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나태주 시인 부인의 화답시 - 나태주 시인이 쓴 시에 대한 아내의 화답시</p><p> </p><p>하나님!</p><p>저 남자는 젊어서부터 분필과 함께,</p><p>몽당연필과 함께 산</p><p>시골 초등학교 선생이었어요</p><p>시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p><p>염소와 노을과 풀꽃만 욕심내온 남자예요</p><p>시 외의 것으로는 화를 내지 않은 사람이에요</p><p> </p><p>책꽂이에 경영이니 주식이니</p><p>돈 버는 책은 하나도 없는 남자고요</p><p>제일 아끼는 거라곤 제자가 선물한</p><p>만년필과 그간 받은 편지들과 외갓집에</p><p>대한 추억뿐이에요</p><p>한 여자 남편으로 토방처럼</p><p>배고프게 살아왔고 두 아이 아빠로서</p><p>우는 모습 숨기는 능력밖에 없었던 남자지요</p><p> </p><p>공주 금강의 아름다운 물결과 금학동</p><p>뒷산의 푸른 그늘만이 재산인 사람이에요</p><p>운전조차 할 줄 몰라 언제나</p><p>버스만 타고 다닌 남자예요</p><p> </p><p>승용차라도 얻어 탄 날이면 꼭</p><p>그 사람 큰 덕 봤다고 먼 산 보던 사람이에요</p><p>하나님! 저의 남편 나태주 시인에게</p><p>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p><p> </p><p>좀만 시간을 더 주시면</p><p>아름다운 시로 당신 사랑을 꼭 갚을 사람이에요</p><p> </p><p> </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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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더 말해 뭐하겠나. 이렇게 마음 훤히 알아주는 아내 곁에 있으니 세상 가장 행복한 남자일 터. 자동차 운전 못해도 무슨 문제 있으리. 인생이 이렇게 아름답게 굴러가고 있는데. 그래도 시 때문에 화를 낼 일 있다니... 부부의 삶이 곧 시로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