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아침이 좋은 도시에게
지난 번 <1거 3락>의 기고를 접수 해 주신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인사와 아울러 다시 살펴본 군보에서 주민으로 살면서 요청되는 시정과 건전한 비판을 필요로 한다는 편집부 알림에 공감하여 몇 가지 생각을 풀어서 적어봅니다.
먼저 군의 미래 청사진, 경제 교통 교육 문화 복지가 일목요연한 10년, 20년 30년 50년 100년 단위의 기획서가 모두가 볼 수 있는 홈페이지에 올려지면 좋겠습니다. 근사치의 10년 20년은 있겠지만 더 이상의 것을 듣고 보기가 힘든 것이 현 지자체의 모습입니다.
실례로 송정을 지나다니며 “관광단지 결사반대” “원주민을 몰아내는 개발이 웬 말이냐”란 식의 주민들의 원성들을 봅니다. 그 속에는 일반인들이 다 알 수 없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음도 짐작합니다. 하지만 짐작만이 아닌 ‘어떤 식의 발전과 어떤 유익한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란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현장설명이 공개되어지고 청사진이 게시되면 좋겠습니다. 또 이런 지역 주민의 반대가 왜 일어나는지 이것의 해결과 대안은 무엇인지 이웃 주민이 알아 함께 고민하고 설득하는 군민의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하고요. 약삭빠른 사람의 이권 개입과 사욕에 인한 반대급부도 당연히 있겠지만 공익을 위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정이라면 저런 것에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원전 1호기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형식적이고 관례적인 공청회와 토론회는 본질을 흐리고 왜곡시킬 뿐입니다.
또 이런 일들은 자발적인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중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은 그렇지 않고 관이 모든 이슈를 주도하는 것이 특이성으로 보입니다. 관변 단체를 제외한 경실련, 환경연합, YM, YWCA등의 민간단체 이름이나 지회를 찾아 볼 수 없으니 말입니다. 이러니 모든 지역문제는 제3의 중립과 중재가 있을 수 없는 이해 당사자와 관이 바로 마주치는 곳이 이곳 기장군으로 보입니다.
이것의 대안은 건전한 시민단체에 맡겨 여론을 리서치하고 사안에 따라 대안을 요청하거나 연구토록 용역 의뢰하는 것입니다. 현재 모든 지자체의 큰 취약점이 극히 일부의 한정된 전문 기관과 연구소에 메인 용역의뢰인데 기장군은 이런 관성을 넘을 수 있어야 됩니다.
기장군의 홈페이지에서 담당 실무자들의 유럽의 항구도시를 견학하고 탐방한 글을 보았습니다. 그런 기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참 신선하게 느껴지고 다녀오신 분의 글 또한 진솔해서 좋았습니다.
더 바란다면 그런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만이 아닌 자연 어촌과 신생의 항구들도 같이 보면서 연구하시길 바랍니다. 기장군이 끼고 있는 해안은 저런 유구한 도시와는 다른 자연 어촌으로 이루어진 점에 더 유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흩트리지 않고 미래 선진 어촌의 문화를 형성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곳의 예는 북미 태평양 연안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일광해변과 대변포구를 캐나다 BC주 밴쿠버 시 외곽의 선사인 코스트나 호슈베이, 딥코브 같이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산책로와 해안의 관망 좋은 곳에 벤치를 하나씩 자연스럽게 비치했으면 합니다. 이것은 북미에서 하듯이 지역유지와 뜻있는 사람이 희사하여 만드는 “추억의 벤치”운동입니다. 예를 들어 등걸이가 있는 나무 벤치에 30cm*10cm 동판으로 “메리와 브루스 킴이 이곳의 아름다운 바람과 파도를 생각하다. 년 월 일” “사랑하는 어머니(하임록)를 생각하며…….년 월 일” “김문박 정순실 이곳을 기억하며…….년 월 일” 식입니다.
도서관 뒤의 지하도를 확장한다는 안내표지를 보고 또 착공하는 것을 봅니다.
이것 또한 조감도가 없어 무척 궁금합니다.
도서관 뒤에 작은 솔숲이 비단 도서관만이 아닌 이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가지는 살가운 푸름의 성역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듯싶습니다. 가끔은 지하도가 좁아 궁여지책으로 낸 듯싶은 지하도 위 인도를 걸으며 짧은 감상에 젖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 이런 야트막한 동산이, 이런 아름드리 솔숲이 있다니…….”
작고 아담하고 짧은 길이기에 순간으로 더 감사고 짜릿하게 행복한 것을 아시는지요.
이런 곳이 어떻게 파헤쳐지고 변할지, 지금의 숲을 조금이라도 간직하고 있을지가 정말 궁급합니다.
이 일로 차들이 우회한다며 도서관 앞 갓길들의 무단주차 단속을 예고한 것을 보았습니다.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평소에도 도서관이용자들이 길이 메워지게 주차를 해서 제보를 할까 했다가 그래도 책을 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러나 싶었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관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공사기간 동안 살램재활용센터 옆의 빈 땅을 빌려 임시 주차장으로 하여 단속만이 능사가 아닌 공생하는 시정을 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도서관 이용 시민들에게 가능한 걸어서 다니고 원거리 분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적극 개도하고 홍보해야합니다.
각각의 시 산하 연수원 복지관이 성실하고 건실한 민간단체에 위탁되어져야 합니다.
이 위탁 관계는 맡은 단체가 책임 있게 운영하고 시는 이들이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돕는 관계여야 합니다. 우리의 보통 인식은 비영리 민간단체가 시에서 어떤 기관을 위탁받으면 시가 감시 감독하는 상하 종속의 관계로 봅니다. 그런데 제가 본 북미와 일본에서는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위탁기관마다 담당공무원을 파견해 같이 근무 하며 그곳 현장의 도우미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주민을 위해 시민을 위해 민과 관이 함께 땀 흘리며 담소할 수 있어야 하고 공동의, 공유의 문화와 재산으로 가꾸어 가야합니다. 우리 고유의 두레 정신을 소중히 이어야합니다.
끝으로 청소년 관련입니다.
나라적인 문제지만 아이들의 문화공간이 보이지 않습니다.
롤러스케이트장, 볼링장, 탁구장, 당구장, 야외 전시와 공연장, 청소년 주말벼룩시장 같은 것이 청소년생활 주변 공간에 있지를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어려운 것들인가요?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와서 인터넷을 쓰기 위해 PC방을 들렀습니다.
우리가 알기는 청소년과 비 흡연자를 위해 금연석을 분리 지정하고 흡연자의 담배연기를 차단하도록 규정되어져 있는데 아직도 그렇지 못한 곳이 많았습니다. 청소년 유해 환경을 감시하거나 시정 단속을 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제 머리에서 맴도는 몇 가지를 토로했습니다.
한더위에도 수고하시는 여러분께 고마움의 인사와 이곳을 아끼며 사랑해서 드리며 말로 이해해 주실 줄 생각합니다.
이제 곧 풍성해질 오곡의 산야와 더불어 진정 아침이 좋은 도시를 일구어 가실 것을 기대하며 건강하심과 아울러 생명 넘치는 평화를 빕니다.
바들산 문철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