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기사 초안 - 20182557 이예림

[이예림]

“노00존”

인터넷에 떠도는 한 카페의 메뉴판 사진. “노 키즈”를 비롯해서 노 스터디, 노 영상기기, 노 워크까지 과한 제재로 화제가 된 사진이다. 카페에서 걷지도 말라는 공지에 해당 카페의 이용객들과 네티즌은 카페를 방문할 생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 키즈존을 시작으로 최근 자영업 카페와 식당에서의 과도한 제재를 볼 수 있는 요즘.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춘천시에 거주하며 맛집 블로그를 운영 중인 김모(37)씨는 지난달 춘천시 교동의 한 음식점을 방문했다. 해당 식당 업주는 아이와 함께 방문한 김씨에게 "가게는 노키즈존이라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영업시간 및 노키즈존 시행 여부를 미리 찾아봤지만, 식당의 간판과 sns공지 등 어디에도 노키즈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씨는 "아이와 함께 식사하러 찾은 식당에서 쫒겨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미리 공지해두지 않는 식당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겪은 일을 본인이 운영하는 맛집 블로그에 개재했지만, 현재까지도 해당 식당 간판에는 노키즈존이라는 언급이 없다.

한편 춘천시 효자동의 한 카페는 ‘카공족’을 위한 스터디 존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카페는 대학가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공부를 하기 위해 찾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해당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29)씨는 시험 기간 학생들을 위해 작년부터 카페 내부 리모델링을 했다. 카페 한켠에는 노트북 사용과 필기가 편한 높은 책상을 두었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를 곳곳에 배치했다. 또 조별 모임을 위한 단체석도 마련되어 있다. 해당 카페는 학생들이 자주 공부를 위해 카페에 방문하는 것을 보고 아예 카페 분위기를 바꿨다. 카페는 가구 등 인테리어를 바꾼 작년 12월 기준 한 달 평균 매출이 30% 정도 올랐다. 이에 카페 운영자 이씨는 "공부하는 손님들이 오면 회전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게 카페를 운영하고 싶었다"며 "카페에서 공부를 하거나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손님을 제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업주의 재량에 따라 노키즈존, 노카공존 등 손님 차별을 시행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노키즈존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2015년 이후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을 근거로 노키즈존에 대한 시정을 권고하였으나, 법적 효력은 없다. 또 나이와 성별, 장애 등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속하지 않는 노스터디, 노영상기기 등의 시행은 그 차별성이 명확하지 않아 업주를 제재하는 법안이 나타나기 더욱 어렵다.

이러한 규제의 정당성에 대해 일부 업주들은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손님을 제재하는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노키즈존 운영 같은 경우, 매장 안에서 일어나는 어린이 안전사고 책임에 대한 명확한 법안이 없어 업주와 부모 간의 잦은 마찰이 생겨 시행되기 시작했다.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시민들도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 대한 무조건적 차별보다는 사회에서 그들을 지도하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업주와 손님 간의 마찰을 줄이고, 차별성 없는 절충안을 찾아가는 시민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