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4-5년 겨울은 따뜻했네
원 주희
2025년 2월 금요일 새벽 5시 15분에 출발하여 Vermillion Lake 사진 찍으러 간다. 겨울하면 항상 수식어가 “추운 겨울”이라고 생각 해왔다.
영하 25도를 넘으면 활동이 제한이 되고, 심지어 마이너스 37도까지 경험하니, 캘거리 날씨는 참으로 혹독하다.
이렇게 추운 겨울이 왜 있을까? 그리고 그 추운 날씨를 우리는 어떻게 지금까지 견뎌 왔는가?
날씨가 추울 때 우리는 첫 번째, 겨울용 옷을 입는다. 추위를 견뎌낼 수 있는 방안으로 발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두툼한 신발을 신고, 겨울용 모자를 쓰며, 때로는 목에는 머플러를 두르고, 때로는 마스크를 쓰기도 한다. 그러한 혹독한 날씨에도 우리는 밖을 나가며 야외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사실 추운 겨울은 좀 견디기 어렵고 때로는 “ 아이고~ 언제 봄이 오려나? “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이 있다.
그런데 2025년 겨울은 왜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첫째는 지구 온난화나 환경 기후가 작년보다 덜 춥기 때문에 좀 따뜻하다고 느껴진다. 이 환경 문제는 지구에 영향을 너무나 많이 미치고 있다.
그래서 지구 온난화는 이제 환경 과학자들만이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규제 하자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지구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산업을 규제하고, 지구 온도를 올리는 내 영향을 미치는 산업들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서 지구를 지켜야 한다. 그래도 캘거리는 겨울에 춥다고 해도 시눅 현상이 있어서, 며칠만 잘 견디면, 많이 왔던 눈도 바람에 의해서 쉽게 녹는다. 추운 날씨도 며칠만 견디면, 다시 따뜻해지는 삼한 사온 같운 날씨다. 그래서 캘거리가 추운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시눅 현상으로 인하여 그래도 사람이 살 만한 도시다.
사람이 살만한 도시일 뿐만 아니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 이민을 오며 선호하는 도시다. 살기 좋은 도시, 쾌적한 도시, 행복 지수가 항상 높은 도시.
두번째로, 2025년도 겨울 왜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사실 저는 지금까지 취미를 별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시간이 남으면, 시간이 되면, 때로는 할 일이 없으면 하는 것쯤으로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취미에 맞춰서 모든 시간을 계획을 하고 나의 일상적인 시간 계획도 그 취미를 위해서 시간 계획을 한다.
모든 일들을 다 하고 난 뒤에 하는 일이 아니라, 모든 일을 하기전에 취미 시간을 먼저 중단기 계획을 한다.
나의 취미는 사진 찍기다. 이전에는 단지 사진을 찍기만 했지, 그 사진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내가 그 사진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구도도 생각해 보고, 또 사진을 어떤 식으로 후보정 할 건지도 이제는 조금 생각하면서 사진 찍는다.
미러리스 자동 카메라로 찍기 바빴다. 그래서 카메라를 산지 3-4년밖에 안되는데 9만 장의 사진을 찍었으니, 나도 정신없이 생각 없이 셔터 만 눌러대는, 포토그래퍼( Photographer )가 아니라,셔터 맨(shutter man)이었던 것이었다. 그저 자동으로 셔터만 눌러 대는 사람.
그런데 2024년 겨울을 기점으로 셔터를 누르기 전에,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슬로우 포토그라피 (Slow Photography)가 나의 모토가 되었다. 사진을 빨리 찍는 것이 이전의 생활 습관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천천히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셔터를 누르며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올 겨울의 나의 사진의 주제는 “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이다. 그래서 얼어 붙은 강가에서도, 아니 얼어 붙은 협곡에서도 따뜻한 사진 한 장을 찍으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우리 동네를 드라이브 하면서, 동네 사진을 찍고 있다.
오래된 집이나 100년 넘은 가로수 길, 주택가 뒷골목, 교회 주변을 다니며 사진 찍는다. 사진을 찍을 때, 나의 마음은 “ 어떻게 하면 좀 더 따뜻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오늘도 사진을 찍고 빨개진 코를 호호 하면서 집에 들어 왔다. 컴퓨터를 키고 사진들을 보면서, “ 이 사진은 이래서 맘에 안 들고, 저 사진은 저래서 맘에 안 들고, 이거는 왜 이런 사진을 내가 찍었을까?” 후회하면서 어떤 때는 수백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요즘에는 100장 미만으로 찍을려고 하고, 어떤 때는 “ 하루에 5장만 찍자.”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을 때에, 현장에서 셔터로 되도록 안 누르려고 노력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다 보면 열 장 20장 50장을 찍는 날이 많다.
왜냐하면 나의 시각이 아닌 카메라의 50mm. 20mm , 85mm 화각으로 보아야 한다. 사진 찍을 때에, “이 장면을 놓치면 안 되지.”라는 강박관념 혹은 조급한 심정으로 셔터를 누른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고르다 보면, 마음에 드는 사진은 거의 없고, 어쩌다 한 장만 마음에 들어도 얼마나 감사한지. 그런데 그 한 장이 마음에 든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에 드는 것이다.
프린트하여 크게 확대해 놓으면, 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이 있다. 완벽한 사진이 아닌, 부족한 사진만 대한다. “다음에는 이 부분을 신경 써서 찍어보자.” 라는 다짐을 해본다. 추운 날씨에 가서 사진을 찍고, 컴퓨터로 보고, 또 인화하기 위하여 프린트 샵을 갔다 오며, 차 한 잔을 먹는 시간들이 나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인 것이다.
오늘도 새벽 5시15분에 밴프로 가는 길에, 거의 차가 없이 깜깜한 길을 간다. 깜깜할수록 운전은 더 조심스럽다. 사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캄캄할 수록 빛을 찾아 카메라를 들이댄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 빛으로 그린 그림.” 이라고 한다. “ 빛의 예술”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서는 아직은 그림을 그리고 예술로서의 사진이 아닌, 빛과의 거의 싸움입니다.
빛과의 시간적 싸움, 빛과의 장소적, 찰나적 선택, 그래서 빛을 조절하고 때로는 빛을 많이 들어오게 한다. 때로는 빛을 아주 조금만 들어오게 조절하는 나는 빛과의 씨름 하는 것이, 나의 사진 작업이다.
빛의 방향성이나, 빛의 색깔의 미묘한 선택, 이 모든 것이 나를 이 세상에 있는 어지러움으로부터 나를 집중시키고, 어두운 가운데서도 빛을 조절하는 조율사로서의 시간이 나에게는 참으로 의미 있다. 그 어두운 가운데서의 빛을 조절함으로써 또 어둠 속의 달빛 보면서 , 마음이 의미 있게 채워진다. 겨울에는 늘 “ 추운”이란 형용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운 가운데 또 다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월동 준비를 한다. 길가에 서 있는 나무나 식물들은 겨울에 나뭇가지가 겨울에 저온 처리를 해야만 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내 줄 수 있다, 나무들도 이 추운 그 시간을 어떻게 생태적으로 견디어 낼까? 봄과 여름 보이지 않는 그 시간을 대비함으로써 꽃과 열매를 맺듯이, 우리 인생도 물리적인 시간이 아닌, 인생의 닥쳐오는 겨울 시간, 어떻게 저온 처리함으로 견디어 낼까? 어떻게 빛의 양을 조절함으로 건강을 유지해 나갈까?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는 식물처럼 우리 사진을 찍는 아마추어 사진가에게도 어둠 속에서 빛을 어떻게 조절하고 잘 담음으로써 의미 있는 일을 헌다.
사진 ! 의미 있는 삶의 한 순간은 담을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이 아마추어 사진가는 “ 하나님이 창조한 이 아름다운 세계를 제대로 보자.”라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다. 지금까지 내가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 자연과 생태계를 볼 수 있다면 어디든 카메라를 들이댄다. 자연과 아름다운 꽃, 식물, Rocky mountain, 불이난 산에 시커멓게 죽은 나무들과 그 밑에 파랗게 숨 쉬고 있는 이끼들을 보면서, 하나님이 창조한 이 아름다운 세계를 볼 수 있다.
우리 인생의 겨울,이 겨울도 의미가 있고 견디기 어려운 시간도 견디어 냄으로 우리 인생의 의미는 찾을 수 있다.
“2025년도 2월의 겨울도 따뜻했네 “ 라고 말할수 있어 감사하다.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