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
유유자적 유람이나 떠나세 어차피 될넘도 안될넘도 없는데
유유자적 세월을 낚고 싶다
자식농사 흉년이라 선거 내보낼 넘도 없고
적정선의 무욕청정 자연의 삶이 좋다
*유유자적(悠悠自適)-스스로 자신의 삶을 즐기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것.
*유유자적(悠悠自適)
어렸을 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대통령이었습니다.
로또 확률이 818만분의 1인데….
대통령은 능력과 실력을 갖추면서도 5000만분의 1이니….
하늘이 내리지 않고는 오를 수 있는 자리가 결코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19대 대선 때 양구에서 개표 요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전자 개표가 동원되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개표과정이었는데
약 15,000의 투표용지 중에서 2,000표 정도가 무효표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사회에 대한 불만이 무효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유형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첫째는 온정주의 모든사람에게 표를주고 싶은마음에 13명의 후보에게 일일이 표를 찍어주어 붉은색으로 도배된 투표지도 있고
둘째는 양다리 형으로 두 사람에게 모두 기표한 사례도 있고
셋째는 자기표현형으로 투표지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은 일도 있고
넷째는 자기만족형으로 도장 대신에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린 예도 있고
다섯째는 여백 존중형으로 기표 장소 이외의 여백에 기표를 한 경우도 있고
여섯째는 결정 장애형으로 세심하게 두 후보 사이에 정확하게 기표를 한 경우도 있고
일곱째는 백지 답안형으로 아무 표시도 안 하고 투표함에 넣은 경우도 있지요.
후보의 번호가 6번을 넘어가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효표 가운데 6-12번까지는 두세 표 정도 밖에는 나오지 않는데
마지막 번호에 약 300표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어차피 선거에 큰 관심이 없으니. 아무나 맨 마지막 번에 기표를 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지요.
대선에 나가려면 5개 시도에서 3,5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공탁금 3억 원을 걸어야 합니다.
물론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공탁금 전부를, 10% 이상이면 50%를 반환받을 수 있지만
무소속의 경우에 그런 득표를 하는 것은 하늘의 별 달기입니다.
그저 족보에 대선 출마에 대한 한 줄이 기록되는 것에 만족해야 하지요.
요즘 사회를 보면 대선의 꿈을 꾸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혹자는 국민의 이름을 팔아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도 있고
1등만 살아남는 구조 속에서 상대를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되니
온갖 유언비어와 상호비방이 난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차피 대통령에 출마할 것이 아니라면 선택에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고려 말에 절의를 지킨 세 학자, 삼은(三隱)이 있습니다.
목은(牧隱) 이색(李穡),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 길재(吉再)가 그들인데요. 隱이란 자연에 은거하여 살았다는 의미이지요.
귀거래를 외치며 자연으로 돌아간 도연명의 삶도 썩 괜찮아 보이고
무욕청정(無慾淸淨) 유유자적(悠悠自適)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평범함이 주는 행복 또한 작지 않으니까요.
출처: 춘천청춘산악회 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