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누구에게나 은혜를 베푸신다.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신다." 하지만 누군가는 생생하게 경험하고, 누군가는 곁에서 구경하며, 누군가는 아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 주인이 키우는 개들을 위해 밟으면 물이 나오는 자동 급수 장치(https://www.facebook.com/1472215126/videos/984972662173657)를 설치했다. 그 주변에 세 마리 저먼 셰퍼드가 있다. 그 가운데 한 마리가 와서 건드려본다. 첫 번째 개다. 먹을 것인가 해서 입을 대어 보기도 하고 발로 밟아도 본다. 갑자기 물이 분수처럼 솟구친다. 하지만 어떻게 그 물이 나왔는지는 아직 모른다. 우연인가, 생각했을 것이다.
또 한 마리는 그 주변을 계속 맴돈다. 두 번째 개다. 첫 번째 개 덕분에 튀는 물을 조금씩 맛보기도 하면서 곁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신은 시도하지 않는다. 세 번째 개는 조금 떨어진 잔디밭에 있다. 무언가를 하긴 하는데 주인이 놓아둔 기구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물이 나오는지 우유가 나오는지 알 바 아니다. 끝내 상관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첫 번째 개가 하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신이 건드릴 때 물이 나오는 것을 보며 그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건드린다. 어쩌다 밟으면 물이 나오고 발을 떼면 곧 물이 멈춘다. 여러 차례 밟으면 계속해서 나오던 물이 발을 떼면 이내 멈춘다. 점차 그 도구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배운다. 마침내 그 기구를 밟고 서자 물은 끊기지 않고 힘차게 솟아오른다. 자신의 몸을 흠뻑 적신 그 물은 우연이 아니라 자신이 작동시키는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경험도 비슷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첫 번째 개처럼 위로부터 부으시는 선물에 흠뻑 젖어 지낸다. 원하는 만큼 마시고 즐거워하며, 나눠주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두 번째 개처럼 곁에서 구경만 한다. 부러워하며 "왜 당신은 그렇게 복을 많이 받느냐?"라고 한다. 세 번째 개와 같이 자기 일에만 바쁜 사람도 있다. 하나님이 누구에게 무엇을 주셨는지, 누가 무엇을 누리는지 별 관심이 없다.
물은 우리의 삶을 힘 있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은혜, 복, 깨달음, 기쁨, 만족, 힘, 지혜 등 하나님이 주시는 좋은 것을 가리킬 것이다. 이 선물을 위해 두신 자동급수장치도 있다. 먼저는 성경이 그렇다. 읽고 묵상하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삶이 윤택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새벽기도도 그렇다. 이른 아침 한적한 곳을 찾으신 주님께서 아버지와 교제를 나누셨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또 각자에게 다른 기구를 주셨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힘을 주는 찬양이요,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는 설교요, 깨달음을 주는 책이요, 그 품을 느끼게 하는 기도요, 그분의 마음을 헤아리게 하는 봉사요, 그분께서 주시는 마음을 기록하는 일이다. 누군가는 곁에서 구경하고, 누군가는 아예 관심도 기울이지 않지만 누군가는 밟을 때마다 원하는 것을 마음껏 얻고 누리는 그 장치다.
복에 우연이 없다. 복이 로또처럼 우연히 임하는 줄 안다면 그 도구를 주신 분의 마음을 근심하게 하는 일이다. 복은 오직 빛들의 아버지가 주신다. "가라사대 내가 반드시 너를 복 주고 복 주며 너를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 하셨더니"(히 6:14) 아버지가 '주시고' 자녀들이 '받는'다.
개인을 위해 매우 가까이 두신 특별한 선물도 있다. 바로 눈앞에 두신 배우자와 자녀다. 가족이다. “지혜는 명철한 자의 앞에 있거늘 미련한 자는 눈을 땅 끝에 두느니라” (잠 17:24) 그 관계는 작동하는 중인가?
요즘 안드레와 클라렌스의 얼굴이 확연히 바뀌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엄마와 영상통화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7년 전에 아빠와 헤어지고 멀리 떠나버린 엄마다. 이전에는 1분도 길었는데 지금은 한 시간도 넘게 이야기가 이어지며 너무도 즐거운 시간이라고 한다. 두 오누이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이유였다. 끝난 것처럼 보였던 둘 사이의 관계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관계에서 서로가 지혜와 지식, 기쁨과 만족, 위로와 힘을 충분히 얻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개처럼, 곁에 두신 선물의 비밀을 알기까지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사람을 주님은 기뻐하신다. 밟을 때마다 나오는 물을 마시는 개처럼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시며 "맞다, 잘한다!" 칭찬하신다. 그렇게 주신 선물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은 가끔이 아니라 항상 그분의 은혜에 적셔져 있다. 그의 삶에 선명하게 나타나는 표지가 있다. 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