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운은 남화선사를 복원하고 운문사에 머물 당시(1951년 112세), 공산당의 박해를 심하게 받았다. 대사는 이 때 쇠막대기에 맞아 몇 달을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어야 했다. 대각사(운문사)와 남화선사에는 허운 대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있다. 대각사 위에 있는 허운 조사당에 들러 참배를 하니 법당을 지키는 스님 한 분이 종이 두루마리를 한 개씩 우리 일행에게 선물했다. 펼쳐보니, 선사의 시가 적혀 있었다.
아홉 번 시달리고 열 번 험난한 일을 겪고 나서,
세상 일이 무상함을 깨닫게 되었노라.
삼황오제와 네 왕조를 꿰뚫어 보니,
알지 못할세라! 상전벽해가 얼마나 지났는고?
受盡九磨十難(수진구마십난)
了知世事無常(요지세사무상)
坐閱五帝四朝(좌열오제사조)
不覺滄桑幾度(불각창상기도)
- 허운선사 114세에 지은 게송
허운의 시는 참으로 지극하다. 앞의 두 구절은 육안으로 읽을 수 있지만, 뒤의 두 구절은 오직 구리 눈(銅眼)으로 보아야 읽을 수 있다.
3) 광효사(光孝寺)
광효사는 광동성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다. 혜능이 17년간 은둔하다가 처음 모습을 나타낸 곳이 바로 광효사이다. 여기서 혜능은 정식으로 스님이 되었다. 단경(흥성사본, 덕이본)에서는 혜능이 속인의 모습으로 광효사 법회에 나타난 장면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어느 날, 광효사 학인들이 모여 토론을 하다 문득 밖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법사가 이 상황을 이용하여, 바람이 부는가 아니면 깃발이 흔들리는가 물었다. 학인들은 서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깃발이 흔들린다고 대답하는가 하면, 바람이 아무리 세차도 큰 바위는 움직이지 않듯이, 깃발이 흔들린다고 해야 옳다고 맞섰다. 이에 한 중년의 속인이 나서서 ‘바람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오, 깃발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며, 오직 여러분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들은 이 말에 모두 놀랐다.
[국은사 육조기념당 내 벽조형물]
뒤에 이 말을 전해 들은 인종 법사가 혜능을 보고 혹 황매산 오조 홍인에게서 법을 받은 사람이 아니냐고 물으니, 대사가 달마의 가사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하여 혜능은 마흔 살에 정식으로 스님이 되었다. 예발탑은 혜능이 삭발을 하며 자른 머리카락을 땅에 묻고 기념으로 세운 탑이다. 그리고 절 한구석에는 대사가 발우를 씻었다는 세발천(洗鉢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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