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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9 ‘최선을 다하는 그 순간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하려는 거였다.
P 30 발도르프에서는 아이와 선생님의 만남을 아이와 부모와의 만남처럼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 말의 의미를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민주가 다른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그 결과가 좋고 나쁘고에 상관없이 지금과는 다른 아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발도르프 학교에서 선생님과 아이의 ‘서로에 대한 영향력’은 컸다.
P 33 아직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있던 병아리 신입생들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꽃장식이 둘러진 아치 모양의 문으로 걸어갔다. 문 건너에는 1학년을 맡을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모에겐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기고 걷고 울고 웃으면서 자라온 시간들이 스쳐가겠지······ 문 앞에 다가가면 부모들은 아이를 꼭 한 번 안아주고 문 건너에 있는 선생님에게 아이를 넘겼다. 아이가 선생님과 악수를 하고 나자 옆에서 기다리던 상급생이 빨간 장미 한 송이를 건네주었다. 그것을 들고 아이는 상급생의 안내를 받아 맨 앞줄에 놓인 빈 의자에 앉았다. 아이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지켜보다 돌아서는 부모들은 모두 눈물을 글썽였다. 보고 있던 상급생 부모님들도 자기 아이는 아니지만 이 순간에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P 39 아빠가 재미있을 때 꼭 전화해 달라고 했어. 그리고 아침에 엄마랑 민성이랑 선생님한테 걸어갈 때 나 아빠 보고 싶었어.
P 40 1학년이 되고 채 한 달이 안 되어 선생님이 우리집에 가정 방문을 온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발도르프 학교의 전통이라고 했다.
P 45 “아이의 성장을 도우며 자신의 성장도 이루어간다”
P 45 돈보다도 ‘삶의 의미’를 찾아 선생님이 된 사람들이 이끄는 학교가 존재한다는 것, 그런 정신을 추구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아주 가까이에서 실감할 수 있었던 선생님의 가정 방문이었다.
P 65 나는 늘 선생님이 꽃병에 꽃을 꽂은 후 그 주변을 부드러운 실크로 두르시는 걸 봤다. 차가워 보이는 꽃병이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하고. 그 부드러움 위로 꽃이 모이게 하려는 것이다. 칠판 주변에도 가느다란 실크가 둘러져 있고. 물을 마시는 생수통에도 노란색 실크가 둘러져 있었다. 교실 안. 학교 안. 운동장. 어디라도 아이들이 접하는 공간은 부드러운 색과 부드러운 재료로 꾸며진 발도르프 학교의 자상함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이 눈으로 보는 것, 피부로 접촉 하는 것, 코로 냄새 맡는 것들도 입으로 먹는 음식처럼 우리의 내면에 들어와 중요한 양식이 된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이다.
P 72 아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심하게 지내도 된다는 누군가의 말에 발도르프의 창시자 슈타이너는 몹시 화를 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최소 20분에 한 번씩은 웃어야 합니다. 선생님의 의무는 아이들이 재밌게 배우도록 하는 겁니다.” 발도르프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웃게 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걸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보여주었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날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줄 것!” 생각해 보면 이 말은 수타이너가 선생님만이 아니라 학부모에게 내준 숙제이기도 했다.
P 76 성격에 따라 앞에 나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으니 이런 식의 자율적인 시간은 각자의 성격을 마음대로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았다. “엄마, 아이제이아는 매일 보여줄 걸 가져와. 정말 시시한 것도, 아유, 지난번엔 자기 귀지 판 것도 가져왔어.” 아이제이아라는 남자 아이는 에너지가 많은 아이다. 그런 식으로 자신의 넘쳐나는 기운을 풀어내야 했을 것이다. 선생님은 보여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아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 아이에게 “넌 왜 한 번도 안 가져오니?”라며 아는 척을 한다든가 한번 가져와서 이야기해 보라고 권유하지 않았다. 아이의 성격과 느낌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아이가 참여하고 싶어 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그런 분위기 덕에 아이들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고, 그런 태도가 자연스레 몸에 배어갔다.
P 78 그 순진한 시절에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 알아주는 것, 그리고 기회를 주는 것,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방법은 그렇게도 단순하다. 그래도 어떨 땐 “알았다니까. 나중에 볼게” 하면서 짜증부린 거, 민주야, 미안해!
P 115 최선을 다했을 때 맛보는 기쁨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일 텐데, 더구나 그런 기쁨의 순간이 다른 무엇도 아닌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악기에서 나온다니 참으로 좋았다.
P 130~132 오이리트미를 이해하게 되고 점차 친숙해지면서, 나는 오이리트미 시간이 ‘배움이 자연스레 몸에 배도록 소화하는 시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50년 넘게 오이리트미를 해온 분으로 민주의 고등학교 특별 수업에 오신 선생님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했더니 동의한다면서 자신은 그것을 “모든 배움들을 한데 넣고 요리한다”는 말로 표현한다고 했다. 우리가 무엇을 배운다면 그 배움이 우리 삶에 스며야 하고 우리삶에 쓰여야 한다. 사람들의 학력은 점점 놓아지고 인터넷에 가득한 정보는 새로운 것을 쉽게 배우도록 해주지만, 정작 우리의 삶에 그 배움으로 인해 더 행복해지고 더 지혜로워지는 의문이다. 배움과 삶이 따로따로하면 그것은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었어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영양소가 몸에 흡수되지 않은 것과 같다. 발도르프 교육을 일컬어 ‘삶을 위한 교육’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삶에 필요한 것들이고 삶에 쓰일 것들이라는 뜻이다. 일찍 일어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으로는 내가 아는 최상의 상태로 살고 싶지만 급박한 상광이 되면 다 잊어버리고 나쁜버릇이 튀어나오는 것은 최상의 상태가 나의 몸에 배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뭔가를 배울 때 머리로 습득하는 것만이 아니라 몸에 배게 하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 몸에 배면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고. 몸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배움이 몸에 배도록 반복하고 또 반복하여 어느 때나 최상의 상태가 유지되도록 연습하는 게 오이리트미 수업이다. 누군가 그 최상의 상태가 결국 어디에 스며드냐고 묻는 다면 바로 우리의 영혼이라고 답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삶을 위한 교육’이라는 말은 ‘영혼을 위한 교육’리라는 말과 같지 싶다.
P 133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목과 아이들에게 ‘필요한’과목이 있다. 우리 어른이 할 일이란 아이들에게 필요한 과목을 절대 빼먹지 않고 가르치는 것이다. 불평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때론 좌절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그러니 교육이란 지금 당장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예측할 수 없는 씨앗을 뿌려놓고 그것이 싹트기까지 믿음을 갖고 기다리는 인내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P 137 아이들에게 이미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하게 하지 않고 준비하는 과정에 일일이 참여하게 하는 데에는 기다림의 힘을 키워주려는 목표가 숨어 있다고 했다.
P 140 그림을 다 끝내고 ‘아, 만족해! 하는 성취감이 자꾸 쌓이도록 해주면 이는 나중에 커다란 자신감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P 183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아름다움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거칠게 자란 아이들이 더 성숙하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끔을 키우며 순진하고 안정된 상태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한 사람들은 나중에 성이 된 뒤에 그 건너뜀으로 인한 결핍 때문에 커다란 고통을 겪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 행복한 삶을 꾸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을 어린이답게 보낸 사람들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자란 것과는 다른 것이다. 가난 속에서도 사랑받고 꿈꾸는 상상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을 지낸 사람한테서는 조화로움이 엿보이고, 그것은 주변도 밝게 만든다. 무엇보다 그들은 삶에 대해 강인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 요즘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빼앗는 것들이 바로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비디오이다.
P 185 부모들이 먼저 진정으로 깨어나야 한다. 깊이 공부해야 한다.
P 193 그러나 선생님은 꿈쩍도 하지 않으셨다. 짝꿍을 정하는 건 전적으로 선생님의 권한이었다. 아이들이 어른들과 다른 점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직 스스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엔 누군가 대신 판단해 줘야 한다. 그렇게 대신 판단해줄 정도의 강한 존재가 있을 때 아이들은 사실 내면에서 안심한다.
P 195 아이들이 서로 주고받는 힘들은 사실 아주 미묘한 것이다. 그런데 그 힘의 흐름을 누군가 봐줄 때와 아무도 봐주지 않을 때 아이들 사이의 분위기는 이렇게 큰 차이가 난다. 발도르프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크게 네 가지 기질로 분류해서 이 같은 힘의 흐름을 읽는 기준으로 삼는다.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어떤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고 보는 것인데. 예를 들면 화를 잘 내는 아이.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 슬픔을 잘 느끼는 아이. 조용하고 느린 아이로 나누어 보는 것이다. 깊이 들어가면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간단하게는 그렇게 분류한다고 했다. 당연하겠지만 이 네 가지 기질은 그 자체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하다. 그래서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각자 타고난 기질만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을 막고 다른 기질을 가진 아이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원만한 성품을 형성해 가도록 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아이들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이 드러나도록 돕는 방법 중의 하나가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칠 친구와 짝꿍을 정해주는 것이다. 기질적으로 서로 보완이 되는 친구와 늘 함께 지내다 보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부족한 면은 체워가고 넘치는 부분은 덜어내는 긍정적인 효과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P 204 우리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 그러나 우리가 처한 과거나 현재의 환경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 모든 인간은 소중하다는 것. 그러나 그 사람이 갖고 있는 현재의 습관이 다 괜찮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았을 것이다. 보이는 행동 이면에 보이지 않는 이유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깊이 들여다보려고 마음 쓰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진리를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엄마. 그 사람이 왜 그랬을까? 무슨 이유가 있었을 거야” 라며 사건의 배경부터 생각하는 민주를 보면 안심이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의 하나가 사실과 다르게 오해한 것을 진리라고 믿고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 218~220 발도르프 학교에서 중학생 때 섹스를 경함한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그리고 남자 친구. 여자 친구를 이성처럼 사귀는 것도 민주네 학교에서는 아직 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아마 미디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한 것과 관계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인터넷을 접하지 않는 아이들은 내면은 성숙한 반면 이성적인 부분에서는 느리게 성장한다. 어린아이로 오래 모무를 수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너, 남자 친구 있어? 여자 친구 없어?” 하면 부추기지만 않는다면 아이들은 중학생 시절까지는 이성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발도르프 이외의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 이야기를 들으면 놀랄 때가 많다. 적나라하게 비디오를 보여주기도 하고 별 감정 없이 임신과 출산이라는 말을 쓰며 아이를 갖고 낳는 것을 너무 사실적으로 대한다. 또한 어떻게 임신을 피하는지도 가르쳐주는데. 그런 모습은 학교가 얼마나 아이들을 함부로. 무지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 인간을 임신만 피하면 욕구를 맘껏 해소해도 되는 그런 육체적인 존재만은 아니다. 몸과 마음이 같이 자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절제라는 게 필요하다.
P 221 무엇보다 자신의 몸이건 남의 몸이건 몸을 소중하게 다루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어릴 때 자신도 모르게 겪은 성폭력 때문에 나중에 성이이 되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다.
P 241 강함보다 부드러움에 더 약한 게 우리의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이 마음껏 정직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어른들의 몫이다.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거짓말을 하도록 만드는 어른들이 주변에 있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를 보면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문화가 그 사회에 있다고 한다. 참 무서운 연결고리이다. 우리 아이들이 솔직할 수 있는 환경을 어른들이 먼저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종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P 250 선생님은 자기는 동냥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라도. 어떤 이유를 가졌더라도 그냥 지나친 적 없다고 하셨다. 자신 역시 한번도 부자인 적이 없고 늘 돈이 부족했지만 누군가 그런 작은 도움을 청할 때 거절한 적이 없다고 했다.
P 264 “줄리 선생님이 그랬어” 이 말은 “그렇게 하는게 진리야” 하는 말만큼이나 힘을 가졌다.
P 270 나중에 선생님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하자. 선생님은 사춘기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기준이라고 하셨다. 정확한 기준을 가진 성숙한 어른의 권위에 따르고 싶은 욕구가 아이들에게 있단다. 성숙한 어른의 힘있는 권위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것을 알 때 아이들은 오히려 안정감을 가진다. 그러니까 존경할 수 있는 어른, 그에게 순종하고 따르고 싶은 모델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아이들이 공허함을 느끼고 반항하는 것은 그런 권위의 부재, 즉 누구를 따르고 누구를 닮아야 하는 지 모르는 데에서 오는 것이었다. 우리가 ‘자유’라고 말할 때 그것이 ‘마음대로’를 의미하지 않는 다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진정한 자유란 알맞은 것, 적절한 규칙을 지켜나가는 데 있다. “네 맘대로 해”라는 말은 ‘난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겠다. 는 무관심의 표현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또 한번 배우게 되었다. 엄격함이란 관심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는 것, 그 역할을 하는 건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P 271 이번만 이번만 하면서 넘어가다 보면 결국 모든 규칙이 그 공정심과 엄격함을 잃고 선생님의 권위는 없어지며 그 손해는 결국 다른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런 결과를 전해 듣고 나는 가슴이 아팠다. 바보 데이건. 아이들도 데이건이 퇴학까지 당하다니 불쌍하다고 했단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선생님들이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동정과 엄격함은 다른 것이다. 나는 그 차이를 구분하고 엄격함을 지키려는 선생님들에게 더 신뢰가 갔다. 학교를 떠나는 데이건이 맘에 걸렸던지 숙제를 하던 민주가 불쑥 말했다. “엄마, 데이건이 잘못한 걸 자꾸 용서해 주는 게 어쩌면 데이건을 더 나쁘게 만드는 건지도 몰라, 그치?” 아이들에게 무서운 사람은 필요하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게 힘이 아니라 존경하는 대상. 그들이 가진 정확한 기준이라면 말이다.
P 284 <졸업>
하나에서 여덟까지
시간이 흘러갔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꼭 어제만 같은데
이제 안녕을 말해야 하는 시간이라니.
지난 8년간
나는 가슴 깊숙이 새겨진 너희의 얼굴과
함께한 이곳의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우리의 갈 길이 달라질 줄 누군들 알았겠니?
나는 이곳으로 너는 저곳으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어딘가에서 잘 지내겠지.
단지 떨어져 있을 뿐.
두더지가 만들어놓은 것 같은 구멍들을 달려온 지난 8년.
양치기 언덕, 양치기 언덕(‘양치기 언덕’은 민주네 학교이름)
내가 집이라 부르는 사랑하는 학교
지금 나는 세상을 향해 간다.
위대하고 큰 세상, 두려움의 바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말한다.
마주치자. 우린 준비가 됐다.
나의 선생님들이 나에게 준 부적.
그 값진 선물이 나의 손에 주어져 있으니.
모든 선생님.
우리들, 철없는 어린 새들을 돌봄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용감한 전사들.
이제 우리의 새벽을 향해
높이 날아가려는 우리 어린새들이
내일을 만들 거예요.
우리가 세상으로 나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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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학교와 선생님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 시간들을
또 다른 시각에서 많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공간과 시간들을 이렇게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