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RQ에 대해서 나왔다.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다시 희망을 갖고 튀어오를 수 있는 지수라나?
전신마비가 된 해양학자, 노숙자, 사업 실패자....들이
다시 스스로의 힘을 믿고 희망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게 되는 힘!!
생각해보니 창준!
너한테 꼭 키워주고 싶은 거였다.
인생에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시련 따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는 지혜
나는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
육체적인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해낼 수 있는 자신감
사랑, 나눔, 행복....이란 것들은 어떤 조건하에서만 생기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
오오, 나는 어떻게하면 너에게 이런 것들을 알려줄 수 있을까?

2월 10일
한글...... 언제부터 시작할까?
팽팽한 두 전선.
정말 일찍 한글을 알게 되면 창의성이 떨어질까?
나처럼 그림과 색과 빛을 보고 소리를 듣기보다는 스토리에만, 내용에만 집중하게 될까?
그렇다면 정말 두려운 일이지.
그러나 정말로 과연, 한글이?
나는 동의할 수 없다. 한글이 더 다양하고 폭넓은 세계로 인도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 같은데..... 흡~
좀 더 지켜보자. 그리고 놀이로 접근해보자.

뭐 이런거 하니까 정말 열혈교육분투하는 것처럼 보이잖아....흐응^^
근데, 이렇게 머라도 할 껄 주지 않으면 내가 더 못견디겠는걸....ㅋ
귤껍질로 토끼 만들기, 물감 떡칠하기~


2월 15일
가을맘의 그림책 읽기를 통한 영어교육....
영풍문고에 들렀다가 겹겹이 쌓인 엄마들의 고수엄마들의 육아서를 보며 첨엔 정말
반성 반성! 그리고 나선 부러움!
6살짜리 딸아이가 엄마의 가르침으로 영어를 줄줄 말하고 읽게되었다잖아.
3살때는 한글을 줄줄 읽고 말야.... 지금도 책을 엄청 좋아한다잖아.
그리고 한 참 있다가 드는 생각.
어머나 내가 지금 머하는 거지? 6살 때 한글 영어 줄줄이 꿰는 게 네가 바라는 창준이의 모습이야? 그건 아니잖아. 그런 거 좀 늦어도 크게 문제될 거 없잖아. 우선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노는 게....그리고 이제 서서히 다른 사람 배려하고 나누는 거 알게 해주는 게 필요한 거,.,,.,, 맞잖아. 솔직히 내가 바라는 녀석의 모습은 고시공부하는, 또는 대기업 사원된, 또는 의사 변호사 펀드매니저.... 절대 아니잖아. 차라리 조용히 소박하게 살면서 삶의 참된 의미를 깨닫기를 바라는 모습이잖아. 그런데 왜 그 엄마들과 자녀들을 부러워하는거야?
참 나 ..... 뭐니? 응?
2월 24일 쌍문삼성 어린이집 오티
친구들과 섞여서 노는 걸 좋아한다.
엄마와 떨어져 있는 걸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티에서 들은 건 별로 생각안나고 어린이집 들어서면서부터 내손을 놓고
거기 다니는 애들 틈에 섞여서 한 40분을 놀고오는 너를 보면서......새삼 알게된다.
다행인거지?
2월 25일
한 학기 휴직을 결정하고 창준이랑 둘이 지내게 된 지 어언 며칠째....
오늘은 좀 녹록치 않은 하루였다. 오!
하루에도 몇 번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게 만드는 너
“자, 아들! 여기서 한번 뛰어내려볼까? 점프!” 오버해서 목소리 높이는 엄마.
“안돼! 위험하잖아. 쾅 하면 아야아야해”
어머나, 어쩜 이런 말을~ 진짜 우리 아들 천재 아니야? 흠
“악! 엄마 깨물지 말라구 했지? 깨물면 엄마 아프다고했잖아. 엄마 아프면 좋아?”
이빨자국 난 팔을 보이며 흥분한 엄마.
미안한 듯 한 표정 3초 지은 뒤 바로 실실 눈웃음치는 아들
나도 모르게 같이 웃어줄라는데 바로 날아오는 주먹 ... 안경에 맞고 눈팅이가 얼얼....
“너 이리와 이놈의 자식. 너두 한 번 맞아봐!”
(이상타, 너무 좋아도 깨물고..... 발버둥치면서도 때리고..... 막 웃으면서도 툭툭 아니 툭툭보다는 강도가 세게 때린다. 어찌보면 애정표현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스트레스 해소같기도하고..... 그때마다 나도 때리거나, 야단을 치거나, 매정하게 굴거나 대응을 해보지만 어느 방법도 속시원하진 않다. 역시 시간을??)


이젠 제법 걸을 만 해보여 뒷동산 언덕길을 데꾸올랐다.
고구마 든 소풍가방도 메고, 고 작은 몸을 통통거리며 뛰어가는 그림이 제법 아름다웠지.
하지만 열 걸음이나 걸었을까....
“업어줘...업어줘....업어줘....업어달란말이야.....” 하면서 결국엔 어디서 많이 보던 그 장면.... 길바닥에 엎어져서 .......내가 더 모질게 했어야했는데....ㅠㅠ....내가 너를 데리고 다신 산에 가나 봐라 이노무자식 으이구 허리야....허엉~ 14킬로나 나가는 놈이!
그러나 그랬는데 지금 이 밤에 돌이켜보니 어쩐지 그 허리 아팠던 건 잘 생각이 안나고
녀석과 들은 새소리.... 밟았던 황토빛 흙, 바스락 대던 낙엽들..... 언덕 위 정자에서 둘이 앉아서 고구마 먹던 장면... 지나가던 아저씨들의 흐뭇한 격려...... 뭐 이런 그럴듯한 화면들만 생생한건 또 뭐란 말이냐.... !
이렇게 해서 나는 또 내일 저녀석을 끌고 어디로 나갈지....
참, 상계동에 그렇게 좋은 어린이도서관이 있다는데....크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