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섭니다.
텅빈 닭장에서 예전과 다름없이 김장로님께서 배추잎으로 닭들의 먹을 거리를 챙기십니다.
천지인 동무들의 편지 덕분에 좋은 공부를 함께 했고 위로를 크게 받으셨다며 오히려 위로의 말씀을 건네주시네요.
참 다행이고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오늘 아침 산책길은 노월 마을길 공사로 유룡에서 회향해서 회관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가 되었어요.
전망대쪽에는 시멘트를 발라놔서 걷지를 못하고
노월길도 아스팔트 공사로 큰 트럭들로 길이 막혔네요.
길이 막히니 새로운 코스가 생겨난 셈이지요.
같은 길도 늘 다른 길이라는 선생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동무들은 신이 났어요.
산책길이 짧아졌으니 많이 놀 수 있다는 생각들인가 봐요.
과연 그럴까?!^^
마을인생학교 성연, 시현, 겸 형아들이 듬직하게 산책길에서 인사를 합니다.
느긋하게 밥을 하고 모처럼 긴 아침 열기를 합니다.
새로운 노래도 배우고 새식구 모심 기간이니 마음도 잘 모으고 청소도 열심히 해보자 했지요.
천지인 동무들은 함박꽃과 수업을 하고 우주이야기 시간을 맞이합니다.
초등 동무들은 수와 셈, 말과 글 시간을 가집니다.
오늘은 할아버지와 7학년들이 자장면을 먹으러 간다고 하네요.
동생들도 함께 신이 납니다.
왜냐면 언님들이 자장면을 먹고 오면 다음은 자기들 차례니까요.
수업 마무리 자장면은 우리 동무들에게 기다림의 시간이지요.
수와 셈 수업을 빠르게 마무리 한 34동무들은 신난다와 율촌으로 호수사러 다녀왔지요.
배추밭에 물을 주기위해서 긴 호수가 필요하거든요.
혜민, 도율, 다정과 함께 호수를 연결하여 배추밭 이랑에 물을 줍니다.
한 이랑에 30여분씩 물을 주면 그 물이 스며들어 여러 두둑의 배추들이 물을 흡수한다고 합니다.
마치 배추들이 고맙다 인사하듯 싱그런 모습으로 변합니다.
밥모심 후에는 마을인생 언님들과 동생들의 축구 한판이 벌어집니다.
특히 좋은 축구화를 주웠다며 축구화를 신고 달리는 승희의 모습에 한바탕 웃어봅니다.
아린, 제인 동무들도 축구선수로 한몫 합니다.
큰 형아에서 부터 민혁이까지 이리 저리 땀을 뻘뻘 흘리면서 뛰어다니니 보기 좋습니다.
마을인생 언님들은 우림과 재연결 작업을 하고
천지인들도 역사와 우주 이야기 시간을 이어갑니다.
소현 오셔서 리코더 소리가 배움터를 채우고
123동무들은 향나무 할머니 위, 아래에서 언년과 이야기 시간을 갖습니다.
관율이도 이리저리 오가며 수업을 청강합니다.
순천판에서는 현동, 한결, 신난다가 마을인생학교 이야기와 다음주 별량중학교 입학설명회 준비 이야기를 나눕니다.
초등 동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마을인생학교 스콜레 동무들은 어머니 숲 야생원림 시간을 가졌네요.
두가지 내용으로 첫 자리를 돌아봅니다.
'왜 숲인가?' '왜 그 일을 청년들이 해야 하나?'
이야기란 것이 정말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말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뉘앙스에 땨라 그 반응이 크게 차이가 남을 또 느끼게 되구요.
저녁 모임전에도 막간 모임들이 펼쳐지네요.
마농 동무들의 '가이아의 정원' 공부 시간과 구술 아카이브 모임.
마농 공부시간에는 흙에 대한 공부를 신나게 했네요.
한장씩 발제자를 정해서 진행하는데 4장 흙 살리기 부분을 공부하게 되었지요.
우리 밭을 두고 어떻게 공부한 것을 실습해 볼 것인지 많은 상상력들과 이야기들만으로도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요즘은 문화에 대한 생각이 자주 듭니다.
똑같은 행위들이 반복되고 그것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함께 하게되면 그것이 곧 문화가 될 것인데,
그것은 행위자의 의도가 있든 없든 만들어지는 과정은 부단한 과정이고 그것의 가치와 질에 따라 우리 삶의 질도 바뀔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드니 한사람의 작은 몸짓 하나도 허투로 봐지지 않네요.
우리가 밭일을 하면서 스스로의 무지를 깨닫고 공부를 하자 했고 그 시간속에서 나눠지는 이야기와 실천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제 겨우 8개월 가량 함께 공통의 몸짓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좋은 문화로 자리잡기를 바라봅니다.
저녁에는 마을 -마음공부 꼭두쇠 모임, 마을인생학교 모임들을 합니다.
이제는 저녁 밥모심 종이 울리는 시간이면 바깥 풍경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깜깜해 지고 서늘함이 온 몸을 타고 느껴집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몸과 마음으로 여러 이야기와 준비들을 해주시는 벗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하나의 일이 펼쳐지기 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기운이 모아져야 가능한지를 날마다 경험하며 살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를 살아가게 해주시는 천지만물께 인사드리며
오늘도
잘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