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절구통
황순이
안마당 후미진 곳
이끼 낀 돌절구 하나
여인들의 손끝에서
하루인들 편안한 날 없더니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퇴물
명절이면 하루 종일
떠메 맞던 그때가 그리워
이곳에도 명품이 드나들고
손끝에 물 묻히지 않아도
기계가 살림 살아주는
지금은
손 안 대고 코푸는 세상
누가 그를 찾을까
먼지로 얼룩진 몸이지만
비가 찾아와 닦아주고
햇빛이 말려주고
달빛이 이불 되어 덮어주고
수십 년을 살아왔고
또 수십 년을 살아갈
튼튼한 몸, 돌 절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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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돌 절구통 / 황순이
이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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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5
20.11.12 16:4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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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 자리 있는 것 만으로도
세월과 추억을 담아두는
집안의 내력을 고스란히...
시절을 따라
변하는 것이 어찌
돌 절구통뿐이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