동안 우리나라 지질을 연구하고 돌아가 동경제국대학 논문집에 [조선의 산악론]과 [지질구조론]을 발표했는데 이 산맥개념을 도입하여 쓰고 있다.
3. KWIC의 등산동호회 활동
KWIC에서는 매달 첫 화요일에 등산을 하는데 정말 잘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시니어들의 웰빙은 건강이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등산보다 효과적인 운동은 없다. 등산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심폐기능을 증진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할뿐만 아니라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 균형 잡힌 몸을 만들어 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준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등산의 효과를 몇 가지 소개하면,
첫째,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한차례 3∼4시간의 등산으로 보통 5,000∼7,000cal의 열량을 소모한다고 한다. 소비하는 에너지도 처음 30분정도는 탄수화물을 주요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적인 에너지인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이때 허리의 지방과 뱃속의 지방을 분해하여 소모시킴으로 다이어트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심폐기능이 강화된다. 등산을 하면 경사의 완급에 따라 심장에 부과되는 부하의 강도가 달리 전달된다. 그 강도에 따라 심장은 자극에 따른 반응을 하고, 반응에 적응을 순환하면서 심폐기능이 향상된다. 조연성 스포츠과학 클리닉 원장에 의하면 주 3∼4회 한번에 2시간 내외씩 6개월 정도 꾸준히 등산을 하면 심장이 한번 박동할 때 피를 내뿜는 피의 양이 12%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원활한 혈액순환은 몸의 세포조직에 영양을 고루 전달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노폐물을 조기에 제거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등산을 하면 시력이 좋아진다. 등산은 눈 건강에도 좋다. 특히 KWIC회원들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컴퓨터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수정체가 항상 긴장되어 있다. 그것은 가까운 물체를 집중해서 오랫동안 주시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완시키기 위해서는 휴식을 취하면서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등산은 시선을 멀리할 수 있고, 또 녹색의 식물을 바라봄으로써 눈의 피로도 풀 수 있기에 시력개선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글쓴이가 소속된 산악회를 소개하면 등산이 얼마나 건강을 유지하는데 좋은가를 간접적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한다. 그 산악회 이름은 목일 산악회다. 회원은 14명인데 매주 목요일 날 등산을 하기 때문에 목일 산악회라 명명된 것 같다. 구성원의 연령을 보면 팔십대 1명, 칠십대 12명, 육십대 2명이다. 지금까지 누적 등산회수가 900회를 넘는다. 우리나라 명산은 거의 밟았다고 한다. 특히 김천 이남의 백두대간은 거의 전 구간을 등산 했을 정도다. 보통 하루의 등산 거리는 10km전후이다. 속보로 5∼6시간은 거의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체력을 지녔다. 체력만은 50대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여든 살의 회장은 13km를 걷고도 피로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데 등산 경력이 40년이 넘는다. 산행대장은 현 시니어 산악회 김광홍 대장님이 겸하고 있는데 등산 일주일 전에 등산일정과 등산지도를 목일 산악회 까페에 탑재해두면 그 정보에 따라 회원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안내된 일정에 따라 등산을 한다. 등산 후에는 회원들이 산행 후기를 까페에 올려 추억을 공유한다.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들은 연령이나 세대 차이에 관계없이 가깝게 지낼 수 있다. 그것은 등산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세속에서의 생활은 경쟁과 이기심이 작용하지만 산에서는 오직 자기 자신과의 경쟁만 있을 따름이다. 다른 사람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순수해진다. 순수함은 누구든지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산에서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반갑다. 겨울은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지내는 것 보다 등산을 하여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듬뿍 받아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