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동마 첫 풀 후기

[최우혁]

첫 풀이라 이런저런 생각들을 함께 남깁니다.

빈말이 아니고 신체적으로 운동을 잘 할 체질이 아닌데요.  팔다리는 짧고 머리는 크고 순발력은 빵점입니다.  고3 체력장 장거리 때 남들 보다 한 바퀴 덜 뛰고 몰래 선두에서 함께 들어온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운동은 좋아해서 결혼 후 테니스 열심히 하다, 40 넘어 생활체육복싱 시작해서 장충체육관 대회 나가 실컷 두들겨 맞고 운 적도 있습니다. 팔이 짧으니 안 되더군요.  이후 10년은 등산을 주로 했습니다만, 산 보단 술이지요.

3-4년 전 회사 동료가 자극을 해서 일주일 정도 조깅하고 하프 참가했다가 장경인대염을 얻어서 등산 조차도 한 1년 못 했습니다.  이후 마라톤에 대해선 두려움과 동경심을 갖고 있었고요.

언젠가 풀코스 완주 한번은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장경인대 아팠던 기억에 운동을 체계적으로 배우려, 인터넷 기웃거리다 이런 저런 글을 읽어 보고 (깨방정님 글이 유독 재밌음), 정마사에 관심을 갖고, 작년 말에 가입 상담을 드렸습니다.

4조 첫 훈련 때, 엄청 두렵더군요.  다행히 당시 회장님이던 이장재 4조 조장님께서 마음 편하게 말씀해 주신 덕이 커서, 조금씩 조금씩 하게 되고, 정감독님의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여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4월 19일, 일요일, 결전의 날.

전날까지 열흘간 않던 감기가, 운동이 너무 부족한 듯싶어 참석한 목요일 훈련 후 더 심해졌고, 병원 가고 약 먹고 끙끙거리다 보니 대회에 대한 긴장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침 5시 알람에 겨우 일어나 주섬주섬 짐 챙기는데 생각 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전날 싱글렛에 배번 달아 옷걸이에 걸어 놓고 했는데도). 정신 없이 식빵 하나 구어 잼 발라 먹고 5시40분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6시반에 광화문역 도착, 8번 출구 나가니 장운용/양성현 선배님과 신선화님이 계시더군요.  잠시 후 임형준님/정선영님 선남선녀 출현.

짐 맡기는 70호차는 왜 그리 멀리 있는지, 돌아 오는 길을 몰라 경찰에게 물어 물어 겨우 8번 출구로 다시 왔습니다.

몸 조금 풀고, 장선배님/신선화님과 E-조로 이동, 장선배님이 건국에이스 첫 풀 뛰는 팀을 소개해 주어 뒤에 섭니다.  이제 조금 정신 차리고,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이순신 장군 동상, 조선일보 동아일보 사옥, 뒷편 텅빈 청와대도 보고요.

C/D/E조는 8시 20분쯤 출발 한 것 같습니다.

건국에이스 페메 정시영님, 첫 풀 권오준님/류명용님/이내연님, 여성 김예정님(?) 같이 5분이 발 맞추어 6:20 페이스로 간다고 합니다. 뒤나 옆에 바짝 붙어 갔는데요.

페이스가 기계 같습니다.  기록지 보니 5km 31분, 10km 31분, 15km, 31분, 20km 31분, 25km 31분....

청계천 돌아 나오는데 뒤에 없어 궁금했던 장선배님과 신선화님이 100미터 정도 뒤쳐져 있더군요. 신선화님 표정은 어두워 보여, 얼마 못 가겠구나 했습니다.  장선배님이 나중에 혼자 남으면 뒤 늦게 페이스 올리려다 힘들겠다 생각하면서 저는 제 욕심에 건국 팀만 따라 갑니다.

건국에이스 페메 장시영님이 잘 챙겨 주시더군요. 페이스는 괜찮은지 물어봐 주고, 파워젤은 있는지도 확인해 주고....

28km에서 건국에이스 자봉 팀 만날 때 까지 같이 갔습니다. 거기서도 콜라 한잔 하고 같이 가자는 걸, 사양하고 계속 달렸습니다.

32키로부터가 진짜 마라톤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은 달려본 적이 없기에 두려워 속도를 올리진 못하겠더군요.  주변에 430 페메가 왔다 갔다 하기에 너무 느린가 싶어 속도를 올렸다가, 또 퍼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속도를 줄이고 했습니다.

35키로쯤에서도 속도를 올려보려다가도 막판에 퍼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과 타협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실대교 넘어가선 좀 속도를 올려도 되었지만, 이미 힘이 많이 빠진 상태인 걸 보니, 제 페이스가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종합운동장 들어갈 때 쯤, 건국에이스 세 분이 보이길래, 좀 더 속도를 내고, 주경기장 입구에서집사람이 응원해 주기에 또 힘을 얻어 숨이 턱에 차게 달려 보았습니다.

결과는 4시간 27분. 목표는 최고 4시간에서 못해도 4시간 20분 사이였는데, 많이 못 미쳤습니다.

제가 제일 걱정했던 건 부상이었습니다. 해서 뛰면서 무릎을 붙이려고 계속 애를 썼고, 앞 발 착지, 무릎을 약간 굽히는 것도 계속 신경을 썼습니다.  다행히, 종아리 근육통은 좀 있지만, 특별히 아픈 곳은 없네요.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대회를 보면서, 이길상 훈련대장님이 제일 존경스럽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시고요.  장운용선배님 덕분에 저도 지난 번 32키로도 완주했고, 이번 신선화님 함께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인간적으로 저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일일이 성함을 다 언급 못하지만, 선후배님들, 고맙고 존경스러운 분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정감독님께 대표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면서 이만 부족한 대회 후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가을에는 뼈만 남기고 살은 모두 태워서 날아가 보겠습니다.

[송용호]

첫 풀이 4시간 27분이면 아주 좋은 기록입니다.
올 가을엔 서브4를 넘어 340까지도 가능해 보여요
가을에는 뼈만 남기고 살을 모두 태워서 날라다니겠다는
각오가 남다릅니다. 권투까지 하셨으니 타고난 투사형이시네요^^

[최우혁]

선배님 아마 술 줄이시면 1조 가시는 거 아닌가요? 처음에 외모 보곤 잘 못 뛰시는 분인줄 알았습니다^^.

[지음 장운용]

작년 대치운동장에서
처음 만났을때만 해도
정마사 4조 훈련만 봐도
두려워 하셨던 우혁씨가

겨우내 금주하시며
최선을 다하시더니

기어코 멋지게 첫풀을
동마에서 해내셨군요^^

페이스를 일정히 따라가고
후유증이 없다는 것은

멘탈이나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실력도없는 선배를
믿어주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다시 초보로 돌아왔기에
많이 힘들었는데

우혁씨의 열정과 함께 하면서
동기부여도 됐고
행복했습니다

첫풀 완주
축하드리고
오래도록 행복한 마라톤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최우혁]

선배님에게 도움을 진심으로 많이 받고 있는데 보답은 못해드리고 있습니다. 일단은 받기만^^. 제가 마라톤도 그렇고 인생도 인격도 더 나아지고 저도 후배를 위해 손을 내 밀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정용희]

성공적인 첫 풀을 축하드리며.. 술도 맛있게 드시고 마라톤도 맛나게 달려 보자구요^^

[최우혁]

조만간 같이 한잔 할 자리에서 얘기 많이 해 보자구요. 많이 가르쳐 주세요.

[최영수]

첫풀을 완전성공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최우혁]

선배님은 외모도 그렇지만 마음이 정말 젊으세요. 감사합니다. 가을에도 함께해서 많이 가르쳐 주세요.

[최우혁]

열정하면 함영우 인것 같은데요! 옆에서 응원해 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최우혁]

옆에서 관심있게 봐 주는 사람이 있는 건 큰 복인 거 압니다. 저도 관심으로 지켜볼게요.

[이장재]

첫풀 완주 축하합니다..
힘든 여름훈련을 같이 이겨내며 땀흘려 봅시다.

[최우혁]

예 고문님
32키로 지점에서 계속 고문님만 찾았습니다. 없으시길래 내가 너무 늦었구나 했지요. 골인지점에서라도 뵈어서 기분 좋았습니다. 가을에도 4조 이끌어 주시고 대회 같이 나가요.

[이길상]

우혁씨가 권투까지 하셨군요! 게다가 백두대간 종주까지 하시고 짹짹짹은 프로급인 상남자이십니다!!
첫단추 멋지게 끼웠으니 앞으로 하나씩 더 채워가며 정마사와 함께 화려한 마라톤이력을 만들었음 좋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최우혁]

제가 술은 서브3 정도 될 거예요. 횟수 양 분위기 등 합치면요^^

[정석근]

깨방정이라면?
우리 4조의 정선공주님일듯...
정마사에 끼있는분이 많아요.
그분들이 함께하시기에 잼나게 굴러가고 어우러져 가는겁니다.

풀코스 첫완주는 쉽지않는데 기어이 그 일을 해내고 마셨어요.
이제 첫풀에 당당하게 준수한 기록으로 머리를 올렸으니 다음도전은 더 창대할 것이며,거침없을겁니다.

마라톤은 자기관리입니다.
내 건강 지키며 내 스스로에대한 책임을 다하는 순수하고 아름답게 귀결되는 운동입니다.
앞으로도 마라톤과 벗하며 건강과 재미를 함께 누리시는 시간 가져보세요.
진심으로 첫풀완주를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최우혁]

정마사에 오고 먼저 놀라는 건 감독님의 열정입니다. 마라톤을 떠나 제가 본 중 최고입니다. 둘째 놀라는 건 조별로 함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고요.
덕분에 여기까지 오고 마라톤에 재미를 붙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방현수]

잘 해내셨습니다
첫 풀을 어렵지 않게 넘은듯 하군요
짧은 시간이지만 열심히 한 만큼 의 결과가 주어졌군요
첫풀은 기록을 정해놓고 하는게 아니고 부상없이 무사 완주면 대성공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최우혁]

제가 이런 말은 좀 건방질 수 있지만... 뛰는 모습과 맵시는 방회장님이 제일 멋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 주시고 부상없이 계속 달리시기를 기원합니다.

[방현수]

ㅋㅋㅋ감사합니다 넘 좋게 보아 주시니 이제 첫 풀을 무시히 넘었으니 점점 말톤이 재미 있을겁니다

[김대하(왕새우)]

첫풀 멋지게 완주하신거 정말축하드립니다
가을훈련하시면 바로 2조 3조로 가실듯합니다~^^

[최우혁]

헤헤. 이번에 느낀 건데 가을엔 진정한 4조 목표 달성하려면 엄청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술도 더 줄이고요. 한달 금주^^

[김대하(왕새우)]

저보다 첫풀기록이 20분이나 좋으십니다

[황정선]

핡 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깨방정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역시 여러 종목을 접해보신분이라 기본적으로 체력이 잇으셧나보아요.
저의 첫풀도 4시간 26분 정도였는데,
저는 그때 막 한달에 200씩 혼자 달려보곤 햇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열심히 달린다고 달렷는데 페이스가 9분대더라구요 ^____^ (이건 걷는것도 아니고 뛰는것고 아니고) 정말 칼페이스 페메를 따라뛰신다는건 절대 쉬운일이 아니던데- 넘넘 잘하셧네요 !!!!!! 후 가을에 제가 발릴일만 남은건지............... ㅋㅋㅋㅋㅋ(웃으시라고 하는 말이에욧...ㅋㅋㅋ) 함께 화이팅 해보아요 우혁님!!!!!!!! 정말 수고많으셧습니다 ^_^

[최우혁]

^^깨바이러스님은 아마도 노력하면 서브3도 가능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적당히 할 뿐인 듯한...
가을엔 붙잡지 않을테니 3조로 가셔서 330 해 보세요. 아마 제 예측이 맞을 걸요^^

[이상국(용인)]

멋지게 좋은 기록으로 풀코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첫 풀을 뛰었으니 앞으로도 더좋은 기록으로 달려봅시다~~ 수고하셨습니다~~

[최우혁]

축하의 댓글 고맙습니다. 가을에도 계속 열심히 하셔서 좋은 모습 기대합니다.

[최우혁]

아마 혼자 운동했으면 난리가 났겠죠. 정마사에서 배우고 들은 게 있어서 큰 고난없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찬성님이 운동 안하고 쭉 쉬어야 될걸요?^^

[오동주]

고생 많으셨습니다. 첫 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이런 것들이 있지만 또 다른 일면에는 웬지모를 설렘도 함께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멋진 가을 출사표(?)까지 던지시다니 대단하십니다. 함께 잘 준비해서 멋진 가을의 전설을 쓰시길 바랍니다.

[최우혁]

예 설램을 느껴보려 코스 안내 이런 건 일부러 안보고 했는데... 진짜 기분 좋더군요. 버스전용차로로 막 뛰어보고요^^ 즐거웠습니다. 가을엔^^

[송헌 손성수]

최우혁님!!!
첫풀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첫풀을 뛸때는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던 적이 있었답니다. 이제 정마사에서 차근차근 훈련량만 올려 가시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시 뵐때까지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우혁 우혁 화이팅!!!

[최우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애초에 달림이 체질은 아니지만 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