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엿새째날 - 민들레 편
2012년 1. 17일 (불)
부시럭대는 소리에 눈을 떴다.
큰 창 뒤로 보이는 눈 쌓인 산.
아이들이 저 산을 보면서 아침을 맞이하고 하루를 마감하는구나.
좋다.
바닥이 적당히 따뜻해서 좋고 밖이 적당히 추워서 좋다.
똥을 누면서 아침열기를 생각했다.
몸을 움직이자. 피곤하다고 여기저기서 눈길과 마음을 달라는 내 몸에게 서로의 손길로 사랑을 주자.
오늘의 일정
아침 9시에 아침열기 - 3배 절, 몸 살리기 움직임, 풍경소리나누기
손진근쌤과 학교 둘러보기
이현주목사님 뵙기
부산으로 이동
제천간디학교 둘러보기
- 나무사용과 색깔로 삭막함을 덤
- 공간이 정형화되어있지 않음
- 교장실(데크와 나무사용), 식당(좌식)을 눈여겨 봄
∴ 건축은 예술이다. (유리와 나무, 공간의 활용을 생각하다)
기숙사 기증 받음
마을 돌아보기
- 누리어울림센터(다문화가정 28가정 정도)
- 누리마을의 빵까페
∴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건물 한 두 개로????
어찌할까?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봐야겠다.
그래도 손진근쌤의 건강이 걱정되는 것은 간디학교에 온 아이들이 자신의 길 위에서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현주 목사님과의 만남(제천에서 충주로 오전 10시 30분 출발)
이제 스승님을 뵈러 간다.
어떤 질문을 품고 갈까?
스승님 뵈러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다.
그러면서 든 생각
사랑어린학교가 참 잘 살고 있구나
교사의 철학, 생각, 삶이 올바르지 않는 상태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모래위의 집짓기다’가 떠오른다.
스승님댁에 도착했다.
새배를 드리니 잠자리, 먹는 것, 씻는 것부터 걱정해 주신다.
편하고 유쾌하다.
품고 온 질문들을 목사님께 물었다.
· 괜찮아 괜찮아 아직 끝나지 않았어.
· 낙심하거나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자.
· 이게 다 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빠지지 말자.
· 새옹지마. 좋다고 방방 뛸 것도 없고 안 좋다고 낙심하지 말자.
· 다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하나님이다.
그림 속에 내가 있으면 보이지 않지만 전체를 보는 사람이 있다.
거울을 가져다 놓으면 자기가 포함된 그림이 보인다. 얼마나 완벽하고 아름다운지~
· 세 얼간이의 All Is Well 모든 것이 괜찮아.
12시 쯤 점심을 먹기 위해 길을 나서다.
걷다.
길은 잘 다듬어진 아스팔트길이지만 보이는 것은 산과 밭이 어우러져 있어 눈과 마음이 행복하다.
Y와 학교의 관계를 묻다.
모내기 했다.
모는 모판에서 자랄 수 없다. 비는 내릴 것이고 벼는 자랄 것이다.
사랑어린학교는 사랑이 중심이 되어 살았으면 한다. 사랑이란 다른 이름은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다른 이름은 사랑이다.
참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 계산을 하면 거래다. 주어서 고맙고 받아서 고맙고...
우리가 건강하고 배우겠다는 아이들이 있고 건물이 있고 싸게 임대했다. 그것으로 족하지 않느냐~
우리도 간디처럼 사랑(하나님)을 무식하게 믿자.
고린도 전서 13장처럼 그렇게 한번 살아보자. 어떻게 되나 해 보자.
내가 빛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너 자신에게도 빛이라는 사실을 늘 말해주어라
빛은 저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감추지도 않는다.
자체를 광고하지도 않는다.
빛은 풀잎을 사랑하나 요구하지 않는다.
돌아서면 등을 어루만져 준다.
빛이 얼마나 약하냐면 내가 눈 한 쪽을 감으면 꼼짝도 못 한다.
빛은 손이 없다.
이것은 내거야 하지 못 한다.
움켜잡지도 못하고 잡히지도 않는다.
어떤 것도 내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것도 다 쬐어준다.
이름과 실체가 맞는 학교로 살자.
오늘 하루만 살자.
Y와의 관계는 홍해바다 건넜으면 건넜다.
자꾸 되돌아보는 것은 미련이 있어서다.
사랑이 중심이다 하면 된 것이다. 자꾸 돈 생각을 하느냐
학교 운영비는 하늘이 주실 것이다.
주위를 돌아보지 마라
길이 정해졌으면 가거라.
충주에서 부산으로 출발(오후 4시 40분)
신난다 친정댁에 인사드림
부모님의 건강과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길 마음 모으며 큰 절 드리다.
저녁 밥상에 정성이 가득하다.
비록 어머님 뜻대로 하지 못한 딸이지만 그리움이 묻어있는 밥상을 받으니 눈시울이 붉어진다.
노래 한 곡을 바쳤다.
‘어머님의 은혜는 가이 없어라~’
신난다의 눈가가 붉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맨발동무 도서관 관장님 댁에서 머물다.
환대를 받는다는 것.
참 기쁘다, 나도 누군가를 이렇게 환대해 본 적이 있던가?
오늘 하루도 잘 살았구나. 고맙다.
※ 오늘의 여정 : 제천 간디학교 - 충주 관옥 이현주 목사님댁 - 부산 신난다 - 맨발동무 임숙자 관장님댁 (1박)