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버스 요금 인상, 유학 대학생들 “집가는 것 고민돼”
1일부터 5% 인상…저렴한 일반고속은 운행수 적어 더 부담돼
코로나19의 영향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전국 고속·시외버스 요금이 인상되면서 타 시도 소재 대학을 다니는 유학생들이 “집에 가는 것이 고민된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등은 지난 1일부터 고속·시외버스 요금을 평균 5% 인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경유 가격까지 오르자 “노선 운영이 어렵다”며 요금을 인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다니는 대학생들의 부담도 커졌다.
평소 본가가 있는 서울과 학교가 있는 삼척을 오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김모(22·여)씨는 “인상된 고속버스 요금이 부담스러워 집에 갈까 말까 망설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버스 운행 횟수가 아주 적은 노선을 이용하는 친구들은 편도 가격이 3만 원에서 4만 원까지 나가는 경우가 있어, 버스도 많이 없는데 비싸기까지 하니 자주 오가지 못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일반버스가 우등버스나 프리미엄버스보다 현저히 운행 횟수가 적은 서울경부-삼척 노선의 고속버스 운행 시간표. 시간이 맞이 않아 울며겨자먹기로 프리미엄 버스를 타야 하는 대학생들에게는 버스요금 인상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춘천과 삼척을 오가기 위해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백모(22·여)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백씨는 “대학생 신분에서 알바를 하면서 최소한의 소비를 하려고 하는데 인상된 요금으로 인해 집에 가는 것이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생에게는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고속버스와 우등·프리미엄 버스간 가격차가 더 커져 일반버스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졌다. 김씨의 경우, 삼척의 학교와 서울 집을 오가는 일반 고속버스가 하루 1회 밖에 운행되지 않고 나머지는 다 우등·프리미엄 버스라 요금 인상이 더 많이 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요금이 오른 뒤 일반버스와 우등버스의 요금은 9천100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김씨의 말에는 물가 인상에 따른 유학대학생의 근심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이번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요금인상은 코로나19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경영적자를 완화하기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급감하게 되었다는 것이 요금인상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공개한 버스통계편람(2021)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2020년 시외버스 수송인원은 코로나19 발생 전년도인 2019년에 비해 53.5% 대폭 감소했다. 2021년 또한 수송인원이 2020년보다 13.2% 감소하였다.
고속버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년 수송인원은 코로나19 발생 전년도인 2019년에 비해 48.2% 감소했다. 2021년에도 2020년에 비해 5.2% 감소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의 급등은 말그대로 엎친데 덮친 격이다. 고속·시외버스의 주 원료인 경유의 리터 당 가격이 2천 원이 넘으면서 버스 업계는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경유가격은 아직까지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유가격은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한 매출 또한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버스 요금 인상에 따른 대학생들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