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省 三
“사람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종교나 사상가들이 언급한 말은 많지만 사실 답이 없는 질문이다.
약 5백년 전 프랑스 사상가 미셀 에켈 드 몽테뉴(1533~1592)가 자기자신에게, 이 질문을 화두로 하여 답한 것이 그의 저서 에세(ESSAI)이다.
몽테뉴는 자기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 자신을 이 책의 중심에 두고 모든 인생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체험이나 고전 등을 토대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였다.
여기에서 중시하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몽테뉴의 답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몽테뉴의 답변이 간단하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이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 세상에는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오만가지의 지식과 지혜가 있으나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답이라고 본다.
이 답변이 몽테뉴를 상징하는 문장이며 그의 좌우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고 했다.
나 자신을 잘 이해하는 것이, 곧 남을 이해하는 것이고, 세상을 이해하는 길이다고 말하였다.
“남들은 앞을 보려고 하지만 나는 나를 들여다 본다.”
몽테뉴는 자신이 한 말을 실천하기 위해 늘 뒤돌아보고, 스스로를 경계하였다.
남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감시하여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통제한다고 하였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내가 진정 나다워질 수 있는가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몽테뉴가 앞에서 말한 인생의 지혜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몽테뉴에세를 현대인들이 많이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몽테뉴가 다른 사람에 대한 포용과 다른 것에 대한 가치와 다양함에 대해 존중해 온 그의 사상을 높이 평가하고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파스칼(1623~1662)이 몽테뉴에세를 읽으면서 “이 책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모두 몽테뉴의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고 하여 극찬하였다고 한다.
몽테뉴가 책의 제목을 에세로 명명한 것을 생각해 보았다.
에세는 프랑스어로 ‘이전에 없던 일을 새로 실험하다.’곧 ‘시도(試圖)하다’라는 뜻이며, 영어의 에세이(ESSAY)는 이 말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에세라는 제목에는 자기자신을 이해하려는 여러 시도를 일정한 글의 형식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일상에서 직접 체험하고, 느낀 점을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몽테뉴에세」를 일본인들이 번역한 「몽테뉴수상록」을 그대로 차용하였다.
몽테뉴에세(수상록)는 그의 인생의 가치관이나 사는 방법과 개성이 드러나고, 그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밝힌 것이라 해서 오늘날의 수필문학장르의 원조로 삼는다.
몽테뉴는 귀족이라는 사회적 지위와 법관이라는 현실 권력을 뿌리치고, 38세 때 고향 몽테뉴성(城)으로 돌아와 책을 읽고 글쓰는데 전념하여 집필한 에세(수상록)를 여러 번 증보 끝에 1580년에 완성하였다.
고전(古典)을 읽는 것은 그 책 속에 담겨 있는 옛사람들의 생각을 엿보고, 시차(時差)를 뛰어 넘어 공감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