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라, 열린다 /김영애
'따따따- 딴' 휴일아침 거실에 울리는 음악소리이다 가끔 남편이 즐겨듣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이음악을 듣고 있으면 내일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생기는것같고 기분이 좋아진다 운명은 결코 정해져 있거나 변경할수 없는것이 아닌 내게 주어진것을 내가 어떻케 수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고 싶다.
'따르릉 따르릉' '핼로우 디스이즈 ~~~~' 갑자기 남편이 긴장된 목소리로 급히 일어서더니 인터뷰를 위해 준비해 두었던 프로필 파일을 들고 외출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처음 이민을 와서 한국에서의 전공분야의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알고 궁여지책으로 직업훈련소에서 6개월을 견습공으로 일을 배워서 공업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러나 남편은 단순노동에서 오는 지루함과 큰기계의 부속품같은 생활에 지겨움을 느껴갈때, 또 스스로 일에 대한 자부심결여로 무척이나 힘들어 하면서도 한가닥 희망을 잃지않고 남편은 인터넷을 통하여 여기저기 전공분야에 이력서를 넣고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한군데에서 인터뷰를 보자는 연락이 왔는데 부족한 영어로 인하여 전공분야의 지식마저 부족하게 보일것 같아 '나는 잘 할 수있다' 직접 만나서 인터뷰 하기를 원한다고 간절하게 말하자 그럼 지금 당장에 만나자고 해서 상기된 얼굴로 뛰어 나간것이다. 멀어져 가는 남편의 자동차를 바라보면서 안절부절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혹여 안된다 하더라도 얼마던지 다음 기회를 기다릴수는 있지만 남편이 실망하여 힘들어 하면 어쩌지? 별의 별생각으로 집안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차고안을 물청소를 하고 선반정리를 하며 한나절을 밖에서 기다렸던것같다
저멀리 남편의 자동차가 보이고 손을 흔들며 차고로 들어서는 남편의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어찌 되었어요' 하고 묻자 '연락주겠데 기다려 보라네...' '응 그러지 뭐...' 실망하는 얼굴을 보여 주지 않으려고 돌아서는데 남편이 어깨를 툭치며 '나 내일부터 일하래' 인터뷰 통과했어~~~ 갑자기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하고 하늘이 그토록 파랗고 구름이 가볍게 두둥실 뜨 다니는줄은 몰랐다 공기가 달달한게 발걸음이 통통 스프링위를 걷는것 같았다
한달후 남편은 테스트 기간을 거쳐서 시급이 올라가고 여기저기 출장을 다니면서 문제 해결능력과 기술을 발휘하여 사장으로 부터 인정을 받아 나갔다 그후로도 남편은 적응하는데 어려움과 힘듬이 많았지만 열심히 공부하면서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라고 한다 변하지 않는 세상을 탓하기보가 내가 먼저 다가가고 내가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대하다 보면 결국 이루어 질것이라고 본다 지금도 남편은 새로운 이민자에게 말한다 영어로 인하여 주눅들지말고 얼굴 표정으로 몸짖으로라도 당당하게 내 의사를 전달하고 '직접만나라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자신감있게 보여라' '기죽지 말고 당당하라'고 말한다 삶은 그런것이다 부딪히며 해결하고 자신감있게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는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노크하지 않는데 문을 열어줄 사람은 이세상 어디에도 없는것이다 휴일아침 듣는 '운명교항곡'이 더없이 기분을 좋게 한다
첫댓글 wow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박광렬님 만세
솔잎님 이제야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두드리면 열릴것이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어쩌면 운명은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치고 나락으로 떨어져 있는 저에게 새로운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시는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