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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전체 10권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한국 근대사’를 개화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시대로 규정하여 다루고 있다. 일단 이 시리즈는 역사학이 아닌 신문방송학을 전공으로 하는 학자가 쓰는 역사서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외세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이 시기 우리의 역사는, 그동안 외세 특히 일제의 영향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대한 대립적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는 이 시기 일제의 경제력이 우리의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절대적 영향력을 끼쳤다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뉴라이트 학자들의 주장을 그 하나로 거론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국가의 형성이 과연 경제력으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닐진대, 국권의 상실과 그로 인한 당대 민중들이 수탈당하던 현실을 무시하면서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과연 옳은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근대사를 각종 사료와 당시의 신문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재구성하는 저자의 기획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아관파천에서 하와이 이민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제3권은 1896년에 일어난 ‘고종의 러시아공사관으로의 피신’으로부터 다루어지고 있다. 제1장의 제목이 ‘갈 곳을 모르고 헤매는 조선의 운명’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당시에는 외세의 간섭으로 인해 자주적인 정치를 실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윽고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각종 개혁 정책을 실시하면서 난국을 타개하고자 했으나, 미약한 국력으로 인해 그러한 정책의 실현은 어려움에 처해졌던 것이다.
독립협회가 출범하여 만민공동회를 개최하는 등 민권신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끝내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서울과 인천 사이의 철도가 개통되는 등 근대 기술을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외세의 지배가 심화되면서, 새로운 삶을 찾아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도 발생하게 되었다. 제3권의 내용은 1902년 미국의 하와이로 노동이민을 떠나는 시기까지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전기와 철도의 등장도 20세기 초 우리 사회에 발생한 획기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라고 인식되고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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