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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개는 사과, 사과는 맛있어~”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함께 많이 불렀던 노래인데, 이처럼 앞의 말을 받아 문장을 이어서 노래하는 것을 ‘꼬리따기 노래’ 혹은 ‘말 잇기 노래’라고 한다. ‘우리시 그림책’의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인 이 책은 제주도 민요를 기반으로 하여, 적절한 그림을 덧붙여 꾸며진 결과물이다. 주변에서 흥미로운 대상이 눈에 띄면 그 특성을 짚어내고, 주변의 사물 혹은 상상력을 덧붙여 뒤의 가사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내용으로 보아, 이 노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미로부터 연상 작용이 시작된다. 첫 구절은 거미동동’으로 시작되는데, 아마도 ‘시리동동’은 거미줄에 걸린 대상을 실(시리)로 칭칭(동동)감는 거미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해된다. 여기에 ‘왕거미 거미줄은 하얘’로 이어지고, ‘하얀 것은 토끼, 토끼는 난다’는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노래가 이어진다. ‘나는 것은 까마귀, 까마귀는 길다’는 구절 역시 실제보다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돌과 바람 그리고 여자가 많다는 의미의 ’삼다도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 것은 바위‘라는 구절은 자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절이었을 것이다.
바닷가의 ‘바위는 높다’고 여겼을 터이며, ‘높은 것은 하늘, 하늘은 푸르다’라는 대상들도 주변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하겠다. 자연스럽게 하늘과 이어지는 ‘푸른 것은 바다’라는 구절과 ‘바다는 깊다’라는 것도 섬인 제주에서는 너무도 분명한 인식이었다고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은 ‘깊은 것은 엄마의 마음’으로 끝을 맺는데, 해녀 복장으로 하루 종일 엄마를 기다렸던 아이를 안아주는 그림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해녀로서 바닷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불렀던 노래였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지역적 특성을 담아 그림으로 그려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결과물이라고 여겨졌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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