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중히 초대한 詩는 저녁의 황사 / 정영효 (2009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이 모래먼지는 타클라마칸의 깊은 내지에서 흘러왔을 것이다 황사가 자욱하게 내린 골목을 걷다 느낀 사막의 질감 나는 가파른 사구를 오른 낙타의 고단한 입술과 구름의 부피를 재는 순례자의 눈빛을 생각한다 사막에서 바깥은 오로지 인간의 내면뿐이다 지평선이 하늘과 맞닿은 경계로 방향을 다스리며 죽은 이의 영혼도 보내지 않는다는 타클라마칸 순례란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길을 잃는 것이므로 끝을 떠올리는 그들에게는 배경마저 짐이 되었으리라 순간,잠들어가는 육신을 더듬으며 연기처럼 일어섰을 먼지들은 초원이 펼쳐져 있는 그들의 꿈에 제(祭)를 올리고 이곳으로 왔나 피부에 적막하게 닿는 황사는 사막의 영혼이 타고 남은 재인지
태양이 지나간 하늘에 무덤처럼 달이 떠오르고 있다 어스름에 부식하는 지붕을 쓰고 잠든 내 창에도 그들의 꿈이 뿌려졌을 텐데 집으로 들어서는 골목에서 늘 나는 앞을 쫓지만 뒤를 버리지 못했다 멀리 낙타의 종소리가 들리고 황사를 입은 저녁이 내게는 무겁다 . . https://youtu.be/2NYEOjzkb5U (많은 분이 감상하게 퍼담아 가세요, 공유해 주세요)
'순례란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길을 잃는 것'이라 했네요. 우리는 늘 익숙한 길이 아니면 가지 않지요. 진정한 길은 내가 찾아야하거늘 사람들은 길잃기를 거부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에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황사가 덮쳤으면 합니다. 모두가 그릇된 길을 몽땅 잃어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도록 말입니다.
첫댓글 황사를 보고 사막의 여정을 읽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전개가 인상 깊었습니다
'순례란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길을 잃는 것'이라 했네요. 우리는 늘 익숙한 길이 아니면 가지 않지요. 진정한 길은 내가 찾아야하거늘 사람들은 길잃기를 거부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에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황사가 덮쳤으면 합니다. 모두가 그릇된 길을 몽땅 잃어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