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러온 구독경제 시대
식음료, 과일, 영양제 등 구독 서비스 영역 확대해
전통·공유경제 이어 언택트 소비로 구독경제 열려
전통주 판매점 '술담화'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달의 '담화박스' 안내 사진(상), 스페셜티푸드 플랫폼 '퍼밀' 홈페이지에 올라온 홍보 포스터(하)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되자 소비자가 일정 기간마다 비용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경제’가 확산하고 있다.
전통주 판매점 술담화는 월 1회 계절과 절기에 맞는 전통주 2병을 제공하는 ‘담화박스’ 구독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담화박스를 구독하면 전통주소믈리에가 선정한 이달의 술과 그에 맞는 유기농 안주가 매월 배송된다. 구독 비용보다 평균 15% 이상 더 값어치가 나가는 전통주가 담화박스에 담겨있다. 홈페이지에 공지된 이번 달 패키지가 마음에 안 들면 ‘쉬어가기’ 기능으로 해당 달 박스를 건너뛸 수 있다. 담화박스 월 구독료는 3만9000원이다
스페셜티푸드 플랫폼 퍼밀은 제철 과일을 소량으로 다양하게 구성한 ‘달콤박스’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달콤박스에는 최소 5종에서 최대 7종의 과일이 랜덤으로 소량씩 들어있으며 전문가가 가락시장에서 직접 상품을 확인해 당도가 가장 높은 과일을 엄선한다. 달콤박스는 지난 2월 대비 4월 판매량이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소비자 요청으로 이번 달부터 정기배송을 시작 중이다. 한 주에 한 번씩 총 4회 받아볼 수 있는 달콤박스 구독 서비스는 5만9800원이며 1회 구매는 1만5900원이다.
건강기능식품판매업 필리는 맞춤 영양제를 한 달간 받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독자가 기본정보, 증상, 생활 습관 등 건강설문을 작성하면 각자에게 맞는 영양성분이 나와 필리는 설문 조사를 기반으로 30일분 영양제를 구독자에게 배송한다. 만약 한 달분의 영양제를 다 먹지 못한 경우 필리 홈페이지에서 정기 결제일을 변경할 수 있다. 정기구독자 진모(32)씨는 “매일 카톡으로 알려줘 잊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가성비도 좋고 예전에 비해 약을 잘 챙겨 먹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구독경제는 원래 신문, 잡지, 영상·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한정됐었지만, 최근에는 식음료, 의류, 과일, 영양제 등 영역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경제는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공유경제는 점유 기간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지만, 구독경제는 일정 이용 기간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한 번 구매하면 바꾸기 어려운 전통·공유경제와는 달리 구독경제는 회원권 범위 내에서 수시로 선택을 바꿀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편리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언택트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구독경제도 급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식품뿐만 아니라 책, 커피, 의류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며 “자신이 잊고 있는 사이에 비용이 지출될 수 있으니 주의해서 구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보민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