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즉부터 벼르던 도심 속 웰빙숲길, 시민의 솟음길을 다녀왔다.
시민 소통을 고조화 할수있는 문화 인권길을 의미하며 들머리는 문흥동중흥파크이며
총 9.2km로 5,18 묘지까지가 날머리다.
완연한 봄날을 만끽하며 문흥동 명지@에서 내려 솟음길이란 안내표를 따라 메타세쿼이아길을 기분좋게 걷는다.
나주교통을 지나니 금호@ 뒷길에서 본격적인 삼각산 산길로 솔향기 가득한 흙길을 걷는다.
높이 276m로 삼각동과 석곡동 경계에 있는 삼각산의 허리를 오르락내리락 걷다보니
전계엽할아버지가 애써 닦아놓은 구비길을 지나 빛고을 산들길 1코스와 만난다.
산들길은 광주시 둘레길로 6개코스에 총 연장 81.5km로 몇번에 나눠 걸을만한 길이다.
뿔 셋 달린 소가 살았다해서,
지맥이 세 갈래로 뻗었다해서,
후백제를 건설한 견훤이 태어난 산이라해서 삼각산이라 불리우는 정상에 당도하니
교도소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31사단도 보인다.
문흥지구와 일곡지구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듯 제법 오르는 사람이 많았다.
첫길이라 오래 머물며 사방을 눈에 담았다.
솟음길이란 표지판이 보이지않았으나 짐작으로 내리막길로 내려서니 시누대숲이 계속되고
좀 으스스한 느낌이 들만큼 인적이 없다.
대부분 삼각산 정상에서 내려가고 솟음길은 걷지않는듯하다.
플로깅을 하는 젊은 남자가 삼각산 방향을 물어 답해주니 솟음길은 장동마을쪽으로 가라고 일러준다.
장동저수지와 대규모 축사를 지나니
아......여기가 장동마을이구나.
두암81번 종점답게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밭을 일구는 농부를 바라보며 무더위쉼터 앞에 앉아 계란 2개를 까먹는다.
저멀리 무등산을 바라보니 낯선 각도의 생소한 실루엣이 나를 바라보고있다.
미소로 답을 하고 다시 걷다보니 블루베리농장이 보이고 들길엔 광대나물꽃과 큰개불알풀이 지천이다.
연두와 파랑.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조합이다.
봄을 알리는 쑥도 쭈빳쭈삣 올라오고
어머나 저건 냉이? 설마? 아니겠지 구별하기 어려운 풀일거야.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편안하게 걷는다.
솟음길은 엔간히(?) 길눈이 밝지 않고서야,
인내심이 많지 않고서야 걷기 힘든 코스일만큼 이정표가 인색하다.
제주올레길처럼 친절한 리본이 휘날리는것도 아니고 적어도 갈림길에서는 표시를 해줘야하는데 아무리 걸어도 표지판은 없다.
낭패감이 들어 이런들저런들 어떠하리 솟음길 완주는 포기하는거지.
다시 되돌아 가긴 힘이 들어 그냥 내처 걷는데 저만큼 전봇대 뒤에 까꿍~하고 표지판이 보인다.
와락 반갑기까지한다.
화사한 매화꽃을 보며 조용한 시골길을 걷다보니 드디어 종점 주룡마을이다.
여기까지가 시민의 솟음길 8km이며 앞으로 조성해나갈 5.18민주묘지 1.2km를 더하여 총 9.2km가 된다.
산과 들을 지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수고했다,반갑다는 현수막은 커녕 물 한모금 얻어 먹기 힘든
인심 사나운 동네에 들어선듯 썰렁하기 이를데없다.
적어도 솟음길 끝자락이란 표시는 해둬야하지않을까.
싱거운 엔딩에 국립묘지까지 더 갈까 하다가 518버스가 오길레 덥석 오르고말았다.
한적한 버스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보니 2시간 50분 소요, 15000보정도다.
내고장 광주에도 이렇듯 훌륭한 조성길이 있다니 반갑고 고맙기도하다.
머잖아 하하식구들과도 같이 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첫댓글 솟음길. 왠지 희망이 솟구칩니다. 코로나 등 온갖 힘든 일들 가득한데 힘차게 솟아올라라. 외칩니다. 늘 새로운 길 향한 개척자 같습니다. 하하산행 든든해요.
겨울에 금당산 올라 가기가 식상하고 볕이 그리울 때 문흥동 삼각산을 다녔지요.
완만하고 부드러운 길목끝에 음침한 인적 끊긴 교도소 자락을 맞이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남니다.
산 사랑의 진심인 영희 언니의 생생한 표현력에 반갑게 읽고 갑니다.~^^🤗👍
언니, 또 새로운 길 개척하셨네요.
머지않아 하하와 함께 걸을 날이 있겠지요? 혼자서 처음 가는 산길을 15000보나 걸으셨다니... 더 많은 시민들을 위해 솟음길에도 친절한 이정표를 설치해야겠네요.
'연두와 파랑' 에 가슴이 찌르르~~
이한 언니 곁에서 쫄랑쫄랑 따라 걷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