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골목길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저토록 맑은 하늘을 본제 언제더라. 끝간데없이 맑고 프르기만 한 하늘을 보며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어려서본 하늘은 늘 맑고 푸르렀다는 생각도 아스럼하게 드는것 같기도하고, 어느 그리움 한자락이 얼핏 스치는듯도 싶었다. 푸르른 하늘을 보며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것일까 아닐까도. 누군가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일게다. 나처럼 보고싶은 사람도 그리운 사람도 없이 사는 것 보다는 얼마쯤 풍요롭기도 할테니까. 며늘이 갱년긴지 사춘긴기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우울감에서 벗어날수는 없지만, 되는일이 없는 세월을 보내다보면 우울감에 사로잡힐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되는 일이 없다는 상황은 아주 민감하고 또 중요한 현실이다. 의도치않게 떠밀리고 있다는 좌절감도 크게 마련이고, 불현듯 내 앞에 다가온 가림막이 크면 클수록 당황스럽기도 한다. 이 모든게 다 내 탓임에도 누구 탓할 사람이 필요하기까지도 한다. 그래서 방황할수밖에 없는데, 어디서 위로를 찾는담. 내게는 믿음은 없었음에도 하나님이 있었다. 다 오라고, 내게로 다 나아오라고, 빚진자도, 슬품이 있는자도, 외로운자도, 길을 잃은자도, 다 나아오라고 두팔을 벌리고 계시는 하나님 말이다.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고 감히 어떻게 말할수가 있겠는가. 지금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하나님 사랑에 기대고, 은혜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다들 그랬으면 좋겠다. 며늘도 그랫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버려두고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는 소식에 갑자기 며늘이 가엽다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긴 방황일게다. 어쩌면 끝이 없을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오늘은 금요 셀예배가 열린다. 다른 할일도 없는데, 나가서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아니, 수다는 없다. 그정도로 친밀한 사람은 없으니까. 사실 40년이 넘는 교회생활임에도 편하게 수다떨 친구하나 없다. 이게 내 교회생활이다. 그저, 인사 나누는 정도? 주일에배에 나가서도 사실 아는사람 극히 드물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은 그저 한두사람정도? 이렇게 되기도 참 어렵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도 든다. 총 교인이 만여명에 이르고, 예배따마다 적어도 수백명은 모인다. 그중에 내가 아는 사람은 0,01%나 되려나. 이게 나의 현실이니까.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곳에서 25년을 살았다. 오가며 마주친 사람이 적지않다. 그럼에도 내가 반갑게 인사 나누는 사람은 극소수다. 한건물에 9가구가 살고있다. 딱 반정도만 알고지나. 그러면서도 참 한심하다. 여전히 한심하게 살다가 가겠지. 이런 인생도 있나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