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버스 정류장 (한영미)</p><p> </p><p>삶이란 버스 정류장 하나</p><p>마음에 두는 일이다</p><p> </p><p>풍경이 한적한 시골길 어디쯤에선가</p><p>보퉁이를 끌어안듯 제각각의 사연을 안고</p><p>하나, 둘 모여들어</p><p>그 자릴 함께 서성이는 것</p><p> </p><p>언제 올지, 혹은</p><p>오지 않을지도 모를 버스를 기다리며</p><p>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는 사람들</p><p> </p><p>기다리는 것들은 언제나 오지 않거나</p><p>더디 오리란 것을 알지만,</p><p>표지판처럼 서서 그 외로움을 견뎌야 한다</p><p> </p><p>기다리다 놓쳐버린 버스의 번호판을</p><p>발 구르며 시선으로 쫓듯이</p><p>이 하루를 살아내고, 그 마음 거두어</p><p> </p><p>다시 또 보내야 하는 일이다</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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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가 생각난다.
더디 오는 것들을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