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리바이츠 교회의 표어는 "받을 것을 준비하는 해"다. 한자로는 적후유광(積厚流光)이다. "두텁게 쌓은 것에서 빛이 흘러나온다"는 뜻이다. 받은 것이 있을 때 나눌 것이 있듯 쌓은 것이 있어야 흘려보낼 것도 있다. 약수터의 물도 물통을 준비해야 받아올 수 있고 사랑하는 이에게 가져다줄 수 있듯, 받고자 한다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이웃집 정원에는 혼자서 빛을 내는 작은 조명들이 설치돼 있어서 밤마다 보는 즐거움을 준다. 태양광 패널 장착되어 낮동안 빛을 받은 것이다. 주님은 말씀하셨다.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마 12:35) 선한 것을 내려면 먼저 선한 것을 쌓아야 하고, 선한 것을 쌓으려면 먼저 선한 것을 받아야 한다. 받고자 한다면 태양광 패널처럼 우리 편의 준비가 필요하다.
남편이 죽은 후 두 아들 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 선지자 생도의 아내가 엘리사에게 찾아와 그 어려움을 토로한다. 엘리사는 그녀에게 할 수 있는 한 많은 그릇을 빌리라고 한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을 그녀가 받을 수 있도록 준비시킨 것이다.
그녀의 마지막 기름병에서는 그녀와 두 아들이 준비한 그릇들을 모두 채우기까지 기름이 나왔다. 더 담을 그릇이 없자 기름은 그쳤고, 그렇게 얻은 기름으로 소중한 두 아들과 가정을 지켜낼 수 있었다.
기름이 먼저 그친 것이 아니라 담을 그릇이 먼저 그쳤다. 그릇이 더 있었으면 기름은 얼마든지 더 받을 수 있었다. 욕심부린 만큼이 아니라 종을 신뢰함으로 성실하게 준비한 만큼 이었다.
산마리노 친구들은 2024년 한 해를 마무리지으면서 한 햇 동안 하나님께 받은 선물을 100개씩 기록했다. 연례 행사다. 어떤 친구는 매달 받은 선물을 사진과 함께 올렸는데 하나님께서 얼마나 다양하고 실제적인 선물을 주셨는지 모두가 놀랐다.
하루에 하나의 선물만 받아도 365개다. 하루에 2개나 3개씩을 받았다면 1.000개도 넘을 것이다. 안 주셔서가 아니라 받을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한 주에 하나, 한 달에 하나, 또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1년에 하나만 받았다면 아쉬울 일이다.
누구나 복을 달라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우리의 준비다. 하나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얼마나 즐거워하며,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 알게 하시는 것에 얼마나 민감하며, 부어주시는 은혜를 감사로 받는가. 받을 그릇이 준비될 때마다 하나님은 예비하신 복을 기름붓듯 하신다. 주신 약속을 기억하시며, 그 약속을 반드시 이루신다.
하나님께서는 끝없이 부어주실 수 있으시지만 우리가 준비한 그릇이 몇 안 되거나, 그 사이즈가 병뚜껑이나 간장종지처럼 작다면 받을 수 있는 것도 거기까지가 될 것이다.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큰 그릇을 준비하지, 하실 것이다. "네 장막터를 넓히며 네 처소의 휘장을 아끼지 말고 널리 펴되 너의 줄을 길게 하며 너의 말뚝을 견고히 할지어다"(사 54:2)
2025년 새해 빛들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온갖 좋은 것을 넘치게 베풀어주셔서 정오의 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 준비된 만큼 부어주실 것이요, 받은 만큼 감사가 넘쳐날 것이다.
해마다 친구들에게 "계획하지 않으면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다이어리를 선물해왔다. 계획 있는 하루, 한주, 한 달을 살기를 격려했다. 올해에는 별도로 256페이지짜리 노트도 연필과 함께 선물했다. 매일 하나님이 무엇을 주시는지, 우리 편에서는 무엇을 받고자 하는지를 하박국처럼 적을 노트다.
"내가 내 파수하는 곳에 서며 성루에 서리라 그가 내게 무엇이라 말씀하실는지 기다리고 바라보며 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그리하였더니 여호와께서 내게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는 이 묵시를 기록하여 판에 명백히 새기되 달려 가면서도 읽을 수 있게 하라"(합 2:1,2)
젖을 잘 먹는 아기는 엄마의 기쁨이다. 성경을 펴고 태양광 패널처럼 하나님을 기다리고, 임하시는 성령님을 환영하며, 비추신 말씀을 따라 행하는 사람마다 예비하신 은혜와 진리를 흠뻑 적셔주실 것이다. 그처럼 우리 안에 두텁게 쌓인 것을 흐르게 하실 것이다. 두신 곳에서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게 하실 것이요, 세상에 유익이 되게 하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보시며 “잘 준비했구나!” 하실만큼 그릇을 넉넉하게 준비해서 진정으로 복 많~이 받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