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주는 기다림의 美學이다
혹시, 무언가를.. 아니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좋아하세요?
기다림이라는 것이
그렇게 신나고 기분 좋은 것만은 아닐 겁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서 기다림이란 그저 지루한 시간낭비
일 수도 있겠지요.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하면 한국인의 성향을 대변하는 단어 1위가 “빨리빨리” 라고 합니다.
가만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것에
다소 인색한 것 같기도 합니다.
기다림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 기다리는 동안 참고 견디는
인내(忍耐)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기다림 후에는
무언가 나에게 다가온다는 공식이 성립되죠..
또한 기다리겠다는 나의 의지와 행동이 발현된 것이기에
기다림은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품기에 충분합니다.
약초주를 담구어 놓고
술이 익기를 기다리는 설렘과 점점 색깔이 더해지며 향이 배어드는
약초 담금주를 살짝 맛보고 그 향에 취해보는 즐거움! 다들 경험해 보셨으리라 생각 듭니다^^
약초주 한병을 보면서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기다림의 미학이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인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산들소풍 회원님들도 어느새 34명이 되었습니다.
그중 35%인 12분께서 금년에 들어 오신 신입회원 이시구요~
이제 약초주를 한두병씩
담그실텐데 사람마다 약초주 담그는 방법이 다르긴하지만
저의 방법도 혹시 참조가 될까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에
제가 담금주를 시작할때는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병도 닦고 깨끗하게 관리 했는데
요즘은 따라먹기만 하고 먼지가 뽀얗게 쌓이는데다가,
구역예배때 목사님이나 교회식구들 온다하면 참 ~~ 뭐라할까… 아내가 짜증 지대루 냅니다^^
지금은 모두 방으로 옮겨서 보관중입죠~^^
< 아내에게 애물단지가 된 약초 담금주들 ㅠㅠ >
<담금주 재료와 채취시기>
1)
초본류
회원님들이
담구는 초본류는 보통 산삼, 삼지구엽초(음양곽), 비수리(야관문), 고본, ..
어떤 회원님은 달래,
엉겅퀴로도 술을 담구십니다. 이런 초본류는 보통 뿌리까지 전초를 모두다 사용할 수 있으며, 그렇게 담구면 약성도 倍加되고 맛도 깊은맛이 더해 집니다. 저는
항상 말려서 담구는 편인데, 그래야 술이 맑고 깨끗하게 나오더군요. 말리면
약성이 날아갈까봐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수분만 날아 갑니다^^ 가장 약성이 좋을때는 음력 단오절
후라고 합니다. 양력으로 6월 중순이니 꽃이 필때겠죠. 근데 삼지구엽초 같은 경우에는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보기 힘들어지고 있으니,
채취할때 뿌리는 절대 건들지 말자는게 저의 지론 입니다. 회원님들께서도 그렇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목본류
나무인데요, 저는 송담(소나무담쟁이), 오가피, 엄나무, 마가목, 노박나무
등으로 술을 담았습니다.
대부분 껍질째 담구며, 껍질에 유효성분이
더 많이 있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술맛이 특이하구(호불호가 확 갈림) 봄,여름에 채취하며 나무의 몸통이 상하지 않도록
가지위주로 여러군데서 채취를 합니다.
3)
뿌리류
가장
보편적으로 담구는 술이죠. 더덕, 도라지, 하수오, 지치, 당귀, 만삼,,등 뿌리는 서리가 내릴때쯤부터 겨울을 나기위해서 모든 영양소를
뿌리에 저장 하기 때문에 이때가 가장 약성이 좋은 채취 적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뿌리 원형을
최대한 살리고 솔로 흐르는 물에 박박 문질러 닦아서 하루정도 물기를 말린 다음 술을 담굽니다. 너무
많이 말리면 쭈글쭈굴해져서 관상하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담금술은 관상용으로도 좋거든요^^
4)
과실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 잘 안 담그지만 개복숭아, 오미자, 다래 담그었습니다. 대부분이 완전히 익었을때 보다 적당히 익기 시작할 무렵에 채취하여 담을때 좋으며, 저는 한 3~5개월 있다가 반드시 걸러내어 술만 따로 2차숙성을 시킵니다. 과일은 수분이 많아 오래되면 부패가 진행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입니다. 계속 넣어두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담금주 병>
처음에는
아무병이나 크기만 맞으면 사서 담구었는데, 병이 하나 둘 늘어나다 보니 정리가 안되고 복잡해 보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일자형태의 병만 삽니다. 참고로 용천 수동 36호(길이 46센티, 용량 2리터)를 주로
사용하는데 그래야 술병을 진열해도 정리된 느낌도 들고 일관성도 있어 보이고, 술의 양도 적당하여 지루할
만하면 다른술 담구어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용천병을 써보니 뚜껑 열림이 부드러운데도 밀봉(공기차단)이 잘되어 별도로 속에 비닐을 덮을 필요가 없습니다.
<담금주용 소주>
담금주용
소주의 선택은 재료의 수분여부와 건조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분이 많은 재료는 알콜도수가 높은것을
사용해야 장기간 보관하여도 부패염려가 적고 원재료의 성분을 잘 침출해 냅니다. 담금주는 희석식 소주보다
증류식 소주가 월등히 맛이 좋다고 합니다. 알코올도수는 초기에 저는 대부분 35도로 담구었는데, 너무 독해서 조금만 먹으면 취해버리기 일쑤입니다^^. 술이란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맛있는 안주와 함께 상대방과 대화를 유지해 가면서 먹어야 하는데, 한두잔 먹고 술취해 혀꼬이고 꽐라되면 웃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요즘은 20도에서 25도사이로 담구고 있습니다.ㅎ
<숙성기간>
숙성기간은
재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한달만 지나도 재료의 유효성분은 모두다 침출되는 것 같습니다(순수 제생각). 문제는 술의 향과 맛인데요, 3년은 지나줘야 맛과 향이 최상이라고
하더라구요. 전 3년까지 못기다리고 빨리빨리 다 먹어 치우기
때문에 3년숙성된 담금주는 아직까지 못 먹어봤습니다. 뿌리로
담근술은 오래되어야 좋은 것 같기는 합니다.
첫댓글 친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ㅎ
ㅎㅎ, 네 그린누리님.
친하게 지내다 보면 술도 그냥 한병씩 드립니다^^~
노하우를 공개하셨군요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장식장이 멋집니다
술 먹고 싶다는 생각보단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하우랄것까지도 못되구 그냥 담가보는건데요..
담에 기회되시면 놀러오세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너무 공감이 되는 깔금한 정리입니다.
형님의 필력과 오랜 연륜이 묻어나는..
근데, 마지막 이미지 우측 내용물, 저런 것을 어디서....^^
ㅎㅎ, 산돌님 눈치 채셨군요
지금보니 말씀하신 저것 함부로 올렸다가 콩밥먹을수도 있을텐데..ㅎ 사진 내려야 하것 가튼데..
시골에 사시는 지인께서 쪼금 심었다고하셔서 몇채 얻어왔습니다.
초본류이니 뿌리까지 전초를 다 사용했구요,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아플때 한잔씩 먹고 있습니다.
많이 먹으면 나중에 약발이 안받는다고 조금씩 먹으라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아니 언제 저렇게 많이 수확해서 담금했지? 출처 궁금 ㅎㅎㅎ 보기 좋습니다. 계속 담금질? 하세요 ㅋㅋㅋ
형님, 제가 다 수확한건 아니구 얻어온것도 있고 산것도 있고 그헣습니다^^.
하수오(적하수오)와 백수오(백하수오)는 당최 보이질않으니 한뿌리 빼고 다 남이 캔겁니다 ㅎ
좋은 정보 공유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참고해서 술 담가야 겠네요
형님 다 아시는 내용이잖아여^^
앞으로는 술담그는것보다 말려서 차로 먹는쪽으로 해볼까 합니다~~
?? ?
할말이???? 읍습다
최~~고..~~~~
흔한 재료
맛은 모두 인정 한 술
방풍뿌리 4
오갑피 뿌리나 줄기 3
방풍은 향
오갑피는 맛
요즘 제가 젤 마니 담금하구 나눔하구 있습다
년 120리터 소비 ㅎㅎ
헐~~120리터면 내가쓰는 2리터짜리 병으로 60개??
암튼 대단!!
방풍은 나물만 먹어봤지 뿌리는 안해봤는데,
풍이님이 향이 좋다하니 담아봐야 겠네요~
@바나바 아 풍이님!
방풍뿌리 4에 오가피 3 비율로 섞어서 담으란 얘긴가요?
@바나바 넵 방풍 큰눔 4뿌리 오갑피 뿌리 (왕손가락) 3 개 술은 10리터 입니다
글구 맨 마지막 우측은...양 귀비 인듯,,..안주면 신고해야징,,ㅋㅋ
또 헐~~
좀전에 위에 산돌님 댓글달고 내려오니 여긴 협박까지!!ㅎ
사실 술맛과 향은 별루입니다. 진짜루~~
@바나바 ㅋㅋ 저두 5리터 있음 2년된거여
헉~~ 언제 이런 장문의 글을... ㅋㅋ
승질만 죽이면... 저도 3년짜리 만들수 있는데... 1년 지나면 안뜯고 못배기는 승질머리 때문에. ㅠㅠ
근대. 형님!! 상황버섯주가 거의 안보입니다. ㅋㅋㅋ
겨울산행 자주 다니셔야겠습니다^^ ㅎㅎㅎ
상황버섯주는 벌써 몇병째 해치웠습니다^^
글고,, 사진이 선명하지 않지만 저기에도 두병 있습니다^^ㅇ
맨우측 아래서 두번째 살짝 가려진 다래주 앞에 거의 다먹어가는 술이 상황버섯이구요
또하나는?? 좀 오래묵힌 일자병인데,,, 나두 잘 몰겠습니다~~
집에서도 자주 먹으니 올겨울 산행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겠네요 ^^ㅎ
역시 담굼주도 주인을 잘 만나야돼요
우리집에서는 거실 한쪽구석에 딩구는데 ㅎ
좋은 내용 잘봤습니다...^^
바다형님, 못뵌지 한참되었네요^^
잘지내시져? 주말 잘보내세요
저 갑이 주세여ㅎㅎ
@풍류객(박범용) 같이 배한번 타야지
@강바다 평일뿐이라 ㅜㅜ
가능하시면 날 잡아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