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지표로 보는 한미 야구의 실력차
KBO 리그, 경기당 실책 0.7개, 게임수 더 많은 MLB보다 실책 잦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야구 종주국인 미국의 최대 스포츠 매체 ESPN은 메이저리그(MLB) 팬들의 야구 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KBO 리그를 생중계하고 있다. 그 와중에 메이저리그에서는 금기시되는 방망이를 내던지는 행위(배트 플립, ’빠던‘)이 중계돼 미국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빠던‘보다 더 자주 구설수에 오른 것은 KBO의 수비력이다. 평소 메이저리그에서 어려운 타구도 손쉽게 처리해내는 모습을 많이 봐온 미국 팬들은 KBO 리그의 수비력을 보고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수치들이 그 실력차를 보여준다.
<출처: 엠스플(MBC SPORTS+) KBO·MLB 수비지표, 2019시즌>
<엠스플> KBO·MLB 수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KBO 리그의 경기당 실책 수는 1.38개로 메이저리그 1.19개보다 0.19개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수치상에선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162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18경기나 덜 치르는 KBO 리그가 상대적으로 더 잦은 실책을 범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KBO 리그의 수비율은 0.981로 메이저리그의 0.984보다 안정감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안정한 수비로 인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헌납하는 비자책점 비율은 9.7%에 달하며 메이저리그(7.4%)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출처: 스탯티즈-KBO 리그 개막 이후 한 달간 기록한 수비지표(6/5까지), 2020시즌>
또한 <스탯티즈>에서 지난 5일 KBO 리그 개막 이후 한 달간 전 구단의 수비지표를 살펴본 결과 리그 실책 수는 190개에 달했으며, 전 구단 경기당 평균 0.7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아직 시즌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다소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리그 평균 수비율 또한 지난해와 같은 0.981을 나타내고 있다.
최하의 수비력을 보이는 실책 1위 한화 이글스는 경기당 평균 0.89개로 24개의 실책을 범했으며, 수비율 또한 평균보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준 이하의 수비력을 펼치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현재 연패를 이어가고 있다.
각 구단 감독들은 이같은 KBO 리그의 수준 저하의 원인은 "허술한 수비 외에도 심판의 어이없는 볼 판정과 오심 그리고 팀 수와 경기수의 증가로 인한 얇은 선수층으로 경기 후반까지 끌고 가기 어려워 경기 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KBO 리그는 올림픽 금메달,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와 프리미어12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성적을 거두며 세계에서 인정받는 리그로 성장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등이 좋은 성적을 내며 미국 팬들의 KBO 리그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수비력 강화로 한단계 경기 수준을 올리는 계기를 KBO가 어디서 찾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학생 기자 박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