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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 황현(1855~1910)은 조선 말기의 지식인으로서, 국권이 기울어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순간 <절명시(絶命詩)> 4수를 남기고 죽음으로 항거했던 인물이다. 나아가 자신이 견문한 내용과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하여, 당시의 정치 상황을 비롯한 시사적인 내용으로 구성된 <매천야록>은 역사 자료로서 평가되는 황현의 저서라고 평가되고 있다. 격변기의 역사를 몸소 겪으며 살았던 그는 뛰어난 역사가이자, 다수의 한시를 창작하여 남긴 근대 전환기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 책은 황현이 남긴 방대한 한시 작품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한시 작가로서의 위상과 문학적 성과를 고찰한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황현의 시 작품들을 번역한 결과물을 이미 출간하기도 했으며, 자연스럽게 황현의 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할 수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추가 보완한 내용을 담아낸 ‘후속연구서’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통시대 지식인들은 한시의 창작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드러내고, 또한 다른 이들과의 교류 수단으로 삼았음을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기에 황현이 남긴 시의 내용과 경향을 분석함으로써, 그의 사상과 다른 문인들과의 교유 관계는 물론 작품에 담긴 시대 정신까지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 하겠다. 근래 나 역시 순천 지역에서 일제 강점기에 활동했던 지식인들의 한시 창작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에, 인근의 광양과 구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황현을 통하여 적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음을 밝혀둔다.
저자는 다양한 문헌들을 수습하여 검토한 결과, 황현이 남긴 한시 작품의 수효는 2천여 수를 상회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황현의 문학적 성과를 밝힌 논문들이 적지 않게 제출되어 있지만, 대체로 반복적으로 인용된 작품들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다른 논문들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주로 인용하면서, 황현의 한시에 나타난 문학적 성격을 추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지하듯이 한시는 한 행을 이루는 한자가 몇자인가에 따라 ‘5언시’과 ‘7언시’로 구분되며, 때로는 한 행이 4글자로 구성된 ‘4언시’와 행마다 일정하지 않은 한자로 구성된 ‘장단구’ 등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특징을 포착하여, 먼저 황현의 한시를 ‘외형적 특성과 경향’으로 분류하여 검토하고 있다.
문학 작품의 분석에 있어서 형식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내용적 특징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황현 한시에 나타난 형식적 특성에 이어, ‘내용적 특성과 사상’에 대한 검토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민중 구제 의식과 우국 사상’을 황현의 한시가 지닌 특징으로 가장 앞서 거론하고 있으며, ‘은일 사상과 지절(志節) 정신’을 비롯하여 ‘춘추필법 정신과 역사 문화 의식’에 대해 구분하여 논하고 있다. 아울러 그가 구례에서 호양학교를 건립하여 교육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여 ‘교육사상과 교육 구국 정신’도 추출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황현 ‘시문학의 위상과 영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연구 성과를 마무리하였다. 책의 뒷부분에 이 책의 출간에 대한 발문을 덧붙이면서, ‘매천 선생 연보 및 사적’을 첨부하여 매천 황현의 생애와 활동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서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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