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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중국을 참략할 명분을 얻기 위해 만주사변을 일으켜 만주를 점령하고, 마침내 1931년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 푸이를 내세워 꼭두각시의 나라인 ‘만주국’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좌우 합작의 성격을 지니고 결성됐던 신간회가 해소되었고,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탄압으로 카프가 해산되는 등 정세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항일을 하던 단체나 독립 운동가들은 더 이상 국내에 머물 수가 없게 되자, 대거 만주나 중국 등지로 망명을 택하게 되었다.
일제의 탄압이 거세지면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후 지면에 친일적인 논조를 더욱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이들이 일제 강점기에 친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카프가 해산되면서 국내의 문인들은 더 이상 이념적인 문제를 다룰 수 없었으며, 서구의 새로운 문화와 사상을 반영하는 이른바 모더니즘 문학이 넘쳐나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부 지식인들은 농촌 계몽운동을 펼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심훈의 <상록수>와 같은 소설작품이 창작되었던 것이다.
제8권은 ‘만주사변에서 신사참배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전쟁의 분위기로 치닫고 있던 1930년대 한반도의 상황을 주로 다루고 있다. 일제는 총독부 설치에 이어 ‘경성제국대학’을 서울에 세우고, 이를 통해 식민지 경영에 필요한 이론적인 명분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경성제대의 문학과 사학을 전공하던 교수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식민사관’을 정립하면서, 이들에게 교육을 받았던 한국인 학자들도 이러한 논리에 영향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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