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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다65042 판결 [근저당권말소등]
【판시사항】
[1]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확정시기
[2]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및 근저당권 등 담보권 설정의 당사자들이 담보로 제공된 토지에 추후 용익권이 설정되거나 건물 또는 공작물이 축조·설치되는 등으로 토지의 담보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하여 담보권과 아울러 설정하는 이른바 담보지상권의 경우, 피담보채무가 존재하는지 여부(소극)
[3]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목적물에 관하여 동일한 청구원인을 내용으로 하면서 주위적 청구를 양적·질적으로 일부 감축하여 하는 청구가 소송상 예비적 청구인지 여부(소극)
[4] 민법 제485조의 규정 취지 / 채권자가 고의나 과실로 담보를 상실하게 하거나 감소하게 한 경우, 물상보증인이 민법 제485조에 따라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면책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여기서 물상보증인이 면책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
【판결요지】
[1] 근저당권은 담보할 채권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유보하여 설정하는 저당권을 말한다. 근저당권설정계약이나 기본계약에서 결산기를 정하거나 근저당권의 존속기간이 있는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결산기가 도래하거나 존속기간이 만료한 때에 피담보채무가 확정된다. 여기에서 결산기의 지정은 일반적으로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의 확정시기와 방법을 정한 것으로서 피담보채무의 이행기에 관한 약정과는 구별된다.
근저당권의 존속기간이나 결산기를 정하지 않은 때에는 피담보채무의 확정방법에 관한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이러한 약정이 없는 경우라면 근저당권설정자가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언제든지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피담보채무를 확정시킬 수 있다.
[2] 확인의 소에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
지상권은 용익물권으로서 담보물권이 아니므로 피담보채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 근저당권 등 담보권 설정의 당사자들이 담보로 제공된 토지에 추후 용익권이 설정되거나 건물 또는 공작물이 축조·설치되는 등으로 토지의 담보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하여 담보권과 아울러 설정하는 지상권을 이른바 담보지상권이라고 하는데, 이는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담보권의 존속과 지상권의 존속이 서로 연계되어 있을 뿐이고, 이러한 경우에도 지상권의 피담보채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한 피담보채무의 범위 확인을 구하는 청구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관한 청구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예비적 청구는 주위적 청구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어야 하므로,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목적물에 관하여 동일한 청구원인을 내용으로 하면서 주위적 청구를 양적·질적으로 일부 감축하여 하는 청구는 주위적 청구에 흡수되는 것일 뿐 소송상 예비적 청구라고 할 수 없다.
[4] 민법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민법 제485조). 이는 보증인 등 법정대위를 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대위할 자의 구상권과 대위에 대한 기대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물상보증인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로서 변제로 채권자를 대위할 법정대위권이 있다. 채권자가 고의나 과실로 담보를 상실하게 하거나 감소하게 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물상보증인의 대위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물상보증인은 민법 제485조에 따라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면책 주장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물상보증인이 면책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자체가 소멸한다는 뜻은 아니고 피담보채무에 관한 물상보증인의 책임이 소멸한다는 의미이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57조 [2] 민사소송법 제250조, 민법 제279조, 제357조 제1항[3] 민사소송법 제253조 [4] 민법 제485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7176 판결(공2002하, 1492)
[2] 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68650 판결(공2007상, 435)
[3]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61463 판결(공1999상, 1014)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88507 판결
[4] 대법원 2000. 1. 21. 선고 97다1013 판결(공2000상, 451)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106218 판결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91788 판결(공2014하, 2182)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효민 담당변호사 장석화)
【피고, 피상고인】 강화군 산림조합
【원심판결】 인천지법 2015. 10. 2. 선고 2014나176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한 제1, 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제1 예비적 청구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며, 위 취소 부분의 소를 각하한다. 원심판결의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제1 예비적 청구 중 공동근저당권의 일부 포기를 이유로 29,434,252원의 범위에서 피담보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과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06. 2. 9. 피고와 자신이 소유하던 분할 전 인천 강화군 (주소 1 생략) 임야 5,000㎡ 등 3필지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채무자 소외 1, 채권최고액 3억 5천만 원, 근저당권자 피고로 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앞으로 공동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마쳤다(이하 위 계약을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위 등기를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한다). 원고는 같은 날 이 사건 토지에 존속기간 2006. 2. 9.부터 만 30년으로 한 피고 명의의 지상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지상권설정등기’라 한다)도 함께 해주었다.
(2) 피고는 2006. 2. 10. 소외 1에게 대출기간 만료일을 2009. 2. 10.로 정하여 2억 5천만 원을 대출하였다.
(3) 원고는 2006. 5. 29. 이 사건 토지의 일부인 인천 강화군 (주소 2 생략) 임야 1,219㎡ 등을 소외 2에게 매도하고 2006. 9. 20. 소외 2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는 2006. 10. 2. 소외 2로부터 위 근저당권 피담보채무 중 원금 8,000만 원을 변제받고 소외 2 소유의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지상권설정등기를 말소하였다.
(4) 소외 2에게 매도한 토지를 제외한 원고 소유의 나머지 토지는, 이후 등록전환과 분할 등을 거쳐 인천 강화군 (주소 3 생략) 임야 586㎡를 제외하고는 2006. 11. 7. 소외 3, 소외 4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다. 원심판결 별지 목록 가운데 제3항의 부동산이 원고의, 같은 목록 가운데 나머지 부동산이 소외 4의, 인천 강화군 (주소 4 생략) 임야 750㎡, (주소 5 생략) 임야 700㎡와 (주소 6 생략) 임야 360㎡의 180/360 지분이 소외 3의 소유가 되었다.
(5) 한편 피고는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소외 3 소유의 위 토지 가운데 ① 2006. 11. 13. (주소 4 생략) 임야 750㎡, (주소 5 생략) 임야 700㎡에 관하여 2006. 11. 10. 일부 포기를 원인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해지를 원인으로 지상권설정등기의 각 말소등기를, ② 2011. 2. 9. (주소 6 생략) 임야 360㎡에 관하여 소외 3 지분 180/360 포기를 원인으로 근저당권변경등기를 하였다.
2. 주위적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가. 근저당권은 그 담보할 채권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유보하여 설정하는 저당권을 말한다. 근저당권설정계약이나 그 기본계약에서 결산기를 정하거나 근저당권의 존속기간이 있는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결산기가 도래하거나 존속기간이 만료한 때에 그 피담보채무가 확정된다. 여기에서 결산기의 지정은 일반적으로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의 확정시기와 방법을 정한 것으로서 피담보채무의 이행기에 관한 약정과는 구별된다.
근저당권의 존속기간이나 결산기를 정하지 않은 때에는 피담보채무의 확정방법에 관한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이러한 약정이 없는 경우라면 근저당권설정자가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언제든지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피담보채무를 확정시킬 수 있다(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7176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명의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지상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에서 결산기를 장래 지정형으로 정하였으므로 그 피담보채무는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로서 채권의 발생과 동시에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면서 근저당권의 결산기를 장래 지정형으로 정하고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 ‘계약일부터 3년이 경과하면 근저당권설정자가 서면통지에 의하여 근저당권의 결산기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되, 그 결산기는 통지의 도달일부터 14일 이후가 되어야 하며, 이에 미달하는 때에는 통지의 도달일부터 14일이 되는 날을 결산기로 한다.’고 기재하였으나, 이는 피담보채무의 확정시기에 관한 약정일 뿐 그 이행기에 관한 약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멸시효의 기산일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약관의 해석과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이 장래에 증감·변동하는 불특정한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물상보증인인 원고의 동의를 받아야 피담보채무의 변제기를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상고심에서 처음 주장하는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백의 구속력과 의사표시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원고는 채무자 소외 1이 대환할 권리를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원심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다투는 내용에 지나지 않아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보아도, 대출계약에서 결산기를 지정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소외 1이 대환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 약관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예비적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한 청구 부분
(1) 원고는 제1 예비적 청구와 원심에서 추가한 제2 예비적 청구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하여 피담보채무 범위의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그중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한 청구 부분에 관하여 직권으로 본다.
(2) 확인의 소에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68650 판결 등 참조).
지상권은 용익물권으로서 담보물권이 아니므로 피담보채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 근저당권 등 담보권 설정의 당사자들이 담보로 제공된 토지에 추후 용익권이 설정되거나 건물 또는 공작물이 축조·설치되는 등으로 그 토지의 담보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하여 담보권과 아울러 설정하는 지상권을 이른바 담보지상권이라고 하는데, 이는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담보권의 존속과 지상권의 존속이 서로 연계되어 있을 뿐이고, 이러한 경우에도 지상권의 피담보채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한 피담보채무의 범위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 부분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관한 청구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어 이 부분 소는 부적법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소가 적법하다고 보고 본안에 관한 판단을 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소송요건이나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예비적 청구는 주위적 청구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어야 하므로,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목적물에 관하여 동일한 청구원인을 내용으로 하면서 주위적 청구를 양적·질적으로 일부 감축하여 하는 청구는 주위적 청구에 흡수되는 것일 뿐 소송상 예비적 청구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61463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88507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제2 예비적 청구는 원고의 이른바 ‘안분분담권(공동저당 목적물이 피담보채무를 안분하여 각 부담할 것에 대한 권리 또는 기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 같다)’의 침해로 인한 피담보채무의 소멸에 관한 주장이 배척되는 것을 전제로 제1 예비적 청구를 양적으로 일부 감축하여 하는 청구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는 소송상의 예비적 청구라고 할 수 없어 이를 따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원심이 제2 예비적 청구를 원심에서 추가된 청구로 따로 판단하여 이를 기각한 조치에는 청구의 예비적 병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부분
(1)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인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피담보채무 범위의 확인을 구하는 청구 부분에 관하여 본다.
민법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민법 제485조). 이는 보증인 등 법정대위를 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대위할 자의 구상권과 대위에 대한 기대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91788 판결 등 참조).
물상보증인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로서 그 변제로 채권자를 대위할 법정대위권이 있다. 채권자가 고의나 과실로 담보를 상실하게 하거나 감소하게 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물상보증인의 대위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물상보증인은 민법 제485조에 따라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면책 주장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00. 1. 21. 선고 97다1013 판결,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10621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물상보증인이 면책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채무자가 부담하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자체가 소멸한다는 뜻은 아니고 피담보채무에 관한 물상보증인의 책임이 소멸한다는 의미이다.
(2) 원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변제나 면책적 채무인수 등으로 소멸하여 그 잔액이 58,868,504원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가 소외 3 소유의 부동산에 관한 공동근저당권을 포기함으로써 원고의 안분분담권을 침해하여 위 금액의 1/2에 해당하는 29,434,252원의 범위에서 피담보채무가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근저당권의 잔존 피담보채무액이 29,434,252원이라는 확인을 구하였다.
원심은, 근저당권자인 피고가 자유롭게 담보물권 중 일부를 포기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가 없고, 설령 피고가 담보물권을 포기하여 원고의 기대이익이 침해되었다고 하더라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이 그에 상응하여 줄어든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안분분담권이 침해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보증인 등 법정대위를 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는 민법 제485조에 따른 담보보존의무를 부담하므로, 채권자인 피고가 언제든지 자유롭게 일부 담보를 포기하고 나머지 담보로부터 채권 전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채권자인 피고가 공동근저당권 가운데 일부를 포기함으로써 물상보증인인 원고의 대위권을 침해하였다면, 비록 피담보채무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고는 민법 제485조에 따라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물상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을 면한다.
안분분담권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일정한 범위에서 피담보채무가 소멸되었다는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는 민법 제485조에 따른 책임 소멸의 확인을 구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청구 취지를 명확히 한 다음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을 일부 포기함으로써 물상보증인의 책임이 소멸하는 범위에 관하여 심리·판단해 보았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위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잘못이다.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민법 제485조의 담보보존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만 향후에 이 사건 근저당권이 실행되는 등으로 경매절차에서 담보부동산이 매각되어 배당표가 작성된 때에는 위와 같은 책임소멸의 확인보다는 책임 소멸을 전제로 실체적 배당수령권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배당이의의 소 등을 제기하는 것이 분쟁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한 예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제1, 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기로 한다. 지상권설정등기에 관한 제1 예비적 청구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에 해당하는 소를 각하하되, 제1 예비적 청구에 흡수되는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의 소는 따로 각하하지 않는다. 원심판결 중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제1 예비적 청구 부분에 관한 원고의 상고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제1 예비적 청구 가운데 공동근저당권의 일부 포기를 이유로 29,434,252원의 범위에서 피담보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과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한 제1 예비적 청구에 흡수되는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함께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인 주위적 청구에 관한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