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이 기능'이 여럿 살렸다… 금지 법안도 철회된 주머니 속 안전장치
yjohmail@wikitree.co.kr (오영준)별 스토리 • 어제 오후 5:15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 중 통화녹음은 현대인들에게 필수 기능으로 자리를 잡았다. 통화녹음이 나락에 빠질 뻔한 사람을 여럿 살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다만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단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스마트폰 통화녹음 기능의 명과 암에 대해 알아봤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자신이 대표로 발의한 '통화녹음 금지법'(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철회했다. "찬성보다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사회적 공감대를 충분히 얻지 못한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법안을 철회하려 한다"는 것이 당시 윤 의원의 설명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휴대폰 사진 / Framesira-shutterstock.com© 제공: 위키트리
통화녹음 기능은 삼성 갤럭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사이에서 최고의 기능으로 통한다. 업무 관련 통화가 잦은 직장인들에게는 특히나 고마운 기능이다.
통화녹음 기능으로 일생일대의 위기를 모면했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는 최근 그룹 피프티 피프티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외부 세력이 개입해 멤버를 강탈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워너뮤직코리아 측과의 통화 녹취록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 / 피프티 피프티 인스타그램© 제공: 위키트리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 / 유튜브 '연예뒤통령이진호'© 제공: 위키트리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해당 소식을 전하며 "전 대표는 공교롭게도 (통화녹음 기능이 있는) 갤럭시 핸드폰을 쓰고 있다고 한다. 전 대표는 '통화 녹음이 나를 살렸다'고 말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공방을 떠나서 전 대표에게 통화녹음 기능은 자신의 주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된 셈이다.
통화녹음 기록이 성범죄 사건에 결정적인 증거가 된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광주 북구에서 한 여성이 비를 맞으며 길을 지나가던 50대 남성 A씨에게 우산을 씌워줬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고 해당 통화녹음 파일에는 피해 여성이 A씨의 행위를 거부하며 제지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우산을 쓰고 있는 여성의 모습/ Lunja-shutterstock.com© 제공: 위키트리
통화녹음 자료 사진. / ninefotostudio-shutterstock.com© 제공: 위키트리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했으나 피해자의 통화녹음 파일이 증거로 채택되면서 결국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관련 기사 보기)
다만 통화녹음 기능이 완전무결한 기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생활 침해 등 이유로 통화녹음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미국 10개 이상 주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는 통화녹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애플이 여전히 아이폰에 통화녹음 기능을 넣지 않고 있는 이유다.
또 녹음된 목소리를 AI 기술로 위조해 보이스피싱에 사용하는 신종 사기 기법도 등장하고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단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목소리를 위조할 수 있다.
통화녹음 자체가 안전장치 기능을 한다고 해서 명예훼손이나 범죄 등에 사용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