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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후기의 문인 이옥(李鈺, 1760~1815)의 작품을 번역한 것으로, 단순한 번역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문장을 다듬고 정리하여 출간한 결과물이다. 수록된 글의 원작자인 이옥이란 인물은 독자들에게 생소한 인물이지만, 고전문학 전공자에게는 당대의 대표하는 문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대의 지식인이면서 민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를 소재로 다양한 형식으로 글을 썼으며, 특히 남성이면서 여성들의 감성을 잘 묘사한 한시 작품이 수록된 <이언(俚言)>은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독특한 문체가 한문학에서 당시의 전범으로 여겨지던 고문(古文)이 아니라는 이유로 과거에 응시할 기회가 박탈되었으며, 그는 평생 과거를 포기하고 자신만의 글쓰기를 추구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이옥이 활동하던 시기의 국왕인 정조는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 가볍운 소설의 문장(패사소품)이 유행하고 있어 문체가 올바르지 못하다는 이유로, 옛 유가의 경전에 사용된 고문(古文)의 사용을 강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러한 정책을 ‘문체를 올바른 것으로 되돌린다’라는 의미의 ‘문체반정(文體反正)’이라 일컬었고, 이에 어긋난 문체의 글을 쓰는 관리들에게 반성문을 요구하거나 관직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과거 응시자들의 글에 소품(小品)에 해당하는 문체가 발견되는 그 즉시 과거 응시 기회를 박탈했는데, 이옥의 글이 고문에 저촉되는 대표적인 문체로 여겨져 과거를 통해 관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막혔던 것이다.
이옥은 이처럼 독특한 문체로 다양한 작품을 창작한 문인이지만, 과거를 보지 못하여 관직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도 알려지지 못하여 오랫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인물이다. 최근에 이옥의 작품이 발굴되고 활발하게 연구됨으로써, 연암 박지원만큼 뛰어난 조선 후기의 작가로서 평가될 수 있었다고 하겠다. 이 책에 수록된 12편의 글들은 과거에 응시할 기회를 잃으면서도, 자신만의 문체를 고집했던 이옥의 문학 세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리꾼 송귀뚜라미(가자송실솔전)’와 ‘사기꾼 이홍(이홍전)’ 그리고 ‘글 장수 유광억(유광억전)’ 등 민간에서 활동하던 다양한 사람들의 일대기 혹은 일화를 작가의 개성적인 문체로 소개하고 있다.
수록된 글 가운데 ‘심생과 처녀(심생전)’라는 작품은 애정을 주제로 한 한문 고전소설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밖에도 다양한 인물들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 내용의 글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표제작인 ‘일곱 가지 밤(칠야)’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화자에게 어린 종이 기나긴 밤도 짧게 느껴지는 일곱 가지의 사례를 소개하며, 오히려 밤이 길다고 푸념하는 주인을 판잔하는 듯한 내용의 작품이다. 이옥은 이들 작품들을 통해 ‘억지로 이야기를 꾸며 독자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애를 쓰지도 않았’으며, ‘도덕적인 잣대로만 사람들의 삶을 재려고 하지 않았’다. 주로 대화체를 즐겨 활용하면서 ‘등장인물의 심리나 행동을 찬찬히 관찰하여 정확한 솜씨로 묘사’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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