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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인간관계 속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조언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심리학 서적에서 인간관계의 문제를 자기 자신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관점에서 그 원인을 진단하고 있지만, 저자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음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관계 문제는 결국 개인의 문제에 국한한다기보다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한 문제를 다룸으로써 ‘우리 삶의 가치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삶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내고 보호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가 장교로 군 생활을 했으며 일반사회 교사를 역임했다는 소개 내용을 보아, 현상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매우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하겠다. 더욱이 스스로 ‘경험부자’를 자처하면서 ‘공동체 인간관계론을 삶에 적용하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저자와 지인들의 경험이 다양한 사례로 제시되어 있기도 하다. 먼저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인간관계,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진단하면서, ‘나를 둘러싼 가족과 지인, 내가 속한 공동체,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가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저자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은 지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례를 떠올리며, 그 원인을 나름대로 진단하면서 ‘우리는 왜 극단적 선택을 하는가’라는 제목의 1장으로부터 내용을 이끌고 있다. 그러한 선택을 했던 개인의 성격이나 심리적인 측면에 접근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자살, 이제는 좀 더 근본적 원인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진단하면서 공동체 생활에서의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분명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 성향이 존재하겠지만, ‘스스로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사람의 자존감을 무너뜨린 공동체에서의 인간관계를 깊이 고찰하여 그 원인의 일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물론 그 원인으로 저자는 공동체에서의 인간관계만을 강조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원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측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이러한 전제를 토대로 2장에서 ‘공동체 인간관계론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가족과 학교 또는 다양한 집단에 속하여 생활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에서의 위상을 점검하고 있다. 여기에서 저자가 상담하면서 들었거나 지인들이 겪었던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일반적으로 공동체가 규율에 의해 사람들을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준거집단으로서 ‘행복감을 주는 만큼 위험이 도사리는 곳’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렇기에 ‘좋은 공동체를 선택하라’는 제목의 3장에서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공동체에는 좋은 규율과 좋은 리더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공동체에 속해 활동을 하다보면, 결국 ‘자존감의 회복’(4장)에 이를 수 있으며, ‘경쟁과 책임만을 말하는 사회’에서는 누구라도 낙오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점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진단하는 다양한 관점 가운데 하나라고 여겨진다. 아울러 심리학의 관점에서 해석할 때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인간관계’의 면모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이해된다. 결국 사회학의 관점에서 공동체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인하고, 자신이 속한 준거집단의 성격과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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