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유용한 앱, 무서운 앱-은밀한 것을 보시는 하나님
김목사: 은성아, 뭘 그리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니?
은성: 아, 새로운 앱을 보고 있는 중이에요.
김목사: 그래? 그런데 왜 그리 심각한 얼굴이니?
은성: 심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김목사: 왜? 지난번의 앱은 정말 좋은 것이어서 잘 사용하고 있는데.
은성: 그렇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꼭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김목사: 왜 그렇게 말하니?
은성: 설교를 준비하면서 그런 식으로 하면 어쩐지 옳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김목사: 무슨 말이니? 목사들이 얼마나 하는 일이 많은지 너도 알고 있지 않니? 그러니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앱을 잘 활용해서 설교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냐?
은성: 그런데 그 앱을 늘 사용하신다면 목사님들이 과연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공부하고 생활에서 체험하여 전하는 설교라고 하기엔 어렵지 않나요? 앱을 이용하여 개혁주의 설교, 장로교 설교, 순복음 설교, 부흥회 설교, 축복의 설교, 교리 설교, 절기설교 등등에서 하나를 고르고, 두 가지나 세 가지, 혹은 네 가지의 소제목별로 정리하도록 하고, 20분, 30분, 40분, 50분, 60분 등을 골라서 거기에 예화도 한 개나 두 개를 넣도록 하는 등 너무나 편리한 설교작성을 돕는 앱인 것은 분명하지만, 제 마음엔 어쩐지 손뼉 치며 칭찬하고 싶지가 않단 말이에요. 먼저 목사님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기도하며 읽고 깊이 묵상하고 폭넓게 연구하며, 또 교인들과 만나서 교제하면서 알게 된 현실을 반영하여 준비한 설교라야 교인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문제를 해결하며 힘을 얻게 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목사: 그렇게 말하는 네 마음을 이해한다만 그래도 나는 그 앱을 굉장히 유용한 것으로 활용 중이다. 설교 한 편을 준비하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너는 잘 모를 것이다.
은성: 물론 힘겨운 일이겠지요. 그런데 제가 그 앱에 대하여 차마 말씀드리지 못한 것이 있었어요.
김목사: 그게 뭔대?
은성: 그 앱을 개발한 회사에서 은밀하게 ‘백도어’를 설치해 놓아서 이 앱을 이용하여 설교를 작성한 사람의 이름과 비번과 주민등록번호, 작성한 설교문 등이 모두 수집이 된다는 사실이어요.
김목사: 뭐라고? 어찌 그런 일이 있단 말이냐?
은성: 지금까지 그 앱을 사용하여 누가 어떤 설교를 작성했는지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정리하여 새로운 앱을 만들기도 하고, 설교자들을 감시하기도 한다는 거여요.
김목사: 아니 그러면 내가 작성한 설교문도 모두 수집이 되었단 말이냐? 그러면 그 사람들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면 내가 곤란해질 수도 있지 않겠니?
은성: 글쎄요. 그 회사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다 알 수가 없으니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무서운 일인 것만은 틀림없어요.
김목사: 네 말을 들으니 앞으로는 이 앱을 쓰지 않아야겠다. 좀 힘들더라도 네가 말한 것처럼 내가 직접 읽고 연구하고 교인들과 이야기한 것들을 반영하여 설교문을 작성하는 것이 내 신앙 양심에 떳떳하겠구나.
은성: 잘 생각하셨다고 보여요. 사실은 또 하나의 새로운 앱을 소개하고 싶었지만 주저주저했는데 그 말씀을 들으니 이제는 말씀드려야겠네요.
김목사: 그게 뭔대?
은성: ‘모야모(moyamo)’라는 꽃, 나무, 식물 이름 찾기 앱을 아시지요?
김목사: 알고 있지. 나도 야생화에 관심이 많아서 가끔 그 앱을 이용하여 이름을 물어보고 답변을 듣기도 한다.
은성: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이 앱은 ‘목사모’라는 것인데, 아마 ‘모야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개발한 것 같아요.
김목사: 그러면 목사의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그 목사의 이름을 알려주는 앱이니?
은성: 예, 그런 기능도 있어요. 그런데 이 앱의 진짜 무서운 기능은 그것이 아니어요.
김목사: 그게 뭔대?
은성: 이 앱을 작동시키고 목사님의 사진을 찍어서 알려달라고 하는 것이 이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목사님의 개인적인 정보까지 알려달라고 할 수가 있다는 것이어요.
김목사: 개인적인 정보라니?
은성: 목사님의 신앙과 인격을 중심으로 하는 개인정보여요. 한 가지를 말씀드리면 설교 시간에 사진을 찍어서 작동시킨 후에 그 설교가 평소의 삶과 일치하는가를 물어볼 수 있다는 거여요. 예를 들어서 “하늘에 보화를 쌓으라”는 설교를 할 때에 사진을 찍어서 목사님의 평소 생활과 일치하는지를 물을 수가 있다는 것이어요. 설교는 그렇게 하면서도 개인 생활을 할 때는 돈에 대한 욕심이 크신 분들이 너무 많이 있잖아요. 또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는 계명을 설교할 때에는 목사님이 평소에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를 물어볼 수가 있다는 거여요.
김목사: 아니, 어찌 그런 일이 가능하단 말이냐?
은성: 저도 참 신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사전에 엄청난 정보(big data)를 모아놓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요?
김목사: 무서운 세상이구나. 그러면 교인들이 설교 시간에 자기네 목사가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해 보려고 할 것이 아니냐?
은성: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신앙과 인격이 좋으신 목사님들에겐 오히려 좋은 앱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목사: 왜?
은성: 그분들의 진정한 모습이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게 될 수 있잖아요.
김목사: 그건 그렇구나. 자기가 떳떳하면 그런 앱이 오히려 참 목사를 알아보게 하고, 참 목사를 찾는 교인들을 알아보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좋아하겠구나.
은성: 이런 앱이 있다는 것을 목사님들이 아시는 것이 필요한데 아시는 분들이 의외로 적은 것 같아요.
김목사: 아마 상당수의 목사들은 말해주어도 알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은성: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건 그렇고 이제 이 앱을 깔아보실래요?
김목사: 그렇게 하자.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나도 다른 목사들의 설교를 들을 때에 한 번 사용해 보고 싶구나. 남들이 항상 나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해야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 아니냐?
은성: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것을 늘 지켜보고 계신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나네요. 사람들이 만든 것들도 이렇게 무서운 정도라면 하나님께 우리의 어느 비밀스러운 것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겠어요?
김목사: 네 말이 맞다. 특히 하나님의 종들이라고 하면서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잘 알았으면 얼마나 좋겠니?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3-14)
“곧 나의 복음에 이른 바와 같이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은밀한 것을 심판하시는 그 날이라.” (This will take place on the day when God will judge men's secrets through Jesus Christ, as my gospel declares. NIV)(롬 2:16)
"주께서 허락하시면 내가 너희에게 속히 나아가서 교만한 자들의 말이 아니라 오직 그 능력을 알아보겠으니
But I will come to you very soon, if the Lord is willing, and then I will find out not only how these arrogant people are talking, but what power they have.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 For the kingdom of God is not a matter of talk but of power." (고전 4: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