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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여름수련 이야기. 2121년 한해 주제와 소임 이야기
< 각자가 정리한 글을 먼저 듣고 질문하는 방식>
- . 신난다
1. 멈춤, 나는 무엇을 함께 꿈꾸는가?
처음 이 화두는 아주 저를 가슴 뛰게 하였습니다. 지구행성에 살면서 지구가 병들어 죽어가고 있음에 대한 걱정, 이후 세대에 대한 부채감, 현재 진행되어지는 물질문명에 철저하게 물들어 있는 자신에 대한 못마땅함과 미안함 등이 이 화두를 통해 삶의 전환으로 연결되리라는 망상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낮은 의식으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다수에 기대어 가능하리란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조금씩 느껴갑니다.
멈춤은 나의 의식 수준을 높여내야만 가능한 일임을 알겠습니다. 다른 말로는 절실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저의 실정이겠지요. 올해 초에 아이들과도 쓰레기 문제, 지구 환경의 문제들을 생활에서 실천하고자 했는데 겨우겨우 형식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멈춤이 저에게는 삶의 방식 전환으로만 크게 다가왔는데 실제로는 의식의 전환을 통해 저의 생활에서 절로 멈추어진 것들이 드러나고 있음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멈춤에 대한 억지스러운 생각들을 멈추었습니다. 오히려 저의 영적 의식을 높여내기를 희망하면서 그러나 때(코로나, 기후변화 등)를 놓치면 안되는 할 수 있는 일들중에, 작은 일일지라도 조금씩 하고자 합니다. 삶의 방식의 전환은 육적 인간인 나와 영적 인간인 나의 관계가 좁혀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으로 생각되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움터에서 그동안 이야기 해왔던 단순소박한 삶, 농적인 삶 등의 실천과 모든 만물이 연결되어있음의 실상을 공부하고 인식하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나는 무엇을 함께 꿈꾸는가의 화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행히 대안교육기관 법제화에 따른 학교 운영주체의 고민으로 협동조합을 함께하는 과정에 저절로 질문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함께 꿈꾸고 있는가 혹은 지금 나에게 주어진 공간과 시간속에서 살아가면서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자주 듭니다.
2. 소임
-. 초등(1학년~6학년) 동무들과 생활
어린 동무들과의 만남은 2학년 1년, 1학년 3년, 4,5,6학년 2년, 7,8,9학년 2년, 9학년 2년 그리고 다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이번해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중등과 생활을 4년을 하고 다시 만나게 된 초등과정은 초등 전 과정 동무들과의 만남이 처음이고 게다가 학생들도 모두 첫 가족배움지기로 만나는 동무들이었기에 처음에는 낯섬과 긴장 그리고 설렘이 존재하였습니다.
처음 만남에서의 어려움은 소통이었습니다.
초등 저학년과 고학년이 함께 진행하는 가족모임에서 이들과 어떻게 소통할지가 고민되고 어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의 몸짓과 말도 중등 동무들에게 익숙해져 있었기에 어린 동무들은 소외될 때가 많았습니다. 모든 것을 이중으로 진행해야 되었지요. 아침시, 이야기 듣기, 리코더 등이 아침 열기와 별도로 저학년 수업에서 다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등 저학년들의 같은 연령의 또래가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는 5월에 새로이 주은, 가야, 하늬가 들어오면서 해결되었습니다. 다수의 언니, 오빠들과 생활했던 라율이, 민혁이가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5월에 세명의 동무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저마다 잘 적응할 수 있는 시간과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습니다. 한명의 아이가 잘 적응하면 그 다음에 다른 아이가 들어오는 것으로 계획은 했으나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고 무방비로 세명의 아이가 한꺼번에 학교에 들어오게 되어 그 중 한명인 주은이가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특히 특별한 경우인 태율이가 있었음에도 배움지기인 제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로운 아이가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만날때에는 이들이 잘 적응할 때까지 많은 돌봄과 배려가 필요함을 간과했습니다. 원칙이란 연륜과 지혜의 산물인데 현실적 상황에 이끌려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 배움지기
초등과정에는 가족배움지기 1인, 청년 배움지기 2인 그리고 12명의 어머니교사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들 어른들의 그물망 속에서 아이 동무들이 놀고 배우고 성장하고 있지요.
이 그물망이 촘촘하게 이어져 있고 잘 연결되어 존재하여야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은 가족생활을 하는 3인의 소통입니다.
20대 초의 두 청년들과의 첫 생활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감정의 굴곡이 심한 청년들과 밀착된 생활에서 그들의 감정을 살피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좋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특성은 사랑어린학교 졸업생이며 고등학교를 마무리하고 배움을 얻기위해 이곳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배움지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 과정을 추진시키는 배움의 과정이 필요하였습니다. 이들은 할아버지 마음공부, 인문학, 영어, 일어, 슈타이너 공부등과 그 배움을 풍성하게 이어주는 실습의 현장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이 형태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건강한 배움지기, 스콜레의 모델로 보여집니다. 그러기에 처음 소통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배움을 잘 성취해 갈수록 함께 하는 일들이 점차 쉬워졌습니다. 가급적이면 이들의 제안이나 요구를 실행하려 하였습니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배움지기로써 누구나 경험하는 과정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성실하게 잘 지나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과 사는 선배 배움지기의 역할이 이런 전 과정을 통해 그들의 배움과 삶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바라보고 응원하고 격려하고 우선은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어머니 교사들과는 한달에 한번 모임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교사 모임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기에 처음에는 의례적 모임으로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는 초, 중등 어머니교사 모임이 함께 진행되고 배움터 전반의 흐름을 공유하는 것과 각자의 수업을 이야기하는 것이 병행되어 어머니교사 모임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해에는 초, 중등 모임이 분리되면서 수업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아이들을 공통된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한 과정으로 의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연스레 그러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2학기에는 더욱 긴밀하게 수업과 어머니교사들의 그물망을 촘촘하게 이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부모들과의 소통
초등 전과정의 동무들과 생활하는데 필요한 도움을 부모들에게서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전체 13명의 8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족별 배려가 크고 고마움이 듭니다.
아이들 등하교의 품앗이, 반찬 준비의 품앗이 그리고 배움지기 요청을 기꺼이 받아주는 것등이 한학기를 사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밭일
밭일의 소임은 매주 선생님이 오시고 함께 할 일꾼들이 있었기에 절로 진행되었습니다. 꼭두쇠의 역할은 선생님 말씀을 잘 기록해서 이후 농사일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 배움터가 희망하는 먹거리 자립에 밭의 작물들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관찰하고 시행해 보는 것, 밭에서 밥상으로 그리고 다시 밭으로의 순환을 돕는 것 등이 이번 한학기 동안 저의 역할로 여겨지는 것들입니다. 1학기에는 밭작물 파종과 수확, 수확된 작물들을 밥상에 올리기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2학기에는 이와 더불어 잔반으로 퇴비 만드는 과정을 함께 진행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습니다.
올해 시작한 지구텃밭(탄소를 저장하는 형태의 땅)의 고민과 형태인 퍼머컬처는 밭을 디자인 하는 것은 선생님 모시고 가능하였으나 작물 파종은 우리가 알아서 했기에 다년생 중심, 여러 작물이 함께 공존하는 정원이자 밭으로 진행하기에 공부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오랜 시간 1년생 먹거리 중심으로 한 작물을 수확하는데 길들여져 있고 풀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서 본래 퍼머컬처가 갖고 있는 지구텃밭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기에 우리의 의식과 이해가 크게 부족함을 느낍니다. 하나의 지구텃밭을 가꾸기 위해선 적어도 3년은 필요하다고 하니 우리가 가진 부족함을 조금씩 메꾸기 위한 공부와 만남을 가지고 싶습니다.
질문 : 청년배움지기에 대한 이야기, 밭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필요
-. 다정
멈춤, 나는 함께 무엇을 꿈꾸는가 기존의 삶의 방식이 멈추어졌다. 무엇을 꿈꾸고 싶은지에 대한 것은 아직 질문 중이다. 나의 이야기는 달별로 정리를 하였다.
3월
2월 23일 8학년 동무들을 작은 집에서 처음으로 만났네요. 늦은 시간 주원이가 집으로 돌아가고.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네요. 3월 7학년 동무들이 작은집으로 들어오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리저리 고민이 되더군요. 방배치, 청소, 묵학등등.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동무들의 생활도 알고 나의 배움을 위해 인문학, 피아노, 리코너 수업을 함께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연극도 듣게 되면서 나를 나타내는 시간들에 조금은 힘들어 했습니다. 아침 명상과 나누기 시간을 통해 조금씩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도서관 배움지기로 살아볼 것을 제안받아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고민이 되었지만,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함께 하겠다 결정을 했습니다.
4월
저녁에는 작은집 생활, 낮 동안은 도서관배움지기로 살아가는 생활에 적응할 즈음, 사랑어린마을인생학교가 도서관에서 함께하게 되는 과정이 있었지요. 급하게 돌아가는 도서관의 상황에서 오전부터 이어지는 모임에 참석하다 보니 버거움이 있었어요. 모임 참석하다가 하루가 지나가고 저녁에 작은집 생활이 있다보니 이 생활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5월
하지 방학에 배움지기 수련을 거쳐 생활의 버거움을 이야기 나누고 내가 함께 할 부분에 대한 정리가 이루어졌어요. 그러면서 도서관 관장모심 400회향 도서관 일꾼으로 참석하며 청년들과의 신성한 나무 그리기, 공간꾸미기를 함께 하면서 함께 어울려서 논다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면서도 한명 한명의 손길이 보태어 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을인생학교 모임에는 빠졌지만, 여전히 도서관 배움지기로서의 역할에서 힘듬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도서관 일을 처음 하는 사람으로 모든게 부담으로 다가 왔어요. 일을 해나가지만 의무감에서 자연스럽지 못한 내가 있었습니다. 작은집 생활에서 어울림이 방을 바꾸는 과정에서의 원활하지 못함,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배움지기들과의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6월
배움지기 모심의 과정을 경험하고는 나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랑어린 배움터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지더군요.
도반들이 있어 함께 나눌 수 있을꺼라 생각했지만, 오전, 오후 모임을 제외하고는 만날 시간이 거의 없고, 저녁에는 작은집 생활지기 이다 보니 혼자의 외로움은 여전하더군요.
같은 일이 있는 목강에게 많은 도움과 질문을 했습니다.
매달 1박2일 이루어지는 배움지기 수련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천지인 동무들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가 고민이 많이 되요.
내가 어디까지 지켜봐야 할지, 어디부터 이야기 해줘야 할지, 머리로는 그들에게 배워야지 하지만, 배우기 보다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가 계속 고민이 되는 겁니다.
나의 모습도 보게 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내가 있었습니다.
도움을 청한다는게 쉽지 않더군요. 뭔가 척척 일을 해나가야 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 깊은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하는 연습이 되어 있지 않는 나를 보기도 했지요. 내가 생활지기로서 적합한 가에 대한 고민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기에 사랑어린 마을인생학교 금오도 순례를 갔습니다.
한 동무의 모습을 보며 ‘그래 나도 저렇게 초보자일텐데. 나는 뭔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갈등의 원인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7월
올 것 같지 않던 방학이 가까이 오고 도서관배움지기로서의 위치와 업무로 힘겨워했던 부분을 도서관일꾼들과 이야기나눠서 정리가 되었어요. 처음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자!
작은집 생활지기, 수학에서.
그럴즈음 7,8학년들 한명 한명이 눈에 들어오고 동무들의 모습들도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지켜봐줘야 할지를 조금 알게 된 것 같아요.
한 동무와의 이야기 나누면서 내 자신을 꼴을 더 자세히 알아차리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동무들과의 생활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함께 산다는 것은 감정들이 오고 가는 것이니까요.
다른 의견에 날카롭게 반문을 하는 동무들을 만날 때면 움찔하는 내가 보입니다.
최대한 그 상황이 있지 않기를 바라는 내가 있어요.
그것을 어떻게 만나면서 살아가야 할지의 지혜를 구합니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부모생활지기가 작은집에 오면 아이들 흐름을 잘 전달하고 그분들의 생활계획도 듣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어린 방식에 어긋나지 않게 생활해야 됨의 부담감이 존재했다. 습관적으로 함부로 하는 말과 행동이 존재함을 알기에 조심스러웠다.
질문 : 다정이 순천에 와서 살고싶은 이유를 듣고싶다. 삼년간은 이곳의 삶을 그냥 살아보라는 얘기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도 궁금하다.
: 예전부터 오고가면서 대안학교에서 일하고 배우고 싶닥는 열망이 있어서 산마을로 갔는데 막상 가니 하나의 직종으로 박제화되는 느낌이라 그곳에서는 충분히 살았다는 마음. 사랑어린은 철학대로 살 수 있을까란 질문에 이곳에 와서 사는 것에 망설였는데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살고싶다란 마음을 가지고 용기를 냈다.
질문 :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한학기 동안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맞지않는 소임을 맡겼는지에 대한 불분명함과 미안함이 존재했다.한학기가 지난 지금은 어떤가?
: 내가 해결하지 못한 일들은 공간을 옮기더라도 똑같이 만나게 되더라. 다만 사랑어린배움터에서 도반들과 공부하면서 해결할 수 있겠다란 생각. 막상 생활해보니 산마을에서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고 함께 해결할 수 있을거란 기대와 다르게 홀로 해결해야 한다는 외로움등이 힘든 요인이었다. 이번 수련중 진선생님 먈씀(경외로움으로 학생을 대해야)을 듣고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일보다 마음이 힘들었는데 2학기에는 나의 시선이 달라지기 바란다.
삼년 이야기에 대한 이전부터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이번 수련에서 그 방법을 어렴풋이 알게되었다. 말조심을 하려고 한다.
질문 : 생활지기의 생활을 동료들과 자세하게 공유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나의 시행착오를 과정으로 경험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다. 내가 사랑어린 사람으로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살다보니 예전에 가졌더 좋지않은 습관을 떨치는 시간이 3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를 힘들게 했던 3가지의 습관을 멈추는 연습이 도움되겠다. 자기 화두를 가지고 성실하게 수행해 보면 좋겠다.
질문 : 혼자라서 외롭다란 생각을 잘 들여다보면 좋겠다. 외로움에 대한 내 경험을 들려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