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맛있는 과일을 한아름 받아서 야금야금 먹다보니 어느세 마즈막 한개가 남게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일까. 나름 아껴 먹었는데도 어느세 바닥에 이른, 아쉬운 느낌은 늘 같다. 나에게 명절 연휴가 평일과 다를게 없다. 늘 연휴고 늘 공휴일을 사는 백수 노인네의 일상이 뭐가 다를게 있겠는가. 석환이 엄마랑 통화를 했다. 근면하고 성실한 분이다. 지금도 노동 현장을 못떠나고 일을 하며 지낸다. 건강이 따라주어서라고 말하지만, 이미 80을 행해 가고있는 77세다. 이분도 일 말고는 달리 할일이 없다는게 변명같은 사실이다. 좋아하는 다른일이 없다. 놀줄도 모른다. 가난하게 살다보니 돈쓰는 일과 친하지 못했고, 놀이 문화와도 익숙하지 못한게 나랑 비슷한가. 나는 빈둥대는거라도 좋아하지만 성실에 길들여진 석환이 없다는 그것도 못하는 것 같다. 책 읽은 취미도 없다. 그러니 시간을 보내기위해서는 일이라도 할수밖에. 덕분에 돈이 쌓이는 모양이다. 폐지를 줍는일보다는 나은가. 나도 불쌍한 인생이지만 석환이 엄마도 딱하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애환인가 싶다.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있다. 민폐만 끼치지 않고 살아도 성공한 삶이라고 하겠다. 민폐인 사람도 많은 세상이니까. 아니, 자기가 얼마쯤 민폐를 끼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휴! 숨이 가쁘다. 누군가를 의지하고 사는 세상이 아니다. 자식들까지도 의지할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 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눈길을 보낸다. 나좀 봐달라고. 가련한 표정을 하고있다. 두달 후면 진짜 80이다. 80까지? 그렇다!
80이 코앞에 도래한 것이다. 날마다 숨을 쉬고 먹고 마시며 살고있다. 이 하루가 당연한게 아니라 은혜라고 말하고 있지만, 진정 가슴으로 그리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늘 잊는다. 내 뜻 말고 하나님에 뜻에 잇대어 살아간다는게 뭔지도 모른다.오히려, 하나님 뜻 같은것은 상관없고, 내 뜻을 주장하거나 강조하고 있다. 내 뜻에 귀 기울려 달라고 생때를 쓸때가 더 많지않았던가 싶다. 아니, 실상은 하나님 뜻 같은것은 알고싶지도 않아했다! 내위주로 생각하고 앙앙거린다. 배려, 양보, 협력을 말하지만, 나는 전혀 그럴생각도 없다. 오히려 남에게나 속한것이라고 핑개대고 있다. 나는, 오히려 상식밖에 있다. 남더러만, 똑똑한 사람들에게만, 위에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려 해왔다. 정의나 공평도 내가 지킬 윤리라기 보다는, 지도 계층들을 위한 방위선 쯤으로 생각했다. 나처럼 밑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상관도 없다 여겨온 것이다. 그게 내 사고방식이고 내 윤리의식이다. 특수층이어서가 아니라 바닥이어서 해당되지 않는다 여긴것이다. 오늘은 흐린날이다.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 빨래를 하고있고, 딸이 방문한단다. 여행을 다녀왔고, 추석에 만나지 못했으니까 겸사겸사 오나보다. 딸은 하나님의 좋은 선물이 맞다. 딸만이 아니라 모든 자식은 다 부모에게는 가장 좋은 하나님 선물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