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자르거나 결혼을 하거나 복권에 당첨되거나, 다 기쁜일이라고 한다. 행복한 순간임에는 틀림이 없을게다. 그럼 선물은 어떨가. 물론 선물도 다양하니까 한마디로 표현할수는 없겠지만 영구적이지는 않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바로 엇그제, 생각지도 않았던 과분한 선물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던 기쁜 마음이 어느세 잦아들고 있어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라서다. 인간 참 얋사하다. 나만 그런가. 얼마나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어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밭에 씨앗을 심는들 싹이 나거나 자랄수 있겠어? 돌아보면 사실 선물 아닌게 없다. 두발로 걷는 것도, 숨을 쉬고 사는 것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것도, 염광교회 교인이 된것까지 내 선택은 하나도 없고, 내 공로로 된것도 아니다. 그저 은혜이며 선물이며 복인게다. 그런데도 감사할 생각은 왜 없는 것일까. 왜 나만 더 많이 많이를 부르짓으며 허공에 두팔을 휘두르고 있는 것일까. 오늘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내일에도 감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당연하다. 지금, 오늘 감사가 없는데, 별안간 내일이라고 감사가 있을까. 두눈으로 보고 듣고 말하며 오늘 하루를 산다는게 얼마나 큰 은혜인가를 생각하면 감사가 절로 될탠데, 무엇이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인지, 탐욕의 끝은 어딘지 정말이지 답이 없다. 겸손하고 자족하라는 말씀이 그냥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귓등으로 듣고 있다. 뭣이 더 있어야 만족일까.
월요일이다. 한주간의 평일이 시작된 것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라는게 때로는 진절머리가 나기도 하지만, 무탈의 일상이 주는 평화가 얼마나 귀한지 알고있다. 무탈이 무너지는 순간 곧 절망이 온다는 것도 알고있어서다. 이제는 무탈이 제일 귀한 축복임을 인정한다. 무탈은 최후의 평화이고 안정이니까. 사랑하는 우진이 감기로 어제 교횔 안갔다고 한다. 뭐 나도 안갔으니 그게 큰일은 아니다. 그보다는 교회가 재미없다는게 걱정이다. 큰애도 교회에 대면대면인것 같고, 우진이마저 중등부로 가면 교회 꼭 나가야 하냐는 질문에 당혹할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냥 소잡고 가기만 하면 그 나머지는 다 저절로 이루워 질거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인가 싶어서 염려가 된다. 염려하지 말라셨는데, 이 믿음 없음을 용서하소서. 내 뜻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결국엔 그분이 알아서 하실거니까 믿기만하면 된다는데, 나는 그분을 믿지 못하고서 염려하는 것인가. 그럼 내가 할수있는 뭔가가 있어야하는데, 그것도 아니지 않는가.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내가 할수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가. 그분을 의뢰한다고 하면서도 늘 겯눈질을 하고있는 나를 그분인들 모를까. 어느 한순간도 눈을 치뜨고 딴곳을 보는 나를 정말 모르실거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형편없는 자존감에 꽉차있는 열등감은 내게 아무 도움이 안된다. 세상적으로도 한참을 뒷떨어저 있는데 어떻게 영적으로 성숙을 바라겠는가. 가끔 천국문 앞에서 자꾸 밀리는 모습을 상상하지 않을수 없다. 누군 이런 이유로, 누군 저런 이유로 자꾸 끼어들고, 우둑커니 밀리고 또 밀려서 어쩌면 줄에서 벗어날수도 있잖을까. 그래서 그런 꿈을 꾼 것일까. 성벽 모퉁이에 애처롭게 서 있는 내게 그분이 다가오셨다. 그리고 그분이 말씀하셨다. '" 너 있는 곳에 나 있고, 나 있는 곳에 너 있으니" 그러면 된것 아니냐고. 나는 이 말씀을 붙잡고 사는 것일수도 있다. 내가 어떤 결핍에 처하더라도 말이다! 오늘도 모두가 희망이었으면 좋겟다. 그냥 좋은 하루이길!기원한다. 모두 모두가 다 외로운 처지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