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택배 파업, 그 이유는?
감염 우려해 택배량 폭증, 올해만 7명 과로사
택배 기사들의 이유 있는 택배 분류작업 거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고객들이 주문하는 택배량이 증가함에 따라 택배 노동자들의 업무량도 폭증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 설문 조사에 따르면 택배 노동자들의 1인당 하루 평균 택배 물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6.8% 늘어난 313.7개였고, 분류 작업량도 38.5% 증가했다.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배송 물량은 하루 평균 150~200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만 택배 노동자 7명이 과로로 숨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책위는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분류작업’은 택배 기사들이 각 가정에 물품을 배달하기 전에 터미널에서 지역별로 물량을 나눠 차에 싣는 과정이다. 허브터미널에서 대분류가 한 번, 서브터미널에서 지역별로 다시 한번 이뤄진다.
대책위는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들이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분류작업 거부로 추석 택배 배송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지만 더 이상 과로로 쓰러지는 택배 노동자가 없어야 한다는 심정을 이해해주길 부탁한다"며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배송하기 위해 분류작업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택배 노동자들의 가장 시급한 요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사 5명당 분류작업 인력 1명을 배치해 달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택배업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분류작업 등에 일 평균 1만여명을 추가 투입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10월 16일까지 서브터미널 분류 인력을 26.5% 늘리고, 허브터미널 분류 인력도 13.1% 충원하며, 터미널 간 수송 차량과 기사를 추가 투입한다고 전했다.
전형필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유례없던 물동량의 급격한 증가로 택배 종사자들이 과도한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부와 업계가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민경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